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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앞둔 50대여, ‘입구관리’보다 ‘출구관리’를!

‘은퇴學 고수’ 강창희 대표의 조언

  • 강창희 │미래와금융연구포럼 대표 forumkang@naver.com

퇴직 앞둔 50대여, ‘입구관리’보다 ‘출구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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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정 대부분이 이런 형편인데 금융기관에서는 “편안한 노후 생활을 하려면 10억 원은 있어야 한다. 최소한 7억 원은 필요하다”는 식의 자료를 발표하고 언론매체들은 이를 인용해 보도하곤 한다. 물론 미래를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뜻이겠지만, 보통사람들의 처지에선 먼 나라 얘기다. 사람들이 단기간에 돈을 불리려는 유혹에 빠지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사정 탓인지 부동산 기획사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서점에는 ‘재산 X배로 불리는 법’ ‘X억 원 만들기’와 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재테크 서적들이 넘쳐난다.

서울에서 4년 동안 특파원으로 일하다가 귀국한 한 일본 언론인은 이렇게 비꼬았다.

“한국 사람들은 돈을 버는 방법, 즉 입구(入口)관리에는 참으로 열심이다. 그런데 나이 들어 돈이 모자랄 경우에는 어떻게 맞춰 살 것인지, 그리고 부자가 됐을 때는 그 돈을 어떻게 아름답게 쓸 것인지를 생각하는 출구(出口)관리에 대해서는 너무나 공부가 안 돼 있는 것 같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이런 내용을 가르치지 않는 것 아닌가.”

이 말을 듣는 순간 한편으로는 불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렸는지 모른다. 지금 우리 사회 분위기를 볼 때 그다지 틀린 말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열심히 일했는데도 노후 생활비가 모자라는 사례는 미국, 일본 같은 선진국에도 많다. 그들은 어떻게 노후 생활을 할까. 우선 형편에 맞춰 살아갈 방도를 궁리한다. 체면을 버리고 재취업해 허드렛일이라도 해서 한 푼이라도 생활비를 벌겠다는 각오를 한다.



40여 년 전 필자는 일본 증권업계에 파견돼 연수를 받던 중 증권보관기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보관시설을 견학하면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70세는 돼 보이는 노인 100여 명이 둘러앉아서 증권을 세거나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안내자에게 젊었을 때 무슨 일을 하던 분들인지 물었더니 공무원, 기업체 간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던 분들이라고 했다. 보수도 시간당 500엔, 우리 돈으로 5000~6000원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필자가 머물고 있던 곳은 비즈니스호텔이었다. 특급호텔이 아니라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저녁 때 호텔로 돌아가면 낮 시간에 프런트 데스크에서 근무하던 젊은 여성들은 퇴근하고 할아버지들이 밤 당번으로 교대근무를 하고 있었다.

두 사례를 목격한 것만으로 일반화하기는 무리겠지만, 그때 든 생각은 ‘정년 후에도 일을 하려면 화려하고 권한 있는 일은 젊은 사람에게 양보하고, 어찌 보면 저런 허드렛일에 가까운 일을 해야 하는 것이구나, 나도 오래 살아야 할 텐데 저런 준비를 하고 살아야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재취업에 성공하려면

그 무렵 일본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8%대로 지금 우리나라 고령인구 비중(10%) 보다 낮을 때였다. 하지만 그때 이미 일본 노인들은 체면을 버리고 일하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돼 있었던 게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 직장인의 노후자금 준비 정도를 비교하면 우리가 일본보다 훨씬 열악한 수준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퇴직 후에도 재취업해서 부족한 생활비를 벌지 않으면 안 될 형편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청년실업이 넘쳐나는 현실 속에서 정년퇴직자가 재취업을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주 특별한 마음가짐과 노력이 필요하다.

재취업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재취업의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인식을 갖는 것이다. 퇴직자들을 보면 대부분 퇴직 직후엔 마땅히 오라는 곳도 없는 데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적극적인 재취업 활동을 하지 않고 몇 개월을 보낸다. 그동안에 소득 감소에 따른 경제적 압박감과 가정과 사회 내에서의 자기 존재감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뒤늦게 재취업 활동에 뛰어들어보지만 공백 기간을 가진 만큼 취업은 더 어려워진다. 주위에서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퇴직 전부터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재취업에 대한 강한 의지야말로 재취업 성공의 첫 번째 포인트다.

둘째,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다. 지금처럼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는 시대에 재취업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젊은 세대가 할 수 없는 일, 혹은 하려고 하지 않는 일을 찾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보면 결국 허드렛일에 가까운 경우가 많고, 이전과 똑같은 일을 해도 급여는 비교가 안될 만큼 낮아질 수 있다. 그런 경우 자신의 가치가 떨어진 게 아니라 전 직장에서 연공서열에 따라 공헌도 이상으로 받았던 금액을 못 받게 된 결과라고 생각하고 눈높이를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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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미래와금융연구포럼 대표 forumk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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