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기 범죄가 급증 추세다. 수법도 잔혹해진다. 나이 불문, 직업 불문.
-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막장 보험사기 범죄의 세계.
# 2 2008년 캄보디아 출신의 23세 연하 아내와 결혼한 40대 중반 강모 씨는 생활보호대상자일 만큼 어려운 형편에도 2009년 말부터 3개월에 걸쳐 아내를 피보험자로 고액 사망보장 보험에 집중 가입했다. 8개 보험사와 9건의 보험계약을 맺은 강씨가 아내의 사망으로 탈 수 있는 보험금은 12억 원. 이후 화재보험에도 가입한 강씨는 2개월 뒤 아내에게 다량의 수면제를 먹여 의식을 잃게 한 후 집에 불을 질러 살해했다. 강씨는 화재 6일 후 보험사에 아내의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금을 못 타내고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강씨는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보험금을 둘러싼 충격적인 사건이 연달아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8일, 친인척을 동원한 고의적인 자동차 사고로 보험금을 타낸 30대 중반 윤모 씨와 일당 10명이 사기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보험설계사 교육 강사인 윤씨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교통사고를 가장한 사기극을 벌이기로 하고 2014년 6월 서울 성동구의 공원 인근 도로에서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냈다. 차에는 윤씨의 처남이 타고 있었다. 사고 후 윤씨는 자신과 처남의 차량에 아내와 어머니, 처제, 지인 등 6명이 타고 있었던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며 보험금 1900만 원을 타냈다. 보험사를 속이는 데 성공한 윤씨는 10개월 뒤 다시 교통사고를 낸 뒤 같은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적발 금액·인원 매년 급증
윤씨가 검찰에 송치된 날 또 다른 보험사기 혐의자 2명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정형외과 원장인 60세 박모 씨와 50대 초반 사무장 유모 씨는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교통사고 환자 583명의 진료 명세를 부풀리는 등 허위 수법으로 12개 보험사로부터 6000여만 원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병원 운영이 어려워진 박 원장이 많은 빚을 지자 보험사기 전력을 지닌 유씨를 사무장으로 끌어들여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봤다.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사기행각에 나서는 이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보험사기로 적발되는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은 5997억2900만 원, 적발 인원은 8만4385명에 달했다. 5년 전보다 금액은 73%, 인원은 53%로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3104억6200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보험사기범들이 저지르는 수법은 고의 살인, 허위 실종·사망신고, 병원 허위·과다 입원, 사고 내용 조작, 피해자 끼워넣기, 차량 수리비 부풀리기 등 천태만상이다.
사업 부진으로 빚에 시달리던 50대 중반 김모 씨와 40대 후반 박모 씨 부부는 실종을 가장해 사망보험금을 타낼 계획을 짜고 남편 김씨를 피보험자로 4개 보험사와 5건의 보험계약을 맺었다. 실종신고 후 5년 동안 행방을 찾지 못하면 사망확정 판결을 받아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2004년 11월 김씨는 조선족 브로커를 시켜 자신이 중국의 여객선에서 실족해 실종된 것처럼 중국 공안에 신고하게 했다. 공안으로부터 김씨의 실종 사실을 통보받은 아내 박씨는 이를 근거로 5년 뒤 우리 법원에서 남편의 사망확정 판결을 받아냈다. 이를 근거로 보험금을 타려던 박씨와 국내에 몰래 숨어들어와 찜질방과 PC방을 전전하던 김씨의 사기행각은 경찰 수사로 덜미가 잡혔다. 김씨는 3년, 박씨는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보험사기범은 10대부터 70대까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직업도 무직, 일용직, 회사원, 학생, 자영업자, 병원 및 정비업소 종사자, 운수업 종사자, 보험업 종사자, 군인, 공무원, 운동선수 등 광범위하다.
수년 전부터 정부와 금감원, 검찰과 경찰, 보험업계가 나서서 보험사기 대책반을 만들고 관련 범죄 척결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보험범죄가 이처럼 갈수록 횡행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그 근저에 사회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에 배금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빈부격차가 심화하고 청년실업, 고용불안, 조기퇴직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한탕’을 노리고 보험사기에 뛰어든다는 것.
나이 불문, 직업 불문
지난 5년간 고액 사망보험금을 노린 사망·허위실종 보험사고와 관련한 204건(피보험자 30명)의 보험계약을 대상으로 최근 금감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시 피보험자가 유지 중인 보험계약은 1인 평균 4개 보험사에 6.8건으로 매달 109만 원의 보험료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보험료로 따지면 1308만 원으로 국민 평균 연간보험료(2010년 기준)의 5.2배다. 피보험자가 사망할 경우 사망보험금은 1인 평균 14억 원에 달했다. 피보험자 30명 중 70%의 보험계약은 사고 전 6개월 이내에 여러 건이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76.6%는 보험 가입 후 1년 이내의 단기간에 보험사고가 발생했다.고액 사망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의 특징은 교통사고로 위장한 살인, 약물·흉기를 이용한 살인, 살인교사 등 잔혹하고 끔찍한 수법으로 피보험자의 목숨을 빼앗는 점이다. 40대 초반 여성 채모 씨는 2011년 5~6월 자신의 어머니를 보험계약자이자 수익자로, 남편을 피보험자로 5개 보험사와 6건의 보험계약을 했다. 채씨의 남편이 사망할 경우 탈 수 있는 사망보험금은 총 11억 원. 보험 가입 얼마 후 채씨는 내연남 박모 씨와 그의 친구 김모 씨에게 5000만 원을 주고 남편을 살해해달라고 부탁했다. 박씨와 김씨는 같은 해 7월 채씨의 남편을 납치한 뒤 살해했다. 청부살인 당일 채씨는 경찰에 “연락이 두절된 남편이 납치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신고했다. 수사 끝에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중형을 면치 못했다. 살인을 교사한 채씨는 징역 23년, 납치와 살해에 가담한 박씨와 김씨는 각각 징역 22년, 8년을 선고받았다.
30대 후반의 보험설계사 이모 씨는 2000년 8월부터 13년간 아내를 피보험자로 5개 보험사와 18건의 보험계약을 했다. 아내가 사망하면 이씨는 총 5억4000만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다. 2012년 9월 이씨는 아내를 차에 태운 채 전남 순천-영암 고속도로를 달리다 갓길 쉼터에 승용차를 세웠고 차 뒷좌석에서 아내를 목 졸라 살해했다. 그 후 차를 달려 고속도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아내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처럼 위장했다. 하지만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라고 의심한 경찰의 수사 끝에 전모가 밝혀졌고, 대법원은 이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고액 사망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 범죄의 83.4%가 본인을 비롯한 가족, 친지에 의해 발생한다. 그중 배우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차지한다. 26.7%는 실종·사망을 가장해 보험금을 타내려는 피보험자 본인이 저질렀다.
치밀한 보험사기 범죄 계획을 세운 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끌어들여 목숨을 빼앗는 경우도 있다. 40대 중반 무속인 안모 씨는 언니와 내연남, 보험설계사와 공모해 자신이 사망하면 총 34억 원의 보험금을 탈 수 있도록 보험에 들었다. 한 달여 뒤 이들은 여성 노숙자를 집으로 유인해 사망에 이르게 한 뒤 곧바로 시신을 화장했다. 이후 죽은 노숙자가 안씨인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경찰에 덜미가 잡힌 안씨는 징역 7년, 그의 언니와 내연남은 각각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범행에 가담한 보험설계사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여성 노숙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살해 혐의가 명백히 입증되지 않아 살인죄는 면했다.
보험사기 범죄의식 낮아
보험사기 범죄가 늘어난 배경엔 희박한 죄의식도 자리 잡고 있다. 김소연 금감원 보험조사국 조사기획팀 부국장은 이렇게 말한다.“과거 우리나라 자동차보험 입원환자가 일본에 비해 10배가량 많았다. 좀 줄어든 요즘도 6~7배에 달한다.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신체가 허약해서 그렇게 많이 입원하겠나. 결국 보험금을 두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병원도 좋고 본인한테도 이득이 되니 이른바 ‘나이롱 환자’가 많은 거다. 국민이 이런 걸 범죄로 여기지 않아 지탄하고 비난하지 않으니 유사 사례가 끊임없이 생겨난다.”
보험연구원은 2009년 10월 서울과 경기 거주 성인남녀 803명을 대상으로 ‘보험사기에 대한 대중의 인식 및 태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10명 중 3명이 보험사기 행위를 용인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손실 과장’에 대해선 35.8%가 용인할 수 있다고 답했고, ‘편승 치료’ 34.8%, ‘고지의무 위반’ 32.3%, ‘사고 내용 조작’ 25.2%, ‘고의사고 유발’ 24.3% 순으로 용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미국의 보험사기 용인도 조사에선 같은 항목에서 2.2~4.9%의 결과가 나와 우리와 큰 인식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 부족은 선량한 가입자를 자신도 모르는 새 보험사기범으로 만들기도 한다. 50대 중반 주부 우모 씨는 지난해 경찰과 검찰에 불려 다니느라 곤욕을 치렀다. 여러 곳에 일을 다니느라 허리와 무릎 통증이 재발하자 동네 한의원을 찾은 우씨는 의사로부터 “보험에 가입한 게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한의원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보약을 지어가면 진단서를 꾸며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탈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
“찜찜했지만 보약을 지으려면 한 번에 몇 십만 원이 드는 데다 ‘다른 환자들도 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별생각 없이 하라는 대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과 검찰에서 출두하라고 해 가슴이 벌렁거리고 그 일로 남편과 싸우기도 했다. 다행히 보험사와 합의해 70만 원을 물어주고 끝났는데 나처럼 보험금을 물어낸 사람이 수십 명은 될 거다. 원장은 구속됐다.”
갈비뼈에 금이 가는 상해를 입고 치료를 받은 뒤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 설계사에게 연락한 70대 후반 조모 씨는 “하마터면 감옥 갈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보험설계사가 치료비만으론 보험금이 얼마 안 나오니 한의원에서 보약을 지어 먹고 치료받은 걸로 진단서를 떼 오라고 했다. 그러면 보험금을 몇 십만 원은 받아줄 수 있다고 했는데 그게 문제가 될지는 몰랐다. 그동안 낸 보험료가 수백만 원인데 지금까지 한 번도 탄 적이 없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아들한테 설계사 이야기를 했다가 ‘큰일날 소리 한다’고 혼이 났다.”
일반 사기보다 처벌 약해
보험사기 범죄는 갈수록 진화한다. 과거엔 생계형 단독범행이 많았다면 요즘은 보험사기 전문 브로커가 불법 사무장 병원이나 자동차정비업체와 결탁해 범행을 저지르고 환자와 병원, 일가족 등 여러 명이 집단으로 짜고 보험사기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었다. 최근엔 해외로 나가 보험사고를 조작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등 보험사기 범죄가 조직화, 집단화, 지능화, 국제화하고 있다.김은희 금감원 보험조사국 조사분석팀 수석은 “모든 연령대의 보험사기 혐의자 수가 증가한 가운데 특히 최근엔 50대 이상 고령층과 주부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허위·과다 입원, 고지의무 위반 등 질병과 관련한 보험사기 비중이 증가하는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무직자인 고령층이나 주부는 병원에 입원하면 경우에 따라 보험사에서 치료비 외에 입원 일당을 받을 수 있고, 이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수익이 된다.
“과거 보험사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자동차보험사기 증가세가 최근 주춤한데, 이는 차량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 확산으로 적발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대신 생명보험과 장기손해보험을 이용한 사기가 늘었다. 특히 여러 건의 보험에 가입한 후 고액의 입원보험금을 노리고 ‘사무장 병원’을 전전하는 ‘나이롱 환자’ 등 조직적 사기가 급증했다.”(김은희 수석)
좀처럼 줄지 않는 보험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금감원은 최근 민영 보험사가 운영하는 보험가입내역조회시스템(정액담보시스템)을 개선하도록 했다. 또한 금감원은 보험사기인지시스템(IFAS)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구축 중인 보험사기 상시감시 시스템은 올해 1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회를 비롯해 보험업계, 보험 관련 전문가 일부에서 보험사기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보험사기죄’ 신설과 처벌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보험사기는 형법 제347조에 따라 사기죄로 처벌된다.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이 일반 사기보다 상대적으로 약하다 보니 죄의식 없이 범죄에 뛰어든다는 분석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형민 연구위원이 지난 5년(2008~2012년)간 발생한 보험범죄 형사판례 1017건을 분석한 결과, 보험사기 피의자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비율은 5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집행유예 26.3%, 징역 22.6%였다. 그에 비해 2011년 기준 일반 사기범의 징역형 비율은 45.2%, 벌금형은 27.0%였다.
“보험사기는 종류가 많고 워낙 광범위해 일반 사기죄로는 보험사기의 특수성을 다 담아내기 어렵다. 현행 법체계와 분류 방식으로는 보험범죄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도 힘들다. 보험사기 예방 및 감소를 위해 형법 개정 또는 특별법 신설로 보험사기 죄명을 따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박형민 위원)
현재 국회엔 보험사기 방지와 관련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정안(박대동 의원 발의), 형법 개정안(김학용·백재현 의원 발의) 등이 계류돼 있다. 이들 법안엔 보험사기죄 신설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보험업계를 비롯한 보험사기 관련 전문가들은 “현 국회 상황을 보면 이번 회기 내 통과는 불투명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보험사기죄’ 신설해야
금감원은 보험사기죄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예전 우리 부모나 그 윗세대들은 선거철에 고무신 한 켤레, 막걸리 한 잔 받아먹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그게 죄라고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30~50배 과태료를 물리니 출마자에게서 공짜로 뭘 받아먹었다간 큰일나는 줄 다 안다. 죄라는 걸 아니까. 보험사기도 마찬가지다. 보험사기죄를 따로 만들면 보험사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범죄도 줄 것이다.”(김소연 부국장)
“ ‘보험사기죄’를 신설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무조건 형량을 올려놓으면 범죄혐의 입증이 중요해져 보험사기범 처벌이 되레 어려워질 수 있다. 살인 등 중대 범죄가 겹친 사건이 아니면 보험사기는 수사기관에서 강력사건에 밀리기 쉽다. 사전에 우리가 철저히 조사해서 혐의를 입증한 다음 넘겨주면 수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이준호 금감원 보험조사국장)
보험업계와 관련 전문가들은 보험사기로 새나가는 금액이 연간 4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보험사기는 적발하기 쉽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조직폭력배가 낀 일가족 보험사기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중 50대 중반 무속인 이모 씨 자매는 구속되고 조카인 30대 후반 조폭 김모 씨 등 일가족 9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2002년부터 10년간 입원 치료가 필요 없는 고혈압, 당뇨, 위궤양 등의 병명으로 전국의 병원 44곳을 돌며 허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수법으로 26개 보험사로부터 17억 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았다.
같은 해 12월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벼운 질병으로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는 수법으로 10년에 걸쳐 8억5000만 원의 보험금을 타낸, 조직폭력배 형제가 낀 일가족 보험사기단 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도 전국 20여 곳의 병원을 돌며 보험사기 행각을 벌였다.
탈북자 교육도 절실
이처럼 무차별적 보험 범죄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보험사에 재정적 부담을 안길 뿐 아니라 보험료 인상 등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선량한 보험가입자에게까지 피해가 돌아가는 것. 보험사기에 주로 악용되는 허위 입원과 과잉진료는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쳐 국민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더욱이 살인, 상해 등 강력범죄와 연계된 보험사기는 사회불안 요인이 된다.박형민 위원은 “탈북자를 대상으로 한 보험사기 관련 교육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형사판례를 분석하다 의외로 탈북자들이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사례가 자주 눈에 띄었다. 탈북자들은 국내 입국 전 도피 기간에 지병을 얻는 경우가 많은데, 입국 전 병력(病歷)을 확인할 수 없는 점을 악용해 브로커들이 조직적으로 범죄를 알선하거나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를 잘 모르고 경제적으로 열악한 탈북자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보험사기 유혹에 빠져들거나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