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호

어른 된 ‘소황제’ 알아야 중국인 지갑 열 수 있다

‘소비대국’ 중국 성큼성큼

  • 유진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jinseok1.yoo@samsung.com

    입력2013-08-20 0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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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정부, ‘소비 주도’로 성장모델 전환
    • 2015년 세계 2위 소비대국 부상 전망
    • 개성파 20~30대 ‘소황제’ 세대가 소비 주도
    • 신세대 농민공 1억, 실속 소비형 거대 고객群으로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소비대국’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2·5 계획’ 기간(2011~ 2015년)에 과거의 양적 성장 중심에서 소비 주도 경제로 성장모델을 전환하고자 한다. 소비 확대를 통해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하고, 소득격차 확대에 따른 불만과 사회불안을 해소하려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시와 농촌 주민의 순소득을 연평균 7% 이상 증가시키고 매년 임금을 15%씩 올려 12·5 계획 기간에 임금을 두 배로 높인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중국이 이처럼 경제성장 방식에 대한 정책 패러다임을 ‘소비 중심’으로 바꾼 것은 수출과 투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더 이상 성장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52.9%였던 투자의 성장기여율은 2012년 50.4%로 하락했다. 순수출의 성장기여율 역시 2010년 4%에서 2012년 마이너스 2.2%로 뚝 떨어졌다. 반면 소비의 성장기여율은 증가 추세에 있다. 2010년 43.1%였던 소비의 GDP 성장기여율이 2012년에는 51.8%로 껑충 뛰었다. 중국의 소비지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4~15% 증가하는 등 2004년 이후 두 자릿수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소비시장은 정부의 내수 확대 의지와 정책, 신(新)지도부의 도시화 추진 등에 힘입어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도시화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도시화율 1% 상승은 소비증가율을 1.6% 높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소비액이 매년 1000억~1300억 위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신리(鄭新立) 국제경제교류중심 상무부이사장은 “2012년 현재 48%인 GDP 대비 소비 비중이 2015년에는 50%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日 추월, 세계 2위 소비대국

    중국인의 명품 등 과시형 소비와 해외여행 지출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2년 중국의 명품 소비액은 146억 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명품 소비시장으로 성장했다. 또 2012년 중국인 해외관광객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8100만 명이고, 이들이 지출한 금액은 1020억 달러로 세계 1위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중국은 2015년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소비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2015년 소비시장 규모는 미국 15조2000억 달러, 중국 6조1000억 달러, 일본 5조1000억 달러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누가 중국의 소비를 주도하는가. 바링허우(80後), 주링허우(90後), 푸얼다이(富二代), 신세대 농민공(農民工) 등 신세대가 변화의 중심에서 소비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부모 세대와는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이들의 소비 특성이 중국 소비시장을 이해하는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는데, 그 핵심은 고급을 지향하며 과소비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들은 중국의 개혁개방 이전에 태어나 근검절약이 몸에 밴 치링허우(70後) 세대와 여러모로 대비된다. 좋아하는 것은 바로 사야 하고, 구세대보다 과소비하는 경향이 짙다. 이런 신세대의 등장으로 자동차, 휴대전화, 가전 등 내구재 외에도 여행, 엔터테인먼트, 건강 등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1세대 소황제 바링허우(80後)

    1979년부터 실시한 ‘1가구 1자녀’ 가족계획 정책이 국가 장려에서 1980년 이후 강제 시행으로 전환되면서 대규모 소황제(小皇帝·과보호를 받으며 자라는 독자) 집단이 형성됐다. 이 외동자녀들은 1990년대 고도성장기에 청소년기를 경험하고 글로벌화(다원화), 인터넷 문화, 시장경제 확산기에 20대를 보내면서 중국 사회의 주류로 성장했다.

    현재 30대로 약 1억8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바링허우는 이전 세대와는 구분되는 독특한 가치관과 소비문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안정적인 사회발전과 고도성장의 풍요로움을 누리며 자랐기에 개인 만족을 중시하고 성취감과 즐거움을 추구한다. 이 같은 바링허우의 특성은 여러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컨라오주(口肯老族·자의든 타의든 취업하지 않고 부모에 의존해 생활하는 젊은 층), 웨광주(月光族· 매달 급여를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소비하는 사람), 팡누(房奴·은행대출로 주택을 구입해 대출상환 때문에 궁핍한 생활을 하는 사람), 처누(車奴·자가용 구입과 유지, 관리 때문에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 하이누(孩奴·평생 자식을 부양하며 사는 사람) 등이 그것이다.

    이 세대는 결혼과 출산 등의 과정을 거치며 연평균 20% 이상씩 소비를 늘리는 등 중국 소비시장의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청년기의 현재 지향적, 실험적 소비 성향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이고 가치를 추구하는 성숙한 소비 패턴으로 변모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어른 된 ‘소황제’ 알아야 중국인 지갑 열 수 있다


    어른 된 ‘소황제’ 알아야 중국인 지갑 열 수 있다
    2세대 소황제 주링허우(90後)

    1990년대에 태어난 주링허우 역시 대부분 외동자녀로, 고도 성장기에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자랐다. 이 세대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인스턴트 문화에 익숙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면서 개성과 독특함을 추구하고, 인터넷 게시판과 온라인 채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교류, 블로그 등을 통해 자기주장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공유한다. 소득 대부분을 소비하고, ‘바로 지금’을 즐기고자 하며, 실험소비를 하는 얼리어댑터로 현재는 물론 미래 중국 소비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푸얼다이(富二代) vs 신세대 농민공

    푸얼다이나 신세대 농민공은 1980년 이후 출생한 신세대이지만 성장배경이 달라 바링허우나 주링허우의 연령별 구분보다는 세분된 하위 개념이다.

    푸얼다이는 1980~90년대에 태어난 부유층 가정의 외동자녀로 부모와 조부모 4명의 관심과 집중을 독차지하며 자랐다. 현재 중국 부유층의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브랜드를 개성 표출의 도구로 사용하며, 이미 인지도 있는 브랜드보다는 새로운 브랜드나 니치(niche) 브랜드에 관심이 더 많다. 그저 유명하다고 해서 사지는 않는다. ‘특별함’에 대한 갈망으로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제품을 추구하기 때문에 브랜드 선택이 비교적 분산된 편이고 계속 변화한다. 보통의 바링허우보다 훨씬 부유해 고급 승용차나 고가의 손목시계 등 사치품 구입과 해외여행을 선호한다.

    신세대 농민공은 푸얼다이와는 대조적으로 가난을 대물림 받은 신세대를 가리킨다. 20~30대의 젊은 노동자인 이 세대 인구는 약 1억 명으로 전체 농민공 2억2000만 명 중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성장환경과 시대적 특징으로 인해 1세대 농민공과는 가치관이나 생활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의 질을 추구하며, 1세대 농민공과 달리 도시민으로 융합되기를 희망한다.

    신세대 농민공은 노동력 공급자 역할보다는 소비자 역할 면에서 점차 부각되고 있다. 과거엔 과잉 공급됐던 블루칼라 계층의 부족 현상이 2010년부터 심화했고, 중국 노동인구 규모는 2015년에 최고점에 이르렀다가 하락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신세대 농민공의 임금은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로 최근 5년간 임금이 14% 상승한 바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이 세대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거대 소비군으로 대두할 것이다. 1세대 농민공은 도시에서 번 돈을 대부분 고향으로 송금했지만, 신세대 농민공은 소득 대부분을 소비활동에 지출한다. 또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 구매력이 상승하면서 현재 저가 상품을 주로 구매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대비 기능이 우수한 실속형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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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상하이의 루이비통 매장.

    ‘브랜드 개성’ 갖춰야

    중국의 신세대 계층은 새롭게 부상하는 프리미엄 신(新)시장으로 IT, 가전 등 폭넓은 제품의 현재 고객층이자 향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고부가 시장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새로운 소비 주역들의 정서와 성향을 파악해야만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신세대의 소비행태와 가치관을 파악해 성공을 거둔 사례로 벤츠를 들 수 있다. 벤츠는 2008년부터 중국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모델을 중국시장에 출시하며 ‘고급’ 이미지와 ‘젊은’ 이미지를 접목, 젊은 고객층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까지 성장한바 있다.

    또한 앞으로는 글로벌 수준의 품질과 디자인, 개성을 갖춘 머스트 해브(Must-haves) 제품의 ‘아이콘 브랜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중국 신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새롭고 신선한 트렌드와 브랜드를 선호하고 다양한 제품을 체험하려는 실험적 성향이 강하다. 아직까지 확고한 브랜드 로열티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브랜드와 첫 관계를 형성하는 첫인상이 중요하므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마케팅 전략에서도 중국 신세대의 특징을 반영해 ‘개인 가치 실현’을 겨냥하는 것이 좋겠다. 체면소비, 관시(關係)소비, 실속소비를 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신세대는 개성과 특별함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신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독특한 브랜드 개성을 구축하고 QQ(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채팅 사이트), 블로그, SNS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활용해야 한다.

    아울러 같은 신세대라도 계층별로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한 세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신세대 농민공은 현재보다 미래의 잠재력이 더욱 기대되는 시장으로, 장기적으로 접근하되 그들의 선호와 감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가격대와 품질을 갖춘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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