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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기술력 앞세워 그린카 시장 선점 노린다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체제

현대車, 기술력 앞세워 그린카 시장 선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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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투싼 ix로 수소연료전지차 대량생산 시대 열어
  • ● 세계 정상 기술력…글로벌 경쟁업체 2년 앞서
  • ● 1회 충전으로 594km 주행, 27.8km/ℓ 고연비
  • ● 2015년까지 1000대 공급…충전소 확대가 관건
현대車, 기술력 앞세워 그린카 시장 선점 노린다

투산 ix 수소연료전지차 내부의 계기판. 속도계 옆에 엔진회전수(RPM) 대신 전력(kW) 계기판이 있다.

친환경차(그린카) 개발의 산실로 불리는 현대기아차환경기술연구소(경기도 용인시 마북동). 지난 14년간 ‘꿈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연료전지차(FEVC)를 개발해온 곳으로 국가정보원 수준의 철통 보안으로 물샐 틈 없는 곳이다. 3월 6일 우여곡절 끝에 현대기아차의 허락을 얻어 연구소를 방문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촬영은 금지된다”는 보안요원의 따가운 경고를 뒤로하고 ‘꿈의 그린카’라는 수소연료전지차 운전석에 올라앉았다. 인테리어와 부속 사양들은 일반 투싼 차량과 거의 다를 게 없었다. 속도계 옆에 엔진 회전수를 가리키는 RPM 계기판 대신 전력(kW) 계기판이 있고, 변속기에 1단-2단 대신 전진(D)과-후진(R)-주차(P)만 있다는 게 다른 점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정적이 흐른다. 미동(微動)도 없다. 시동이 걸리지 않은 것 같아 다시 버튼을 누르려니 조수석에 앉은 연구원이 말린다.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란다. 엔진이 없는 대신 전기모터가 돌아갈 텐데 그 소리도 안 들린다.

차를 몰고 연구소를 빠져나와 자동차 전용도로에 들어섰다. 운전이 정말 편하다. 럭셔리 세단처럼 ‘미끄러지듯 나아간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레저용 차량(RV)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배기음도 진동도 없다. 급가속을 해도 마찬가지다. 변속기가 없으니 변속음이나 변속 충격이 없다. 옆에 달리는 차가 없었다면 시속 160km로 달리고 있음을 전혀 알아채지 못할 정도. 그 정도로 속도감을 못 느낀다. 굳이 오른발에 힘을 주지 않아도 부드럽게 최고속도에 도달한다. 차가 바람에 스치는 경쾌한 소리만 들려올 뿐. 20여 분을 운전했는데 안락의자에 앉아 푹 쉬다가 일어난 느낌이었다.

현대자동차가 세계 그린카 시장의 정상에 섰다. 순수 독자 기술로 세계 유수의 친환경차 개발업체를 따돌리고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체제 구축에 성공한 것. 2월 26일 현대차는 울산공장 내 수소연료전지차 전용 생산 공장에서 ‘수소연료전지차 세계 최초 양산 기념식’을 열었다. 2015년까지 국내외에 1000대의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기술 각축장인 수소연료전지차 경쟁에서 초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경쟁업체 따돌려



현대車, 기술력 앞세워 그린카 시장 선점 노린다

세계 최초로 양산체제 구축에 성공한 현대 투싼 ix 수소연료전지차(FCEV). 소음과 진동이 전혀 없어 럭셔리 세단보다 승차감과 정숙성이 더 좋다.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체제를 구축한 것은 수소연료전지차가 이제 더 이상 ‘미래의 차’가 아닌 ‘현실의 차’임을 선언하는 동시에 친환경차 대중화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이로써 유럽과 일본의 자동차업체들(2015년 양산체제 구축 예정)은 친환경차 개발에서 현대차보다 2년 정도 뒤처지게 됐다. 이는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기술이 그들보다 앞섰음은 물론, 당장 시판해 도로를 달려도 될 만큼 안정됐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여왔다. 그중에서도 수소연료전지차는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반드시 정복해야 할 ‘블루오션’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연료전지스택 개발 등 독자적 기술력과 대량생산 기술력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지금까지 양산체제 구축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현대차에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셈이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가 공기 중에 있는 산소와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전기로 모터를 돌려 바퀴가 굴러간다. 배기구로 나오는 것은 순수한 물뿐. 일반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되는 연료전지스택은 수소와 산소가 결합할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로 연료전지차의 심장에 해당한다. 현대차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연료전지스택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료전지스택에서 바퀴를 굴리고 남은 전기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저장되며 제동할 때 발생하는 마찰에너지도 전기에너지로 전환돼 이곳에 모인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는 급가속 등 순간적으로 많은 힘을 필요로 할 때나 차량 내 전자기기를 작동시키는 데 사용된다. 잘 알려진 대로 한국산 리튬-이온 배터리는 대형, 소형 할 것 없이 세계 정상에 오른지 오래다.

동급 전 차량 중 최고 효율

현대車, 기술력 앞세워 그린카 시장 선점 노린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연료전지시스템 모듈. 일반 차량의 엔진과 닮았지만 연료전지스택, 리튬-이온 배터리, 인버터, 모터 등 차량 구동장치가 들어있다.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체제 구축이 갖는 의미는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성장 과정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1997년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의 세계 최초 양산에 성공한 일본 도요타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금껏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한발 앞선 양산체제 구축이 세계 친환경차 시장의 미래 판도를 결정한다는 얘기다.

세계 최초로 양산되는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독자 개발한 100kW급 연료전지 시스템과 2탱크 수소저장 시스템(700기압)을 탑재했다. 1회 수소 충전으로 최장 594km 주행이 가능하고 가솔린 기준으로 환산해 27.8km/ℓ(NEDC 유럽 연비 시험 기준)의 고연비를 실현했다. 영하 20도 이하의 혹한에서도 시동을 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최고 시속은 160km/h. 이런 ‘스펙’은 수소연료전지차를 포함한 모든 동급 차량 중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이다.

이번에 선보인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2000년 11월 싼타페 모델, 2006년 투싼 모델에 이은 3세대 독자 모델로 2010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여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수소연료전지차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 안개등, 슈퍼비전 클러스터, 7인치 내비게이션 등을 새롭게 개발해 상품성을 높였다.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인 연료전지스택, 운전장치, 인버터 등 연료전지 시스템의 모듈화로 기존 가솔린 차량 엔진과 비슷한 크기의 시스템을 적용해 생산성과 정비 편의성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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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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