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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해안도시’ 호주 브리즈번

‘나는 브리즈번의 기후와 생활방식과 사람들과 자연환경을 사랑한다’

‘청정해안도시’ 호주 브리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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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의 청정해안도시 브리즈번(Brisbane). 아열대기후인 이 도시는 겨울에 아무리 추워도 섭씨 9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여름엔 아무리 더워도 30도를 넘지 않는다. 공항을 빠져나와 도심으로 향하는 외곽도로를 타자 산뜻한 느낌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쭉쭉 뻗은 나무들과 원활한 교통, 도심 곳곳에 자리 잡은 푸른 숲의 공원들. 호주 전체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이 도시는 친환경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시와 시민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있다.
‘청정해안도시’ 호주 브리즈번

산토스 플레이스에서 내려다본 브리즈번시. 브리즈번 강은 한강처럼 도심을 가로지른다.

‘여왕의 땅’ 호주 퀸즈랜드(Queensland)주(州)의 면적은 한반도의 17배다. 인구는 서울 인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20만명. 그렇지만 퀸즈랜드의 인구증가율은 호주의 7개 주 가운데 가장 높다. 경제성장률도 두드러진다. 지난 10여 년 동안 호주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주였다. 퀸즈랜드 경제의 주축은 해외무역이다. 주력 수출품은 석탄. 한국은 일본 다음으로 퀸즈랜드산(産) 석탄의 주요 수입국이다.

퀸즈랜드의 주도(州都)가 바로 호주 제3의 도시인 브리즈번이다. 공항에서 나오니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였다. 한국은 겨울이지만 지구 남반부에 위치한 이곳은 여름이다. 한국과 경도가 거의 일치해 시차가 1시간밖에 나지 않는다.

브리즈번의 면적은 서울의 10배(5904.8㎢)지만, 인구는 5분의 1도 안 되는 180만명이다. 브리즈번은 퀸즈랜드는 물론 호주 전체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도시다. 에너지산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환경서비스, 바이오산업, 의료, 영화, 소프트웨어 개발이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캠벨 뉴먼 브리즈번 시장은 “미국인들이 1960년대에는 캘리포니아로 몰렸다가 1980년대 이후 플로리다로 많이 이주했던 것처럼 호주에서는 지금 브리즈번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에 뛰어다니는 야생동물들

브리즈번이 친환경도시로 불리게 된 데는 시 차원의 노력이 주효했다. 시 당국은 ‘녹색시(Green City)를 만들자’는 구호 아래 친환경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갖가지 정책을 펴왔다. 오전 8시45분 시장실에서 만난 뉴먼 시장은 브리즈번 전역이 그려진 대형 지도판을 놓고 열성적으로 설명했다. 그가 건넨 명함의 뒷면은 한글판이었다.



지도에서 녹색은 공공의 자연보존지역을, 연두색은 개인 소유의 녹지를 나타내는데, 브리즈번시 전체가 거대한 녹색의 숲에 포위된 듯한 양상이다. 좌우상하로 수십㎞에 달하는 이 녹지에는 캥거루 코알라 포섬(다람쥐의 일종) 따위의 야생동물이 뛰어다닌다. 도심의 산림지역에도 도마뱀과 포섬, 칠면조가 돌아다니고 도요새가 날아다닌다.

브리즈번은 호주 전체에서 생태적으로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춘 도시로 알려졌다. 시 외곽 모턴 만(Moreton Bay)에 조성된 해양생태공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해안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섬 주변에는 돌고래가 유영한다.

최근 브리즈번시의 가장 큰 고민은 지속적인 인구 증가에 따른 교통 혼잡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자전거도로를 확충하고 버스나 페리(연락선) 따위의 공공교통수단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먼저 자전거. 지난 4년간 1억달러(2010년 1월12일 현재 1호주달러는 약 1043원)를 쏟아 부어 수백㎞에 달하는 자전거도로를 정비했다. 앞으로도 자전거도로를 꾸준히 늘인다는 방침이다.

공공교통수단으로는 철로(기차), 도로(버스), 수로(페리)가 있다. 이 중 시가 관리하는 교통수단은 버스와 페리. 기차는 주정부에서 관리한다. 시는 몇 년에 걸쳐 버스 500대를 증설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수억달러를 들여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고 있다. 그중 일부 구역의 도로는 개인이 투자해 사용료를 받는 민자도로다. 수상교통수단으로 각광받는 페리도 9척을 더 늘려 모두 19척을 운용할 계획이다.

뉴먼 시장은 “서울처럼 우리도 터널을 많이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3개의 터널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시내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터널로 22억달러가 투입됐다. 시내에서 곧장 공항과 연결되는 터널도 파고 있다. 총 공사비는 30억달러. 또한 18억달러를 들여 시내와 외곽을 연결하는 터널도 만들고 있다.

‘청정해안도시’ 호주 브리즈번

지도판을 놓고 열성적으로 설명하는 캠벨 뉴먼 브리즈번 시장.

“지금의 교통체계로는 브리즈번의 어느 곳을 가든 시내 중심가를 통과해야만 한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터널을 뚫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시내 중심가는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의 도로로 바뀔 것이다.”

뉴먼 시장은 “파리나 로마같이 살아 움직이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20년간 경제성장이 지속될 경우 270만 인구의 ‘그레이트 브리즈번’이 건설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브리즈번 시내로 들어서면 푸르른 강물이 눈길을 잡아끈다. 이 도시의 명물인 브리즈번 강으로 서울의 한강처럼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른다. ‘브리즈번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 강은 바다에서 유입된 물이라 짜다. 1970년대부터 이 강의 정화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온 시 당국은 지난 10년 동안 상수원 수량 조절과 효율적인 하수 처리 및 친환경적인 정비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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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조성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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