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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朴의 전쟁

“金 대표, 공천은 공천관리위에 맡겨야”

‘박근혜 수호천사’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金 대표, 공천은 공천관리위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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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무성식 공천은 국민 눈높이 안 맞다”
  • ● “김연아도 ‘상향식 경선’ 시킬 건가”
  • ● “우선추천 활용…최대한 많은 외부 인사 영입”
  • ● 김무성이 주도한 여당 공천 새 국면?
집권 새누리당은 4월 총선에 내보낼 자당 후보들을 곧 공천한다. 새누리당 공천 경쟁은 어쩌면 총선 본선보다 더 치열할지 모른다. 곳곳에서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준결승전’이 벌어질 것 같다.
김무성 당 대표는 “내가 친박(親朴)”이라며 단합을 호소한다. 일반 국민은 물론 당 사람들도 대체로 수긍한다, 이 말이 ‘정치적 수사(修辭)’라는 것에. 무려 23만 건의 뉴스는 새누리당이라는 정당이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혹은 김무성계)로 나눠져 있음을 기정사실로 보도해왔다.
정황상, 두 정파는 ‘죽느냐 아니면 사느냐’의 서바이벌 게임을 벌일 것 같다. 이런 권력투쟁의 극한 현실이 불가피함에도, 다른 한편으로 정당은 ‘보다 근원적이고 초월적인 가치’를 함께 지향해야 한다. 많은 국민은 지금 ‘여의도 정치’에서 자기 삶과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한다. 정치인들에게 염증을 느낀다. 공천을 통해, 이런 정치를 갈아엎을 어떤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
현실과 이상은 구체적 쟁점으로 수렴된다. ‘현역 의원 물갈이’가 그것이다. 친박계는 대폭적 물갈이를 주장한다. 현역 의원 중 상당수는 비박계라고 한다. 비박계도 인재 영입에 동의한다. 그러나 ‘공천학살’ ‘밀실공천’ 구태는 안 된다고 반박한다. 이런 가운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게 됐다. 그의 등장은 ‘결단하고 실행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할 때’가 다가왔음을 알린다.
그는 지난해 ‘신동아’ 11월호 인터뷰에서 “지금 국회가 가장 무능하고 엉터리다. 상향식 공천으로 하면 현역 대부분이 20대 국회에 그대로 간다. 말이 안 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공천 룰에 ‘사심’이 있다. ‘잔머리’만 굴린다. ‘좋은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 편 열심히 들어주고…”

이는 ‘김무성 룰’에 반하는 스탠스로 비쳤다. 김무성 당 대표는 ‘0% 전략공천, 100% 상향식 공천’을 추진해왔다. 김 대표는 이를 끝까지 관철할 태세다. 이 위원장은 김 대표와 부딪치는 자신의 소신을 지금도 갖고 있을까. 이 소신을 기어코 현실화하려는 것일까. 이 위원장에게 다시 대화를 청했다.
▼ 당 공천관리위원장 직책에 어떤 책임감을 느낍니까.
“느낄 기회가 없죠.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 일전에 제게 ‘현역 의원들에 대해 어느 정도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어떤 측면에서 못 미친다고 보는 건지…. 
“뭐랄까. ‘국회의원으로서 의정 활동을 제대로 했느냐’도 중요하고, 그다음으로 ‘화합’도…. ‘도덕적으로 흠이 있느냐’도 중요하고. 열심히는 했다고 하는데 성과가 안 나는 경우도 있고. 또 야당하고 대치하거나 할 때 엉뚱하게 야당 편 열심히 들어주는 그런 경우도 있고. 뭐 여러 가지 있잖아요?”
▼ 그렇군요.
“저희 당 부적격자 선정 규정에 쭉 열거돼 있어요. 속된 말로 갑질하고 다니는 경우도 있고…여러 가지 있어요. 그것을 얼마나 충실히 적용할 거냐 하는 문제죠.”
▼ 김무성 대표는 ‘100% 상향식 공천’을 강조합니다. 김 대표는 ‘역사상 처음으로 이것을 제대로 해보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상향식 공천에만 치중하면 공천 자체가 국민의 뜻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요. 



“완전 독립적으로 운영”

“우리가 공천 개혁을 테마로 잡아서 하고 있는데요. 공천 개혁에는 제도 개혁도 있고, 얼마나 제대로 된 사람으로 교체하느냐 하는 것도 있죠. (김 대표가) 상향식을 최대한으로 한번 적용해 보자고 하는 것은 제도 개혁에 속하는 거죠.”
▼ 김 대표의 경우 사람 얘기는 별로 없다? 인적 쇄신이라든지?
“그렇죠. 그렇게 하다 보면 공천 결과가 국회의원을 보는 우리 국민의 눈높이와 안 맞을 수가 있죠. 그 부분은 어떻게 할 거냐, 현재 당규에 그걸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 그 방법을 최대한 동원해보겠다. 그게 제 입장이에요.”
▼ 예를 들어 ‘공정한 공천이라든지 하는 부분에서 공천관리위원회가 지금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니 김 대표 같은 경우엔 일단 공천 문제에서는 한발 물러서서 다른 당 업무에 주력하는 게 더 맞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글쎄, 그건 당연한 거죠. 이쪽은 완전히 독립적으로, 공천과 관련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당헌·당규에 있는 거예요. 이제 구성됐으니까 (당 대표는 공천관리위에) 그냥 맡겨놓고 절차에 따라 공천관리위가 역할을 하도록만 해놓으면 되는 거예요.”
이 위원장은 ‘신동아’ 인터뷰를 통해 ‘김 대표는 공천에 더 이상 관여하지 말라’는 뜻을 처음으로 밝힌 셈이다. 새누리당 공천 문제를 지금까지 김 대표가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이는 이번 선거의 터닝 포인트가 될지 모른다. 물론 김 대표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유동적이긴 하다. 어찌 됐든 여당 내에서 ‘4년 의회 권력’을 놓고 거대한 힘과 힘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이 위원장은 공천 관리에 관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직책, 관련된 당헌·당규, 인적 쇄신을 명분으로 자신의 강한 의지를 실천하려는 것처럼 비친다. 김 대표와 관련해 몇 마디 더 물어봤다.
▼ 김 대표가 최근 비박계 의원만 50여 명이 모인 자리에 참석했다는데요. 친박계는 ‘대표가 공정하게 공천을 관리하지 않고 특정 계파 보스처럼 행동한다’ ‘국민의 뜻만 반영하겠다는 상향식 공천 주장과 모순되게 행동한다’고 비판합니다.
“당 대표도 정치인인데, 정치인으로서 친한 사람들 불러놓고 같이 얘기한 거겠죠.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당직을 맡으면서 그렇게 하면 구설에 오르는 거죠. 정치인으로서 뭐, 그런 일을 해야 할지는 알아서 하는 거죠.”
▼ 비박계는 ‘상향식 공천이 안 되면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글쎄, 그것은 제가 친박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러나 제가 그렇게 분류돼도 제가 원내대표 할 때 어떻게 했는지 다들 기억할 텐데 왜 그런 식으로 걱정하는지는 모르겠어요. 제가 원내대표 시절 속칭 비박계 사람들을 중심으로 원내 팀을 꾸리고 그랬어요.”
▼ 친박계 최경환 의원이 대구의 이른바 진박(眞朴) 후보들 개소식에 잇따라 참석해 ‘진박이라고 조롱하지 말라. 진심을 봐달다’고 말했는데요. 
“그것도 똑같죠. 당 대표가 하는 행동과 마찬가지로, 최경환 의원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 지지하고 다니는 거죠. 그걸 비판할 수는 없어요. 더욱이 최 의원은 당직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 위원장께서 ‘유승민 컷오프 아니다’라고 말한 게 화제가 됐는데요. 그 말의 진의가 무엇인가요. ‘유승민 의원은 공천될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들리기도 하고.
“유 의원을 저성과자라고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 상식적으로 아니지 않으냐, 이런 얘기를 한 거죠.”




“유승민, 다른 기준도 있어”

▼ 유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야당과 협력해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국회법을 개정하려 한 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라고 비판했죠. 대통령이 유 의원을 비토했지만 유 의원은 저성과자가 아니다?
“그때 유 의원은 당의 정체성에도 어긋나고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어긋나는 노선으로 행동했어요. 하지만 그는 저성과자는 아닙니다.”
▼ 원내대표로 충분히 성과를 냈다?
“아니, 원내대표가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 유 의원이 의정활동 활발히 했잖아요. 국방위에서 열심히 발언해 신문에 나고 그랬죠. 그런 사람을 저성과자라고 하면 안 되지. 그렇다고 공천될 거다? 그건 다른 문제예요. 왜냐, 공천 기준에는 다른 것도 있으니까요.”
이 위원장은 이어지는 대화에서 ‘김무성 룰’대로 당 공천이 진행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빨간 펜으로 ‘상향식’이 아니라 ‘현역 교체’에 점을 꾹 찍는다. ‘우선추천’이라는 이름의 전략공천도 당연히 밀어붙일 듯했다. 김무성에 의해 ‘불가촉천민’쯤으로 전락한 전략공천은 이한구에 의해 화려하게 복권될까.   
▼ 최근 한 신문 칼럼에서 ‘19대 국회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너무 안 좋다.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100% 다 교체했으면 좋겠다’고 썼던데요. 새누리당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이 과반은 될 거다, 예전처럼 30% 이상은 될 거다…이런 식으로 대충 감이라도 잡게 어떤 선을 이야기해줄 수 있습니까.
“아니, 그런 건 없어요. 단지 당헌·당규대로 해야 해요. 왕창 바꾸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되면 그건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뭐냐, 최대한 많은 사람이, 훌륭한 외부 인사들이 우리 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 진입에 성공하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일이죠. 그래서 이제 당헌·당규에 있는 여러 제도를 최대한 활용해보려 해요. 예를 들어, 만약 김연아가 우리 당 공천을 받으려고 해요. 그런 김연아에게 ‘너, 상향식으로 경선 해봐라’ 이래야 하나요? 이런 경우에 확실하게 공천받도록 제가 어떻게든 자리를 마련해보겠단 뜻이에요.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은 자리로.”
▼ 신망을 받는 분, 사회적으로 알려진 분을 수혈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건가요.
“당연히 필요하죠. 저는 그런 분을 많이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결정된 시스템에서는 그런 분들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죠.”
▼ 몇몇은 ‘상향식 공천을 하면 현역 의원에게 너무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그렇죠. 그래서 ‘그렇게 하지 말고 최고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라, 당대표가 나서라’라고 제가 이야기하는 거죠. 그러나 그것은 제 일은 아닙니다. 선거를 총지휘하는 사람들이 해야 해요.”



“옛날식은 안 한다”

▼ 비박계 의원들이 이 위원장의 ‘현역 물갈이’에 반발해 연판장을 돌렸다고 합니다. 앞으로 반대 목소리가 더 커질 것 같기도 하고요. 이들은 ‘전략공천을 폐지했다고 말하지 않았냐’고 주장합니다.
“옛날식 전략공천은 안 해요. 당헌·당규에 없어서 할 수 없어요. 그러나 지금의 당헌·당규에 할 수 있는 규정이 몇 개 있어요.”
▼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면?
“아니, 거기 다 있잖아요. 우선추천 같은 거죠. 100% 국민경선 하는 것도 그런 거고. 그런 방법이 몇 개 있어요. 그 방법을 통해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비박계는 우선추천을 극히 예외적 공천으로만 인정한다. 이들은 새누리당 지지세가 높은 서울 강남이나 영남을 우선추천 대상에서 제외한다. 그러나 친박계는 이를 ‘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잔 하는 소리’로 일축한다. ‘당헌·당규에 근거가 없는 황당무계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 서울 강남이나 대구도 우선추천 대상이 될 수 있나요.
“당연히 될 수 있죠. 당헌·당규에 안 된다는 규정이 없어요. 다만, 효과가 있으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해요. 그런 지역을 찾아야 해요.”
이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를 설계했고 박 대통령의 4대 개혁을 강하게 지지해왔다.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그는 ‘박근혜 수호천사’로 불리기도 한다.   
▼ 위원장께서 지금 공천과 관련해 하는 일이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와의 교감 아래 하는 일 아니냐는 의문도 있는데요.
“상상은 각자의 몫이죠. 제가 뭐라 하진 못해요. 다만 저는 ‘20대 국회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곧 우리나라가 위기에 휩싸일 겁니다. 그 위기를 예방하거나 해결하려면 개혁적 인사들이 국회에 들어와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 당부터 공천 개혁을 해야 해요.”
▼ 박 대통령의 4대 개혁이 그 위기에 대처하는 일이라고 봅니까.
“내가 몇 년째 그거 가지고 떠들고 있잖아요.”
▼ 국회가 4대 개혁을 지원하는 데 미진했다고 보나요.
“물론 미진했죠, 발목만 잡고.”
▼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그런 거지, 여당 의원이 잘못한 건 아니지 않나요.
“그래요. 여당 의원 전부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죠. 그러나 협조 안 하고 방관하는 사람도 많아요. 엉뚱한 일 하는 사람도 많고.”
이 위원장은 박근혜 대선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최근 제1야당 사령탑으로 변신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그런 사람에 대해선 언급할 필요도 없다. 국민이 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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