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호

개미들이여 ‘대장주’를 두려워 말라

상승장을 놓치지 않는 법

  • 글: 고승덕변호사 www.gamiddle.com

    입력2003-01-30 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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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추세를 결정하는 것은 대장주의 움직임이다.
    • 그 원리를 알면 적기에 확실한 매수 종목을 선택할 수 있다. 개미들은 잘 모르는 대장주의 의미, 그 선별법과 거래 타이밍.
    개미들이여 ‘대장주’를 두려워 말라

    삼성전자 주식은 대장주 중의 대장주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발표회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대장주’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대장은 군대에서 가장 높은 직책이다. 군대는 대장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주식시장에도 대장이 있다. 상승을 선도하는 종목이 바로 대장주다.

    대장주는 증시 상승기에 가장 강하게 오르면서 전체의 상승을 주도한다. 그래서 대장주를 지수 선도주라고도 한다. 대장주가 움직이면 다른 종목들은 뒤따라 움직인다. 군대에서 대장의 역할처럼 대장주의 움직임은 다른 종목들의 움직임을 지배한다.

    일반 투자자는 대장주가 오른다 하여 다른 종목들까지 따라 오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시장은 대장주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인다. 가격 상대성의 원리 때문이다.

    ‘대장’을 잡으면 돈이 보인다

    가격 상대성의 원리란, 시장에서의 상품 가격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다른 상품과의 비교에 의해 상대적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는 미시경제학의 기본 원리다. 아무리 절대적 가치가 있는 상품이라도 유사 상품의 가격이 내리면 덩달아 값이 내릴 수밖에 없다. 만약 유사 상품의 가격이 내리는데도 값을 그대로 두면 상대적으로 값이 올라간 셈이 된다. 가격 상대성의 원리는 상품이 서로 유사할수록, 상호간에 대체성이 클수록 강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유사한 두 개의 상품이 있을 때, 한 상품의 가격은 내려가고 다른 상품의 가격은 그대로라면 소비자는 가격이 내린 상품을 선호하게 된다. 그러면 가격이 내리지 않은 상품의 매수세는 감소하며, 수요·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국 그 상품의 가격도 내려가게 된다.

    주식시장에서의 상품은 주식이다. 특정 종목의 값이 오르면 다른 주식 가격은 상대적으로 싸진다.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는 그 주식에 대한 매수 강화로 이어져 동반 상승의 형태를 띠게 된다. 주식시장 전체로 보면 금융자산으로서 상호 대체성이 강하므로 가격 상대성의 원리는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가격 상대성의 효과는 가격 변화를 선도하는 종목의 시가 비중이 클수록 크게 작용한다. 바로 지수 관련 대형주다.

    결국 증시 추세를 결정하는 것은 대장주의 움직임이다. 이 원리를 알면 증시 추세 변화를 적기에 찾아내 대처할 수 있고, 매수 종목을 올바로 선택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대장주의 의미를 모른다는 것이다.

    대장주는 증시의 상승을 선도하는 종목이다. 증시의 상승을 선도하려면 지수 관련 대형주라야 한다. 대형주가 상승하려면 큰 자금이 움직여야 한다. 큰 자금은 큰 파동을 만들면서 움직인다. 큰 자금은 몸집이 커서 쉽게 치고 빠질 수 없다. 증시에서 큰 자금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증시의 중기적 추세가 변하게 된다.

    중소형주는 시장의 강한 상승을 주도할 힘이 없다. 작은 자금으로 움직일 수 있는 중소형주는 대형주를 끌고 가는 시장의 대장주가 되기 어렵다. 중소형주가 강하게 오를 때 시장이 강하게 상승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에너지가 약하므로 추세가 언제라도 꺾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나 홀로 대형주’를 경계하라

    증시가 하락하다 반등할 때 대형주가 강하게 오르는지 중소형주가 강하게 오르는지를 보면 추세 반전의 강도를 구별할 수 있다. 지수 관련 대형주가 고르게 상승하면서 특히 어느 종목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면 거기에 강한 에너지가 수반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수 관련 대형주 중에서도 대장주로 적합한 것은 업종 대표주다. 전자 전기 업종에서는 삼성전자, 통신 업종에서는 SK텔레콤과 KT, 은행 업종에서는 국민은행, 증권 업종에서는 삼성증권이 바로 그것이다.

    삼성전자는 전자 전기 업종의 대표주이면서 풍부한 유동성과 지수 탄력성으로 우리 증시를 선도하는 종목이다. 따라서 증시가 오를 때는 어느 업종이 오르는지와 관계없이 삼성전자가 대장주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삼성전자 하나만 가지고 매매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건설 업종의 경우 과거 현대건설이 업종 대표주이던 때에는 대장주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주도적 지위가 약화된 지금에 와서는 LG건설과 같은 종목이 대표주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개개의 건설회사 시가 총액 규모가 다른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이므로 최근 우리 증시에서는 건설 업종 자체가 증시를 선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에 와서는 금융·건설 업종이 주도하는 이른바 트로이카 장세가 나타나는 확률이 줄어들고 있다.

    대형주 중에서 업종과 관계없는 ‘나 홀로 대형주’는 대장주가 되기 어렵다. 포스코, 한국전력 등이 대표적이다. 업종 대표주는 동종 업종을 동반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나 홀로 대형주는 증시에 대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아서 시장을 움직이는 세력이 선호하지 않는 종목이다. 따라서 종합주가지수 변동에 대한 가격 탄력성이 작은 편이다. 가끔씩 나 홀로 대형주도 강하게 상승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런 경우는 대개 그 종목에 한정된 개별 재료를 가지고 상승하기 때문에, 증시 전체의 상승을 가져오기보다는 그 종목의 단기적 상승에 그칠 확률이 크다.

    전자 전기 업종의 삼성전자는 우리 증시의 대표주이기도 해서 대개 대장주 역할을 하지만, 그 외 업종들의 경우에는 어떤 것이 증시 상승을 견인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시기마다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장주를 예상하고 미리 사서 기다리는 것이 일반 투자자의 투자 습관이지만, 그 예상이 적중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크다는 뜻이다.

    증시는 대장주가 순환하기 때문에 어떤 시기에는 은행주·증권주가 ‘잘나가는’ 반면 통신주는 상승세가 약하고, 또 다른 시기에는 통신주가 선도하고 금융주는 오히려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미리 사서 기다리는 전략은 도박과 같다. 가장 싸게 사겠다는 생각에 감으로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습관은 버려야 한다.

    그렇다고 업종의 펀더멘털 분석으로 대장주를 찾는 것은 시간과 노력은 많이 들면서 적중할 확률은 낮다. 그보다 더 확실하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 그때그때 강한 종목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대장주, 이렇게 찾는다

    상당 기간 하락하던 증시가 상승으로 전환하려면 강한 상승 파동이 나와야 한다. 하락세일 때 하락은 강하고 반등은 약하다. 그런데 강한 상승이 나온다는 것은 파동의 박자가 달라짐을 의미한다. 종합주가지수가 대개 3% 이상 오르는 날이 나와야 증시의 하락세가 깨지게 된다.

    대장주는 증시가 강하게 반등하는 첫날을 기준으로 찾아야 한다. 종합주가지수가 강하게 오른 첫날 어떤 업종이 가장 강하게 오르는지 보면 된다. 시장이 상승으로 전환하려면 그 초기 대형주들이 동반 상승하는 강한 파동을 보인다. 이때 다른 대형주보다 더욱 강한 상승을 보이는 종목이 있을 것이다. 그 주식이 대개 그 상승 국면의 대장주가 된다.

    상승 첫날이 중요한 이유는, 둘째 날은 전날 강하게 오른 대장주가 숨고르기를 하고 첫날 오르지 못한 다른 대형주들이 한 발 늦게 상승하면서, 하루 상승률로는 대장주를 능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이틀 간의 상승률을 합해 판단해야 한다. 둘째 날만 보고 대장주를 찾다가는 대장주 아닌 후발주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대장주를 초기에 추격 매수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대장주는 그렇게 추격 매수해도 대개 무리가 없다. 큰 자금이 대장주로 들어가 주가를 올리고 다시 빠져나가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증시 상승을 주도한 대형주가 급락할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

    대개 지수 관련 대형 우량주가 대장주가 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중소형 우량주가 증시 상승을 선도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증권주가 증시 상승을 주도하면서도 삼성증권이나 LG증권 같은 대형주가 아니라 중소형 우량 증권주가 업종을 선도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시장 전체로 봐서는 그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증시 자금이 대형주를 주도주로 상승시키기에 힘이 부족할 때 중소형주로 자금이 투입되면서 대형주를 가격 상대성 원리에 의해 함께 올리는 경우다.

    주의할 점은 중소형주가 오를 때는 시장 전체의 상승을 주도하기보다 나 홀로 상승주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특정 종목이나 업종이 강하게 오를 때 그에 국한한 재료가 상승 원인인 경우에는 시장의 추세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특정 은행의 합병 재료, 특정 사건의 수혜주 등은 단기성 상승으로 그칠 테마주로 보아야 한다. 시장 전체의 상승을 가져오기에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개미들이여 ‘대장주’를 두려워 말라

    포스코 주식은 대표적인 ‘나홀로 대형주’다. 서울 삼성동 포스코 사옥

    증시가 상승 국면을 시작할 때는 대장주를 매수 대상으로 노리는 것이 효과적인 투자전략이다. 증시가 상승할 때 시장의 큰 자금이 들어가는 종목이 대장주다. 대장주의 주가를 끌어올릴 정도의 시장 에너지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 세력 관점에서 볼 때 세력은 자금을 투입한 이상 주가를 올려 수익을 얻으려 하므로 세력의 자금이 가장 크게 투입되는 대장주는 세력이 주가 상승을 책임지고 끌고 가는 형태가 된다.

    증시의 흐름을 선도하는 대장주가 있는데도 일반 투자자는 대장주가 비싸다고 매수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 대장주의 선도 원리를 모르기 때문에 강하게 오르는 대장주를 노리지 못하고 오르지 않는 종목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오르지 않는 종목은 아예 상승을 못하거나 오르더라도 대장주의 추가 상승폭에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증시가 상승할 때 지수 관련 대형주가 선도하고 중소형주는 외면당하는 것을 차별화 장세라고 한다. 차별화 장세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주의 주가 상승이 상대적으로 저조하여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한다. 소외받던 중소형주까지 후발로 오르게 되면 대개 조정 국면이 임박했다는 신호다.

    주가는 추가 상승의 폭이 차익이 되는 것이지 절대적인 주가 수준은 의미가 없다. 강하게 오르는 종목이 추가로 상승하는 힘도 강하다. 강한 상승 파동일수록 오를 때는 강하고 조정할 때는 약하다. 상승세가 약할수록 상승은 약하고 조정의 힘이 더 커지게 된다. 일반 투자자는 파동원리를 모르기 때문에 거꾸로 생각한다. 강할수록 더 오른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약한 종목을 찾는다. 대개 강한 종목의 수익률이 더 낫다는 것은 경험으로 증명이 된다. 대장주를 노리는 것은 파동원리 관점에서도 당연하다.

    대장주는 한 단계 상승한 뒤 숨고르기 조정을 하면서 추격 매수할 타이밍을 주는 경우가 많다. 대장주가 두 번째 상승을 하는 국면에서는 주가 상승 폭이 첫 단계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미국 증시의 장기간 추세를 경험적으로 연구한 것을 기초로 정립된 엘리오트 파동 이론에서도 두 번째 상승의 폭이 가장 크다고 한다. 대장주가 한 단계 상승하고 조정을 보이는 국면에서 분할 매수를 하면 추가 상승으로 수익을 얻을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따라서 상승세에서의 첫 번째 조정은 적극적 매수 기회가 된다.

    대장주가 첫 번째 조정하는 국면에서는 종합주가지수 역시 조정을 하게 되고 그동안 오르지 못한 후발주나 중소형주들이 상승을 시도하는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개별 종목 장세는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매수 관심을 대장주로부터 다른 종목으로 돌리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일반 투자자는 대개 상승 초기에는 시장 상승을 확신하지 못하여 대장주를 적기에 매수하지 못한다. 시장이 한 단계 상승을 마무리할 즈음 뒤늦게 시장의 상승에 확신을 가지는 일반 투자자는 대장주의 주가 상승이 부담스러워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고 생각되는 오르지 않는 종목을 매수하려 한다. 대장주가 오를 때 오르지 못한 종목은 대장주가 조정을 보일 때도 별로 오르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대장주가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경우에는 강한 움직임이 나와 다른 종목을 매수한 것보다 더 큰 추가 수익을 준다. 대장주의 일차 조정시에는 대장주 아닌 종목을 매수하기보다는 차라리 매매를 쉬면서 현금을 갖고 기다리다가 대장주의 재상승 파동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 낫다.

    개별 재료가 없는데도 특정 업종의 대표주가 먼저 오르면 같은 업종의 다른 종목도 후발로 상승하면서 업종 전체가 동반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아는 발 빠른 투자자는 업종의 선도주를 보고 재빨리 후발주를 매수한다. 이것을 이른바 짝짓기 매매라고 한다.

    짝짓기 매매를 할 때 주의할 점은 대장주의 추세를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종의 동반 상승 원인이 선도주의 상승이므로 선도주의 추세가 꺾이면 후발주도 꺾인다. 이 원리는 시장 전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주도해 증시가 상승했다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조정을 시작할 경우 다른 종목들도 하락하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를 매매하지 않는 경우라도 그 주가 움직임은 시장 추세를 판단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대장주의 추세가 꺾일 때 시장이 꺾이는 원리를 안다면 꼭 매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장주가 어떤 종목인지는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실시간 제공되는 차트로 주가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이 일반화한 지금, 대장주의 추세를 관찰하면서 매매하는 것은 중요한 투자 기법이 됐다. 실전 기법으로서는 대장주의 5분 단위 움직임을 나타내는 5분봉 차트를 HTS(Home Trading System)의 한 쪽에 띄워놓고 장중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이 좋다.

    대장주는 강하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속성을 갖고 있다. 종전에는 대장주가 후발주보다 나중에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증시를 보면 대장주가 하락도 선도함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대장주가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지수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대장주가 하락하면 증시 전체가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따라서 대장주가 무너지면 보유 종목을 매도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전략이다.

    대장주는 증시의 상승을 선도하면서 강하게 오르고 약하게 조정하는 종목이다. 이런 종목을 매매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가져다준다. 대장주를 매매 대상으로 삼거나 시장 추세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삼는 투자 전략은 최근의 선물 몸통화 현상에도 부합한다. 선물 거래 규모가 거래소 시장 전체의 현물을 능가하는 최근에는 선물과 연계된 지수 관련 대형주의 매매가 증시의 추세를 결정한다. 큰 자금이 선물과 지수 관련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이는 최근 장세에서 대형주 중에서도 시장을 선도하는 대장주로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 당연하다.

    대장주의 의미와 증시의 변화를 모르는 일반 투자자가 아직도 대장주를 외면하고 장기간 상승에서 소외된 종목이나 후발주 위주로 투자 전략을 수립한다면 이는 시대에 뒤처지는 전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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