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10대 때 이미 택시 배차 시스템을 개발한 적 있어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작업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프로그래머 노아 글래스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스톤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하면서 도시의 아이디어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상태(status)와 관련한 텍스트를 보내면 번호가 저장된 모든 친구에게 같은 메시지가 전달되는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새의 지저귐을 뜻하는 트위터라는 이름은 글래스의 머리에서 나왔다.
2006년 3월 첫 트윗이 전송되고 7월에 서비스를 상용화했지만, 트위터에 대한 대다수 반응은 “그게 왜 필요하지?”였다. 스톤은 지난해 ‘포브스’ 인터뷰에서 “트위터를 막 시작했을 때 주위 친구들과 동료들이 이구동성으로 ‘쓸모없다’고 평가한 것이 지금까지 겪은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아이스크림도 필요해서 먹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아이스크림 먹는 즐거움을 법으로 금지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사업을 밀어붙였다. 그는 포드캐스트 사업 계획으로 유치한 500만 달러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트위터에 주력하기로 결정한다. 주위의 평가는 좋지 않았지만, 트위터 개발에 참여한 이들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 이상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돈보다 감정을 투자하라”
지난 4월 초 텍사스대에서 강연한 스톤은 “트위터는 일종의 ‘펀 프로젝트(fun project)’로 시작했다”며 트위터 초기에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어느 날 집에서 멋진 마룻바닥이 드러나길 기대하며 카펫을 찢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렸지만 카펫 아래 뭐가 있었겠나. 지저분한 것들뿐이었다. 그때 마침 윌리엄스가 트윗을 보냈다. 나파밸리에서 우아하게 포도주를 시음하고 있다고. 나는 상반된 우리 둘의 상황이 재미있어 한참을 웃었다. 그때 깨달았다. 트위터가 나를 웃게 만든다는 걸. 이 경험이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그는 “많은 사람이 트위터의 효용 가치에 냉소적이었지만 당시 우리는 즐겁게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일에 감정을 충분히 쏟아 붓고 있다면 어떤 역경도 쉽게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윌리엄스는 젊은 벤처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신규 인터넷 기업은 당초 계획에서 너무 쉽게 방향을 틀어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젝트에 따라 그 가치가 뒤늦게 드러나기도 하는데, 각종 데이터와 테스트 결과에 얽매이다보니 새로운 도전이나 기발한 창의력이 끼어들 틈이 없다는 것. 그는 “데이터에만 의존하면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기업가라면 위험을 감수하고 정서적으로 충분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위터는 탄생 이듬해인 2007년 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적인 영화·음악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낸다. 수많은 얼리어댑터가 트위터를 이용해 축제 행사 일정은 물론 어느 강연이 재미있는지, 어느 음식점에 사람이 많은지 같은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교환했다. 마침내 트위터의 유용성이 확인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트위터는 SXSW 페스티벌 웹어워드에서 블로그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에서 “140자 이내로 소감을 말하겠다”며 입을 뗀 도시는 감격스러운 어조로“우리는 해냈다”라고 외쳤다. 텍사스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온 일행은 곧바로 트위터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트위터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2008년 미국 대선이 기폭제가 되어 하루 수천 건에 불과하던 트윗 수가 수천만 건으로 늘었다.
트위터는 가입과 사용방법이 단순해 재미와 유용성이 확인되자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트위터를 하기 위해 전화기를 새로 살 필요도 없고 가입 절차도 간단하다. 단순성과 유연성, 개방성은 트위터의 성공 비결이자 트위터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다. 2009년 ‘월스트리트저널’은 “트위터가 (글자 수를 140자로 제한해) 휴대전화와 연계함으로써 블로그와 차별화를 시도한 것은 안주하지 않으려는 창업자들의 기업가 정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자 수를 140자로 제한한 이유에 대해 스톤은 최근 텍사스대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문자메시지를 최대 160자까지 보낼 수 있었다. 이용자와 트윗 작성자 이름에 필요한 글자 수를 빼니 140자 정도 됐다. 이용자가 불편하지 않으려면 기존 제품과 잘 융화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사업이 기존 제품의 가치를 높여야지 갈등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늘 ‘이익보다 가치가 우선(Value before profit)’이라고 믿었다.”

트위터 본사(오른쪽)와 건물 안 커먼플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