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비’는 왕건(최수종)의 연인이지만 궁예(김영철)의 아내가 되는 비운의 여인. 사극에서 여주인공 역은 이번이 처음. 김혜리는 “선택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는다. 그녀는 그간의 사극 연기에서 자신감을 얻었는지 “사극이 잘 맞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사극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초기엔 도회적 이미지의 커리어우먼 역을 많이 맡았어요. 그게 어울린다는 평도 듣고. 그런데 사극에선 정반대의 이미지가 필요해요. 인고의 여인상 같은 동양적 이미지 말이죠. 그게 또 저한테 잘 어울린데요. 사실 제 내면의 이미지나 성격과 일치하는 면이 있어요. 겉보기와 달리 제가 외로움도 많이 타고 굉장히 보수적이거든요.”
골프 수상스키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김혜리는 요즘 승마를 배우고 있다. 드라마에 말 타는 장면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녀는 잇따른 사극 출연으로 연기 폭이 좁아지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사극에서 훨씬 배울 게 많다. 연기력을 향상시키는 데 사극보다 좋은 게 없다”며 사극 예찬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