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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아이들의 인생 마라톤에서 든든한 동반자가 돼주고 싶다”

소년범들에게 감사 편지 받는 ‘촌놈 검사’ 이상대

  • 박은경│신동아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아이들의 인생 마라톤에서 든든한 동반자가 돼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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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길단다”

“아이들의 인생 마라톤에서 든든한 동반자가 돼주고 싶다”

이 검사는 지난해 10월 그동안 후원해온 소년범 3명과 함께 마라톤 10㎞ 구간을 완주했다.

“제가 만나는 아이들은 대부분 스무 살 전후예요. 그런데도 저를 만나면 늘 반갑게 달려오지요. 사람의 정이 그립구나 하는 걸 느낄 때마다 안쓰럽습니다. 이 아이들은 누군가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안을 받아요. 꼭 제가 아니라도 누군가 이런 역할을 해줘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지요.”

이 검사는 지난해 10월, 이 아이들 중 세 명과 함께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단축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아이들은 이 검사가 사준 새 운동화를 신고 난생 처음 10㎞를 완주했다.

“한 친구는 뛰면서 쉼 없이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외치더군요. 그걸 보면서 같이 마라톤 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인생은 한순간 결정되는 게 아니라, 마라톤처럼 긴 거리를 달려야 하는 거라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이날 아이들은 이 검사와 더불어 뛰며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었다. 이 검사는 “아이들이 그것을 몸소 느낀 건 큰 수확”이라고 했다. 그는 소년범들을 돕는 것과 동시에 서울시립소년의집(꿈나무마을)에서 생활하는 12세 여자 어린이 두 명도 후원하고 있다. 대부분 미혼모의 자녀인 그곳 아이들은 원장 수녀를 ‘엄마’, 사회복지사를 ‘이모’라고 부르며 자란다.



“이 아이들은 친부모를 만날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부모 대신 조금이라도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해주려고 노력하지요. 기회 될 때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데리고 다니며 밥 먹고 이야기도 해요. 이 아이들이 커서 사회에서 잘 설 수 있게 끝까지 돌볼 생각입니다.”

그가 사회의 어려운 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1988년부터. 고려대 법학과 졸업을 앞두고 사법시험 1차 합격에 실패한 뒤 초조하고 울적한 마음에 오토바이를 타다 넘어졌다. 오토바이와 함께 아스팔트 위로 미끄러졌는데 천만다행 큰 부상 없이 일어날 수 있었다.

“그 순간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혼자 사고를 냈으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고, 별 탈 없이 마무리됐으니까요. 그때 나도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이 검사는 그때부터 시작한 헌혈을 여전히 계속 중이다. 한 달에 한 번 적십자 혈액원을 찾아 성분헌혈을 한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한 달에 한 번 고향 충주 마을에 홀로 사는 어머니를 뵈러 가 옆 동네에 사는 10대 여학생 네 명과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자매 두 쌍인 이 아이들은, 모두 조손가정에서 살고 있다. 요즘 농촌에는 이 아이들처럼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맡겨진 아이가 적지 않다. 부부가 헤어지면서 각자 살길을 찾아 떠나느라 아이들을 늙은 부모 손에 맡기는 것. 조손가정은 대부분 살림이 어렵기 때문에 아이들은 부모 없이 자라는 고통에 빈곤까지, 이중고를 겪는다.

“앞으로는 부부가 이혼하려면 엄마 아빠 중 어느 쪽이 아이를 돌볼 건지 미리 정하도록 해야 할 것 같아요. 그걸 합의하지 않으면 이혼을 불허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아이들 역시 간호사, 미용사, 조리사 등 다양한 미래를 꿈꾼다. 이 검사는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격려하고 응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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