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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논쟁

한글판 ‘삼국지’ 오류에 대한 반론

날카롭지만 검증 안된 일방적 주장은 곤란

  • 글: 전홍철 우석대 교수·중문학

한글판 ‘삼국지’ 오류에 대한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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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중작가 리동혁씨가 지적한 한글판 ‘삼국지’의 오류에 대해, 황석영 ‘삼국지’를 교열하고 해제를 쓴 전홍철 교수가 반론을 보내왔다.
  • 전교수는 이번 지적이 국내 삼국지 번역계를 돌아보게 한 계기가 됐다는 데 의미를 두면서, 그러나 리씨의 주장 역시 철저한 점검을 전제로 수용해야 함을 강조했다(편집자).
한글판 ‘삼국지’ 오류에 대한 반론
국내 삼국지 번역의 오류에 대한 리동혁 선생의 날카로운 지적들은 그동안 객관적인 점검이 거의 전무한 채 진행돼온 소설 삼국지 번역풍토에 자성의 계기를 마련해준 소중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리선생의 삼국지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많은 부분 공감하고 존경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 필자는 특히 황석영본 삼국지의 교열자로서 번(煩, 繁의 오자), 상하이(‘강소고적출판사’의 오류), 양쪽(‘남쪽’의 오류), 천계(天戒, ‘본시 술을 마시지 못해’의 오역), 수국((원수,수) 國, ‘적국’의 오역) 등 황석영본의 번역 오류와 오자에 대한 지적을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하고자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유감스럽게도 리선생이 오류로 지적한 내용 중에는 잘못된 부분이 많고, 무엇보다 번역자와 교열자, 출판사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일방적이면서도 과장된 부분이 있어 바로잡고자 한다. 황석영본의 교열은 일러두기에서 밝힌 바대로 인민문학출판사의 2002년판 ‘삼국연의’를 근간으로 하고, 미심쩍은 부분은 중국의 다른 판본과 진수의 ‘삼국지’, 그리고 언해본을 위시한 기존 국내 번역본과 일본판 삼국지 등을 꼼꼼히 대조하여 수많은 오류를 바로잡으면서 진행됐다. 리선생의 말대로 이러한 작업에서 “완벽은 천사의 꿈”이겠지만, 황석영본이 그간 국내 번역본들이 가진 오류를 최소화했다는 점만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한글판 ‘삼국지’ 오류에 대한 반론

전 10권과 부록으로 된 황석영 ‘삼국지’

또한 문체에 있어서도, 원래 의미와 우리말의 유려함을 살려 어색한 한문·번역문투를 탈각하고 정확하면서도 읽기 쉬운 판본이 되었음은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증언하는 바다. 교열자로서 필자는 현재 황석영본의 오자와 오류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며, 지속적으로 성실하게 바로잡을 것을 약속드린다. 리선생을 포함한 모든 분의 지적에 귀기울이며 엄정한 확인을 거쳐 반영할 것이다. 그러나 단행본의 통상적인 오류 수준을 넘지 않는 몇몇 사항을 일반화하여 황석영본 삼국지마저 수준 이하로 격하하는 리선생의 지적은 무리한 것으로, 이에 대해서 구체적 사례 몇 가지를 들어 얘기하고자 한다.

첫째, 리선생은 필자가 삼국지 해제(제10권)에서 인용한 당나라 시인 이상은의 ‘교아시(驕兒詩)’의 ‘교아’가 ‘버릇없는 아이’로 잘못 번역되었으며 이는 중국어를 바로 알거나 이 시의 전문을 찾아보았다면 나올 수 없는 황당한 번역이라고 비판하였다. 그러나 이야말로 황당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교아시’는 이상은의 응석받이 아들이 집에 온 손님들의 외모를 보고 장비의 수염 같다고 버릇없이 놀리고, 등애가 말 더듬는 것 같다고 비웃는 내용을 담은 시이다.

‘중국어사전’(대중한사전, 고대 민족문화연구소, 1995년 초판, 1052쪽)에서 ‘교아’를 찾아보면, ①버릇없는(응석 부리는) 아이, 떼쟁이 ②총애하는 아이의 두 가지 해석이 있고, 중국에서 출간된 ‘중조(中朝)사전’에도 ‘제멋대로 자라 버릇없는 아이, 총애를 받는 아이’라고 되어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중국어사전인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 제12권, 大修館書店) ‘교아’조에도 이상은의 시를 예문으로 들면서 ‘버릇없는 아이(わがままむすこ)’로 번역하고 있다. 일본의 삼국지 전문가로 유명한 교토대학 김문경 교수의 예에서 보듯(‘삼국지의 영광’, 사계절, 41쪽) 국내외 많은 중문학자들이 ‘교아’를 ‘버릇없는 아이’로 푸는 것은 명확한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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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홍철 우석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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