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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에이전트’가 태극전사 발목 잡는다

한국축구 스포츠마케팅은 D학점

  • 전용준 스포츠투데이 기자 toto@sportstoday.co.kr

‘불량 에이전트’가 태극전사 발목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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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한국 축구선수들의 해외 진출설이 무성하다. 그러나 송종국 이을용 차두리 외에는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우리 선수들이 제값을 받고 유럽 무대에 진출하려면 국내 에이전트들의 주도면밀한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 녹색 그라운드에 쿠데타를 일으켰던 태극전사들의 해외진출 전략과 문제점 정밀 분석.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열기가 두 달이 넘도록 가시지 않고 있다. 연일 관중 신기록을 기록중인 K리그의 폭발적인 인기, 월드컵을 통해 탄생한 축구 스타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의 중심이 되고있다. 하지만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했던가. 4강에 진출하며 마치 대표팀의 모든 선수들이 유럽의 빅리그로 진출할 것처럼 떠들어대던 신바람과 지금의 현실은 판이하게 다르다.

이을용이 유럽리그 중에서도 가장 거칠고 열악하다고 소문난 터키리그에 둥지를 틀었고, 차두리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과 계약 후 올시즌 1부로 올라온 약체 빌레펠트로 임대되었다. 그나마 송종국 정도가 사정이 나은 편. 송종국의 소속팀 부산아이콘스는 8월12일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구단과 이적료 400만달러에 완전 이적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안정환, 이영표, 이천수, 유상철 등 나머지 선수들의 유럽진출과 재이적은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은 채 꼬여만 가고 있다. 유럽리그 시작은 대략 8, 9월, 이미 때를 지났다는 소리가 높다. 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 선수들의 해외진출이 좌절되는 상황에 대해 여러 원인을 지적한다. 한국 에이전트들의 능력 부재와 아시아 출신의 한계, 소속 구단들의 무성의와 자기 보신주의 등등…. 하지만 그중에도 가장 눈총을 받는 부분이 바로 부실한 국내의 선수 에이전트다. 이들의 무능력과 여기에 잇따르는 도덕성 부재, 안일한 구단과 선수들의 무지 등이 뒤섞여 곧바로 갈 수 있는 유럽 진출의 길이 여러 가닥으로 꼬이고 있다.

매니저사, 위임장 남발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안정환. 2000년 이탈리아 페루자에 진출한 그는 그간 두 번의 임대와 계약연장 등의 협상을 거치며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결국 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골든골을 터뜨린 대가로 이탈리아 페루자로부터 “입단 당시 샌드위치 하나 살 돈이 없는 길 잃은 양이었다”는 폭언마저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미로처럼 얽힌 계약관계 때문에 변변한 저항 한번 제대로 못했다. 결국 안정환은 영국이 아닌 적들로 가득한 페루자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상한 모양새를 보이고 말았다. 물론 안정환이 두 시즌 동안 이탈리아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해 월드컵 전에 이적할 팀을 찾지 못한 점이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폭등한 인기를 바탕으로 확실한 구단 하나 섭외하지 못한 에이전트의 로비력과 섭외력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안정환 본인의 문제도 끼어있다. 이미 계약한 매니저사가 있음에도 확실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자 여기에 불안을 느껴 월드컵 직전 다른 에이전트에게 위임장을 써주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그 결과 유럽 구단,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에 안정환의 위임장이 집중적으로 남발되었고 접촉 구단들은 모두 “어떤 대리인이 진짜 대리인인지 가려지기 전에는 협상에 들어갈 수 없다”며 전격적으로 협상을 중단했다. 위임장을 받은 한국의 에이전트들이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유럽의 현지 에이전트에게 위임장을 다시 넘기는 과정에서 ‘하청위임장’이 양산된 것이다.

이처럼 협상 당사자가 혼란을 겪게 되면 선수의 몸값은 낮아지고 협상 파트너는 입맛에 따라 많은 부분을 얻어낼 수 있다. 결국 페루자와 안정환의 매니저사는 난마처럼 얽힌 협상을 풀기 위해 ‘창구 단일화’라는 방안을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모든 물음은 결국 돈으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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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준 스포츠투데이 기자 toto@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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