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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 출신 첫 경찰청장 강신명

  • 글·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동아일보

경찰대 출신 첫 경찰청장 강신명

경찰대 출신 첫 경찰청장 강신명
“처신이 무난하고 처세에 능하지만 소신이 약한 편이다.”(경찰대 1기 고위간부)

“합리주의자이자 실용주의자로, 일선의 기대감이 크다.”(경찰대 2기 고위간부)

강신명(50) 신임 경찰청장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다. 강 청장의 경찰대 한 해 선배인 1기와 동기인 2기 사이의 묘한 기류가 엿보인다. 경찰대 출신으로는 처음 경찰 수장에 오른 강 청장은 온건하다는 평을 듣는다. 그래선지 경찰 내에선 조직의 화합을 기대하는 목소리와 조직의 위상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교차한다.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강 총장은 대구 청구고를 졸업했다. 천재형이라기보다 노력파에 가깝다는 평가다. 자기 목소리 안 내고 조용히 내실을 다져온 실무형으로 통한다. 그의 경찰대 동기생은 “강 청장을 보면 재학 시절에 두드러진 것과 조직에서 잘나가는 것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그는 총경 이후 여러 요직을 거쳤고 시류도 잘 탔다”고 말했다. 후배인 중견 간부는 “후배들의 평판은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그 선배가 청장까지 오를 줄은 몰랐다”고 귀띔했다.

강 청장은 경력만으로 보면 손색이 없다. 경무관 시절 행정안전부 치안정책관으로 파견된 데 이어 서울지방경찰청 경무부장을 지냈다. 치안감이 돼선 경찰청 핵심 보직인 수사국장과 정보국장을 차례로 맡았다. 이후 경북지방경찰청장과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을 거쳐 경찰 2인자인 서울지방경찰청장(치안정감)에 올랐다.

청와대 비서관 경력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거론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청와대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는 얘기를 들은 이성한, 김기용 전 청장보다는 낫겠지만, 경찰 위상을 강화하는 데는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직 장악력에 의문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들린다. 현재 경찰대 1기 중 경무관급 이상 고위간부는 10여 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한 고위간부는 “강 청장 인사를 보면서 청와대가 경찰 조직을 함부로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조직이 약체가 된 느낌”이라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검찰과 부딪치는 일 없도록 하겠다”

강 청장은 겉치레와 권위주의를 배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앞에 과시하는 걸 싫어해 관례를 깨고 식목일 기념식수 때 푯말에 이름을 새기지 않았다거나, 서울경찰청장 시절 한동안 사무실에 명패를 두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또 상사가 아랫사람들을 끌고 다니는 ‘서열 식사’를 싫어해 참모들에게 ‘따로 식사할 자유’를 줬다고 한다. 그와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한 동기생은 “성실성과 업무 집중도가 남다르다.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뛰어나다”고 호평했다.

9월 12일 강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그는 ‘정식 인터뷰’가 아님에도 친절하고 성실하게 답변했다.

▼ 조직 장악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나이는 적지만 입직(入職)한 지 28년 됐다. 주요 직책을 두루 맡았고 청와대 근무도 두 차례 했다. 경찰 인맥을 다 꿴다. 내가 구상하는 경찰은 현장 중심, 업무 중심 조직이다. 각계 전문가 의견을 청취해 조직을 잘 추스르겠다.”

▼ 경찰의 위상을 지키려 청와대와 충돌하는 것도 피하지 않았던 조현오, 허준영 전 청장과 달리 무난해서 발탁됐다는 시각도 있다.

“부인하지 않겠다. 내 스타일과 살아온 길이 그렇다. (검·경)수사권 조정만 해도 대결과 대립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게 내 소신이다. 수사 역량을 키우고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국민과 국회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 수사권 문제로 검찰과 부딪치는 일은 없겠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

그는 단계적으로 수사권 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반대와 검찰 출신이 다수 포진한 국회(법제사법위원회)의 비협조를 어떻게 돌파할지를 묻자 “국민의 신뢰 확보”를 거듭 강조했다.

▼ 청와대에서 경찰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경무관 이상은 대통령에게 인사권이 있다. 다만 나는 조직의 수장으로 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해 설득하겠다.”

▼ 연말 인사가 주목된다. 경찰대 1기를 비롯한 선배들에 대한 인사를 어떻게 할지….

“경찰대 졸업기수는 졸업연도에 불과하다. 철저히 능력과 경력 위주로 인사하겠다. 특정 기수나 출신을 고려하지 않겠다. 경찰대 1기라도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요직에 중용하겠다.”

▼ 치안과 관련해 범죄 이전에 경찰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전문용어로 예방경찰 활동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사후에 범죄를 적발해 사법처리하는 데 무게를 뒀다. 앞으론 사전에 범죄를 예방하고 차단해 국민의 피해를 줄이는 데 주력할 것이다. 사실 그것이 경찰활동의 본질이다.”

신동아 2014년 10월 호

글·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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