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밀착 취재

싱글족 천태만상 라이프스타일

미래보다는 현재, 고독은 친구, 섹스는 선택, 취미는 필수

  • 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싱글족 천태만상 라이프스타일

2/6
호주제를 비롯한 결혼제도의 불합리성도 30∼40대 싱글 여성을 증가시킨 또 다른 이유다. 현재 비혼동거(非婚同居) 중인 그래픽 디자이너 A(36)씨가 그런 케이스다.

“제 자신이 아닌 누구의 처가 되어야 하는 결혼제도가 싫었어요. 지금 사귀는 남자친구도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이 되는 것이 싫다고 했고요. 서로 합의 하에 동거중입니다.”

그는 내년 중으로 아이를 가질 계획이다. 아이를 낳고 양육할 권리가 모두 여성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그는 아이를 낳아 자신의 호적에 입적할 생각이다.

마산 MBC PD이자 ‘나는 일부일처제가 싫다’의 저자 임혜숙(45)씨는 ‘돌아온 싱글’이다. 그는 2001년 12월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은 후에야 비로소 정상인이 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현재 딸 셋을 혼자 키우고 있는 그는 며칠 전 ‘일가’를 창립했다.

“결혼하면서 제 호적이 아버지에게서 남편으로 옮겨가는 것을 보고 그때부터 이혼을 예감했어요(웃음). ‘본 적’도 없는 곳이 제 ‘본적’이 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여겨졌고요. 이혼 후 아버지 밑으로 들어가지 않고 ‘분가’했습니다. 현재 제가 호주이고 제 밑으로 딸 셋이 등재돼 있습니다.”



그는 이혼하고 나서 사람들을 만날 때 좋은 점만 보게 됐다고 강조했다. 남편의 경우 배우자로 바라봤기 때문에 모든 것이 완벽하기를 바랐고 자연히 남편에게 실망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니 어떤 사람을 만나든 약점보다는 장점만 보게 된다는 것.

한편 30대 중반 이후 싱글남성은 여성에 비해 그 비율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 이들이 싱글을 선택한 이유는 자유 추구와 가족 부양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

“일은 결혼하면 오히려 잘할 것 같아요. 또 부양가족이 있으니까 연말정산도 많이 받고 세금도 적게 내지요. 아내가 재테크를 해주니까 재산 불리기에도 유리하고요. 하지만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아웅다웅 살아가는 모양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결혼한 친구 하나는 주말에 일부러 잔다고 털어놓더군요. 괜스레 깨어 있어 봐야 돈만 쓴다나요. 자녀 교육비 때문에 살기가 빠듯한데 가족들과 외출했다가 지출이라도 하게 되면 한 달 살림살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다면서. 또 다른 친구는 요즘 유행하는 노래, 영화, 드라마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이렇게 찌들어 사는 것이 과연 행복일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신문사 기자인 B(39)씨는 장남에 집안 종손이다. 그런만큼 부모로부터 결혼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았지만 그는 “하고 싶은 일은 모두 할 수 있는 지금이 좋다”고 한다. 그는 신문사 일 외에도 주말에 외국인을 위한 관광 가이드를 하는 등 부업도 하고 있다. 또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취미생활도 만끽하고 있다.

“전 50세 전후가 되면 세계 여행을 떠날 계획입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벌 수 있을 때까지는 열심히 벌어두려고요(웃음).”

“평생 한 남자와의 섹스는 가혹한 일”

싱글의 삶에 경제력은 필수. 마음껏 놀 수 있는 자유 역시 경제력에서 나온다. 실제로 35세가 넘어간 싱글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웬만한 사회적 지위와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 이에 따른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

전경화씨는 미추홀을 운영하면서 ‘밥 벌어먹기’가 힘들었다면 결혼을 했을 거라고 털어놓았다. 일이 잘돼 돈벌이가 됐기 때문에 혼자 살아도 별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

“싱글이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사업을 벌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족이나 생계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까 정말 훌륭하지만 국내 인지도가 떨어지는 음악가의 공연도 과감히 기획했거든요. 그래서 손해본 적도 있었지만 대박을 터뜨린 적도 많았죠.”

싱글의 낭만과 자유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코드는 바로 자유로운, 아니 자유로울 수 있는 성(性)이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30대 중반의 싱글 남성 C씨는 “결혼생각이 없기 때문에 쿨하게 만날 수 있는 여자와만 성관계를 가진다”고 말한다.

“어찌 보면 제가 싱글이고 당분간 결혼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여성으로서도 저와 편하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 미혼이지만 애인을 통해 성적 즐거움을 얻고 있습니다. 아무리 사랑해서 결혼한다고 해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3년 이상 가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그 후로는 정으로만 산다는데. 왜 그 좋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한번만 느끼고 평생을 살아야 하는 거죠? 전 결혼하면 분명 바람을 필 것 같아요(웃음). 저는 결혼이라는 굴레에 얽매이지 않고 만나는 여자들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만약 요즘 여자들이 결혼하기 전에 성관계를 가지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면 싱글을 주장할 수 없었을 거예요.”

2/6
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목록 닫기

싱글족 천태만상 라이프스타일

댓글 창 닫기

2019/09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