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는 연기가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신인 배우 이지현씨(22)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맞는 말이다. 배우는 그렇게 몰입하고, 그 연기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는 이 영화에 대한 주위의 시선을 감당하기에는 아직 어리다. 특히 자신이 이 역을 맡은 뒤 상처받고 울기도 한 어머니를 설득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는 영화 ‘미인’을 야한 영화라고 보지 않고 예쁜 멜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시나리오를 보고 선뜻 수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섹스신에 들어갈 때는 감독의 의도를 몸으로 표현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이 때 등장한 구세주가 바로 무용가 안은미씨였다. 안은미씨는 감독과 배우를 이어주는 ‘몸’통역사였다.
서울에서 태어난 이지현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놀다가 패션 모델을 한 경력이 있다. 172cm라는 큰 키에 팔등신이니 모델 자질은 충분한 편이다. 서울예대 영화과에 진학하여 현재는 휴학중이다. 이 영화를 찍기 전에는 장정일 원작 소설을 연극화한 연극‘내게 거짓말을 해봐’에서 주인공 Y로 출연했다.
◆글·최영재
◆사진·정경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