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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남궁석 정보통신부 장관

“인터넷 모르면 개인도 국가도 망한다”

  • 안기석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인터넷 모르면 개인도 국가도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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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장관은 그 실례로 우체국에서 이포스트(e-post)를 통해 특산물을 팔고 있는 예를 들었다. 지난해 입시철에는 엿만 8000만원어치를 팔았다는 것.

남궁 장관은 앞으로 국가의 흥망은 인터넷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1998년말 현재 인터넷 이용자수는 1억5000만명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1억명이 늘어나 1999년도 말에 약 2억5000만명이 됐고, 이 속도로 나가면 2005년 안에 인터넷을 이용하는 전세계 네티즌이 7억명 이상이 될 것입니다. 인터넷 나라에서는 여권이 필요없기 때문에 어느 국가에도 갈 수 있습니다. 종교나 이념, 그리고 인종과 관계없이 누구나 갈 수 있는 열린 사회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 상품, 문화, 정보도 거기에 경쟁력있게 진열할 수 있어야 됩니다. 이처럼 인터넷 나라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개인, 기업, 국가는 앞으로 계속 번영할 것이고 자기 상품, 정보, 문화를 진열할 수 없는 개인, 기업, 국가는 소멸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대하게 탄생하는 인터넷 나라에 대해서 우리가 충분히 인지하고 교역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됩니다.”

― 교육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는데… .



“대학 교육에서 입학 정원의 벽은 깨질 겁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많은 학생들이 교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지요. 지역적 한계도 무너집니다. 서울에 앉아서 미국 MIT 교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연령도 파괴될 겁니다. 그래서 새로운 시스템의 교육이 시작되는 거죠.”

― 일각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교육이 교수와 학생간의 스킨십 부족이라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에 ITU라는 사이버대학이 있습니다. 이 대학 총장과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했는데 그걸 보완하는 방법이 있다는 겁니다. ITU에서는 한 학기가 끝날 때 테네시 계곡이나 하와이 리조트에 모여서 3주정도 워크샵을 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3주정도 스킨십을 가지면 상당히 보완이 된다고 합니다.”

― 인터넷에서는 영어가 공용어처럼 됐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주장이 있습니다만… .

“영어는 인터넷 나라에서는 거의 필수가 돼 있고, 두 번째로 떠오르는 언어가 중국어입니다. 그래서 MIT의 네그로폰테 교수는 저와 얘기를 나누다가 ‘너희 나라는 지정학적인 조건이 그러니까 영어외에도 중국어를 마스터하라’고 해요. 현재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10만명이고 중국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1만명 정도되는데 앞으로 중국에도 한 10만명 정도 가서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인터넷으로 인해 사라지는 직종과 뜨는 직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앞으로 대리점은 사라지고 택배업이 급속도로 발전합니다. 미국에서 없어지는 직종 중 하나는 보험 세일즈맨입니다. 인터넷에 자신과 관련된 자료을 입력하면 모든 것을 다 해결해줍니다. 보험 세일즈맨이 더 이상 필요없죠. 인터넷으로 뜨는 업종은 사이버 증권입니다.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는 세계 1등입니다. 전체 거래량의 45% 이상이 사이버 시장에서 거래가 됩니다. 직접 뛰어다니면 전장에 한번 후장에 한번 밖에 거래를 못하지만 인터넷에서는 하루에 10번도 거래할 수 있습니다.”

말은 잘해도 돈은 못 벌어

주식 이야기가 나온 김에 즉흥적인 질문을 던져 보았다.

― 투자가에게 어떤 종목의 주식을 추천하겠습니까?

“제가 벤처기업에 투자하라고 했다가 손해를 보면 남궁 장관의 말을 듣고 주식을 샀다가 망했다고 할 것 아닙니까. 잘 선정해서 투자해야죠. 우선 그 벤처기업에 기술력이 있어야 합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가치가 함께 상승해야죠. 자본금은 10억인데 기술이 뛰어나 시장 가치가 한 100배쯤 된다면 안전한 기업이죠.”

― 직접 투자를 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저는 나이가 많으니까 모험은 못하겠죠. 반은 전자나 반도체쪽으로 투자하고 반은 벤처 기업쪽에 투자할 겁니다. 이것도 잘 알아서 해야 되죠. 수학 교수가 계란값을 잘못 치를 수 있듯이 정보통신장관이니까 말은 잘하지만 돈은 못벌어요. 그래서 주식 투자는 하지 않습니다.”

― 남궁 장관께서 정부의 벤처사업으로 구상한 것이 국민 인터넷 PC사업인데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이 사업은 저소득층에게 PC를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겁니다. 이 정책은 주효했고 고가로 팔리던 대기업 PC의 가격도 50만원씩 다운시켰어요. 1년에 200만대가 팔렸다고 하면 1조원 정도는 국민들이 절약한 셈입니다. 금년에 400만대 가까이 보급될텐데 그렇다면 2조원 정도를 국민들이 절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업계 입장에서는 박리다매가 되겠지만 이것이 확대됨으로써 소프트웨어 산업도 확대되고 전자 상거래도 확대되어서 연관 효과가 큽니다. 이 사업을 보고 일본 사람들이 깜짝 놀랍니다. 어떻게 이런 정책을 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 이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었습니까?

“실무진들이 안을 냈고, 저도 아주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자란 사람이니까 동물적인 감각이 있죠.”

― 업계에 있다가 정부에 들어와서 보니 공무원들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공무원이 기업에 있는 사람보다 일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습니다만 와서 보니까 기본적으로는 유능합니다. 그런데 기업체만큼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은 법테두리 내에서 일을 해야 하니까 재량권이 없고 다른 부처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기업체보다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 요즘 정보통신부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몰린다고 하는데… .

“상위권에서 많이 옵니다. 이것도 유행이라고 봐야 되겠죠. 일거리가 많은 부서에 오고 싶어하니까….”

연봉 2억은 받을 수 있어

― 장관께서는 스스로 평가한다면 연봉을 얼마나 받아야 된다고 보십니까?

“내가 여기 오기 전에 이것 저것 합치면 연봉이 2억원 정도 됐으니까 그 정도면 지금 내 나이에는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벤처기업을 하는 사람은 1년에 몇십억을 벌 수 있지만 그건 다음 세대들의 얘기고 우리들 세대는 일에 만족하면서 살았어요.”

―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배후에는 ‘박정희식 리더십’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습니다. 앞으로 정보화 사회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터인데 민주화 투쟁을 오랫동안 한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지금 대통령께서 가지고 계신 정보화에 대한 정열이라면 마치 40년전에 산업사회로 진군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정보화 사회로 진군을 시작한 대통령으로 기억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금년도 대통령의 신년사를 보면 정보화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다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상당 부분을 대통령께서 직접 쓰셨다고 합니다.”

남궁 장관은 정보통신분야에서 세계적인 두각을 나타나고 있는 인물들과도 친분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 대한 평가가 어떤지 물어보았다.

“우선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을 들 수 있습니다. 그 분은 여러번 만났는데 한국에 오면 꼭 저를 만납니다. 빌 게이츠 회장이 초청을 해서 집에도 두 번이나 갔어요. 세계 최고의 부자가 5000만달러짜리 집을 지었잖습니까. 1997년도 5월달, 아직 집이 완성되기 전입니다. 시애틀에서 배를 타고 두 개의 호수를 건너서 빌 게이츠 회장댁에 갔는데 배를 타는 포트에 있는 식당의 사람들이 나와서 우리 일행을 보고 박수를 치더라고요. 마침 일행중 시애틀 출신이 있었는데 그 여자한테 시애틀 사람들이 빌 게이츠를 그렇게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면서 ‘빌 게이츠는 시애틀의 귀염둥이다(He is a son of Seatle)’라고 해요. 누구한테든 사랑을 받는다는 거죠.”

―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빌 게이츠 회장은 분배의 윤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빌 게이츠와 함께 일한 사람은 모두 부자가 됐어요. 미국의 10대 거부중에 1등 빌 게이츠, 2등 폴 앨런, 3등 스티브 발머가 모두 빌 게이츠와 함께 사업을 시작한 동료예요.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캠퍼스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1만5000명인데 이중 7000명이 백만장자입니다. 빌게이츠는 돈도 많이 벌었지만 돈 번 것을 자기 직원들한테 나눠줘서 다 같이 부자가 된 거예요. 아주 멋있는 거죠.

우리나라 기업가와는 좀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40년동안에 기업은 크게 발전했지만 기업체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퇴직을 하면 그날부터 버스 타고 다녀야 되거든요. 그래서 벤처기업으로 성공한 후배들한테 제가 그런 얘기를 해줍니다. 비트컴퓨터의 조현정 사장같은 사람은 20억원을 내서 장학재단을 만들었어요. 한글과 컴퓨터의 전하진 사장도 한 10억원 정도를 내서 전국 고아원에 PC를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1세기로 들어가는 벤처기업가들이 우리들의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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