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All That 프랜차이즈

‘통행세’ 대신 ‘로열티’ ‘갑질’ 아닌 ‘공동운명체’ 돼야

프랜차이즈 산업 40년 명암

  • 정 리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통행세’ 대신 ‘로열티’ ‘갑질’ 아닌 ‘공동운명체’ 돼야

1/4
  • 1977년 7월 24일 림스치킨이 첫 가맹 사업을 시작한 이래 한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40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잊을 만하면 터지는 본사 갑질 사건, 납품가 비리, 오너리스크 등으로 업계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신동아는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 40년을 되돌아보고 본사와 가맹점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전문가 좌담을 마련했다.

일   시    2017년 6월 30일
장   소    동아일보사 출판국 회의실
정   리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권영산|오앤이외식창업 대표, 한국지역경제살리기중앙회 창업컨설팅 분과위원장 |
김상문|세무법인 KNP 대표세무사,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겸임교수 |
배선경|법무법인 호율 변호사, 한국전문기자협회 ‘프랜차이즈 소송 부문 우수변호사’(2017) |


 # 사건 1 
부산에서 상담 온 김영원 씨는, 디저트 전문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을 하고 인테리어까지 마쳤으나 본사의 성의 없는 태도와 미숙한 대처에 실망해 계약을 해지하고자 했다. 문제의 가맹본부는 울산에 모델하우스 같은 큰 매장을 열고 부산·경남 전역에서 수십 명을 관광버스로 데리고 와서 홍보를 했고, 설립 1년도 안 돼 100여 개 가맹점을 모집했다. 하지만 가맹점 70%와 분쟁을 벌일 만큼 여기저기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몇 주일 후 김영원 씨는 본사로부터 계약 위반으로 소송을 당했다. 인테리어 계약까지 끝난 상태에서 중도해지했기 때문에 김씨에게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가맹본부가 다른 가맹점주들과 소송 중인 상황을 근거로 유리한 조정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 사건 2 

2016년 봄, 전주에 사는 30대 중반의 김재영 씨가 변호사를 찾아왔다. 담뱃값 인상과 실내 금연 등으로 무연담배가 크게 유행할 것이라 생각해서 세계 전자담배 1위 회사로부터 독점 공급을 받는다고 선전해온 업체와 총판 계약을 맺고 1억 원을 지급했는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물품을 받지 못했다. 이 업체는 ‘문영철’이라는 사람이 자기 어머니를 대표이사로 앉혀놓고 물품비만 챙기고 담배를 주지 않아 이미 여러 명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상태였다. 김재영 씨는 재판에서 승소했으나 해당 회사 명의의 재산이 없어서 판결금을 받지 못했다.

 # 사건 3 
올해 초 30대 초반에 식당을 4개나 운영하는 김창열 씨에게 한 프랜차이즈 본사 직원이 찾아와 “우리 대표이사가 OO그룹 오너 아들이다. 앞으로 수백억 원을 투자해서 확장할 것이니 미리 좋은 지역에 가맹점을 확보하라”고 했다. 이 말에 솔깃한 김씨는 즉석에서 가맹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수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김씨는 인테리어 공사 직전에 중단했다. 김씨는 변호사를 찾아가 본부에 지급한 가맹비와 설비 대금 300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상담했다.

 # 결말 
이 3개 사건에 등장하는 가맹본부의 실질적인 주인은 동일인이다. 문영철이라는 이름도 개명한 것이고, 본인 또는 어머니, 동생 명의로 가맹본부를 운영하면서 대박의 꿈을 미끼로 창업자들의 돈을 노리는 전형적인 프랜차이즈 사기였다. 얼마 전 첫 번째 사건의 피해자인 김영원 씨의 남편이 변호사에게 전화를 했다. 김씨의 남편은 대당 수억 원씩 하는 고급 외제차 판매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최근 우연히 차를 구입하러 온 문영철을 만났다고 했다.



“변호사님, 순간적으로 살인 충동을 느꼈습니다. 사람이 왜 한순간에 범죄자가 되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내용 일부와 당사자 이름은 바꿨지만 위 사례는 모두 배선경 변호사가 실제 진행한 ‘프랜차이즈 가족 사기단’ 사건이다. 배 변호사는 요즘 은퇴자뿐만 아니라 20~30대도 창업에 나서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프랜차이즈 사기나 창업 소송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사기까지는 아니어도 ‘오너리스크’로 잘나가던 프랜차이즈 기업이 하루아침에 추락해 가맹점주들이 피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지난 6월 초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가맹점들은 한동안 매출이 반 토막 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어 미스터피자(MP그룹)의 정우현 전 회장이 친인척을 공급업체에 끼워 넣어 정상가보다 높은 가격에 치즈를 공급하는 일명 ‘치즈 통행세’를 물리고, 탈퇴한 가맹점주 매장 근처에 직영점을 여는 ‘보복 영업’ 등을 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랜차이즈 본사는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박집’ 조리 비법 전수로 시작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7월 12일 발표한 2016년 기준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 현황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수 4268개, 프랜차이즈 가맹점 21만8997개(2015년 기준)로 2015년 한 해에만 가맹점 신규 개점은 4만1851개, 폐업(가맹계약 해지 및 종료)은 2만4181개였다. 하루 평균 프랜차이즈 가맹점 115개가 생기고, 66개가 문을 닫는 셈이다.

가맹점 수는 외식업이 10만6890개(48.8%)로 도소매업 4만4906개(20.5%), 서비스업 6만6200개(30.7%)보다 월등히 많았고, 외식업 중에서도 치킨업종이 2만4678개 를 차지했다. 가맹본부의 평균 가맹(23%)사업기간은 4년 8개월로 5년 미만인 곳이 전체의 67.5%나 됐다. 그사이 창업자들의 한숨 속에 수많은 가맹본부가 사라졌다.

권영산 | 1979년 10월 소공동 롯데백화점에 롯데리아 1호점이 생기면서 국내에 본격적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시대가 열렸지만 국내 최초로 가맹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77년 7월 대전에 문을 연 림스치킨입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프랜차이즈라는 비즈니스 개념이 정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20여 년 전 프랜차이즈업계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만 해도 좋은 아이템 하나만 나오면 프랜차이즈 본부는 땅에 손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돈을 벌었습니다. ‘대박집’으로 알려지면 가만히 있어도 분점을 내달라고 조르는 사람이 줄을 섰죠. 초창기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전수 창업이었습니다. 잘되는 식당들이 레시피와 조리법을 알려주고 1000만 원, 2000만 원씩 받는 것이죠. 대표적인 것이 ‘OOO동태탕’인데 원래 노점상으로 시작해 대박이 나니까 주변 사람들이 가게를 내게 해달라고 하자 돈 받고 레시피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렇게 배워간 사람들이 프랜차이즈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프랜차이즈 산업이란 무엇인가, 기업으로서 어떤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이 우후죽순 가맹점이 생겼습니다. 슈퍼바이저도 없고, 물류팀도 없고, 조리 매뉴얼도 없는 상태에서 상호 내고 가맹비 받고 얼마 붙여 제품을 공급하면 프랜차이즈라는 식이었죠.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외국계 말고는 로열티를 받는 브랜드가 거의 없었죠.

김상문 | 프랜차이즈 본부의 수익구조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새로 가맹 계약을 할 때 개설 비용, 즉 인테리어 비용이 있고, 둘째 물류 공급가에 마진을 붙이는 것이 있습니다. 셋째 가맹비로 일종의 무형자산에 대한 로열티입니다. 사실 프랜차이즈 사업이라고 하면 로열티로 유지돼야 합니다.

본사와 가맹점은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에 본사가 가맹점을 무한정 착취할 수 없습니다. 가맹점이 잘돼야 본사도 잘되고, 마찬가지로 본사가 건실하게 운영돼야 가맹점도 먹고살 수 있는 구조인 거죠. 어느 한쪽이 일방적일 수 없는 공동운명체임을 전제로 할 때 프랜차이즈 사업의 가장 바람직한 구조는 로열티 베이스로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이 로열티에 인색해요. 무형의 서비스에 지급하는 비용을 아깝게 여기죠. 로열티 베이스로 가맹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 않은 이유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로선 개설 수익은 가맹점 오픈할 때 한 번만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물류 수익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가맹점주가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

권영산 | 요즘 인기 있는 한 프리미엄 김밥집 가맹점의 손익 분석을 해보면 매출 대비 물류비가 48~52%를 차지해요. 여기에 월세 13~14%에, 15평짜리 점포에서 인건비가 30%라고 치면 가맹점주가 아무리 열심히 장사해도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예요.

김상문 | 가맹점 마진이 너무 적어요. 수익이 매출의 20%가 안 됩니다. 20%라면 닭 1억 원어치를 팔아야 수익은 2000만 원인데 실제로는 7~8% 안팎이라고 보는 게 맞아요. 월세는 기본이고 재료비와 인건비는 계속 오르니 결국 가맹점주가 죽는 구조예요.

배선경 | 프랜차이즈업계 민사소송을 하다 보면 물류비에 대한 불만이 많아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법)이나 공정거래법상에서는 공산품처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의 경우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강제하지 못하도록 돼 있어요. 원칙적으로 얘기하면 시장에서 1000원에 살 수 있는 치즈를 가맹본부가 1500원에 팔았다면 500원은 부당한 차익이고, 공정거래법 위반이 맞습니다.
그런데 실제 소송에서 가맹본부가 원래 제품에 뭔가 더 추가했다고 주장하면 가맹점주는 이를 반박하기 힘들어요. 또 본사가 아무리 비싸게 공급했다 해도 계약에 따른 것이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법원이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죠.

김상문 | 물류 수익은 궁극적으로 바잉파워죠. 본사가 대량으로 70원에 사서 100원에 팔아도 본사는 30원이 남는데, 이것을 70원에 사다가 120원을 받으니까 문제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수익구조에서 로열티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나가는 프랜차이즈는 매출의 3~5%씩 로열티를 받기도 해요. 장사가 잘될 때에는 이런 게 전혀 문제가 안 되죠. 그런데 장사가 잘 안되면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와요. 본사가 해주는 게 뭐 있다고 꼬박꼬박 로열티를 받아 가느냐고 항의하죠. 그렇게 되면 본사는 로열티를 내려주거나 아예 없애는 대신 다른 수익을 찾게 됩니다. 참기름이든 들기름이든 가장 쉬운 방법이 물류 마진을 높이는 것이죠.

권영산 | 프랜차이즈는 기본적으로 유통업인데 창업주들이 대부분 전수창업에서 출발하다 보니 제조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고 그만큼 물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프랜차이즈가 로열티 중심으로 간다면 물류 마진은 안 남겨야죠. 본사가 공동구매를 통해 물건을 싸게 가져와 가맹점에 싸게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죠. 그런데 현실에서는 마트보다 가격은 비싸고 품질은 떨어지죠.

권영산 | 프랜차이즈 본부의 리베이트 문제도 심각합니다. 여름이면 치킨과 함께 많이 팔리는 맥주 이야기를 해보죠. 주류회사가 호프 통 1개당 2만9000원에 공급하면 프랜차이즈 본부는 통상 개당 1500~2000원씩 리베이트를 챙깁니다. 한때 700호까지 생길 만큼 잘나갔던 모 프랜차이즈 주점의 경우 한 매장에서 하루 평균 10통을 팔면 1만5000원, 500개 매장이면 750만 원, 한 달이면 2억2500만 원의 리베이트가 프랜차이즈 본부로 입금됩니다. 프랜차이즈 대표들은 가만히 앉아서 그 돈을 받는 것이죠. 만약 본사가 그 리베이트를 안 받고 대신 가맹점주들에게 그만큼 싸게 공급하면 가맹점은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어요.



납품가 올리고 리베이트 챙기고

배선경 | 외식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이 40~50개로 늘어나면 재료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공장이나 물류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요즘은 물류를 제3자에게 위탁하는 곳이 늘고 있어요.

권영산 | 처음에는 본사에서 직접 제품을 만들어 공급했는데 생각보다 물류 마진이 적으니까 대기업에 위탁해 제품을 공급하고 대신 3~6%씩 리베이트를 받습니다. 리베이트 비용만큼 가맹점은 비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받는 것이죠. 이런 구조를 가맹점주들이 잘 몰라요. 설마 물류까지 리베이트를 받을까 생각하죠.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맹본부가 챙기는 수익이 적지 않아요.

배선경 |
몇 년 전 본죽을 운영하는 본 아이에프의 불공정 거래행위가 문제가 됐죠. 특히 10년차 가맹점의 일방적 계약 해지 논란이 있었는데, 프랜차이즈 본부가 10년 지난 가맹점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아도 법에 저촉되지는 않습니다. 사실 외식 프랜차이즈 본부들은 10년 넘은 가맹점을 교체하고 싶어 해요. 그래야 식당을 리뉴얼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10년간 꾸준히 올려온 물류비에 대한 불만도 누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죠.

권영산 | 1~2년마다 가맹점 재계약을 하는 곳도 있어요. 재계약을 하면서 가맹비를 또 받습니다. 가맹점주들은 재계약을 안 해줄까봐 매년 가맹비를 내고요.

김상문 | 대신 프랜차이즈 본사는 로열티를 받지 않죠. 본사는 계약을 갱신하면서 1년치 로열티를 한꺼번에 받는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권영산 | 외식업 프랜차이즈 본사 중에 60% 정도는 직영점이 없어요. 본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매장이 한 군데도 없는데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것이 말이 안 되죠.

김상문 | 외국의 경우 일정 기간 실제로 운영해본 업체에 한해서 가맹 사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데 우리는 그런 제한이 없어요. 직영점 경험 없이도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수 있다 보니 인테리어 사업자가 외식업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도 합니다.

프랜차이즈는 기본적으로 복제 산업입니다. 식당이든 술집이든 인기가 있으니까 전국화를 하는데 직영을 하기엔 벅차니까 창업 희망자와 힘을 합쳐 내 사업을 복제해가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복제할 만큼 가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합니다. 또 메뉴든 인테리어든 서비스든 그것을 검증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정 수의 직영점을 일정 기간 해온 사람에게만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선경 | 몇몇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이 지탄받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본사 연매출이 1억 원도 안 되는데 가맹점을 낸 사람들이죠. 이런 소규모 프랜차이즈는 정보공개서 등록 의무도 없어 가맹점주가 보호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심지어 자기 돈 내고 점포를 내면서 가맹점 형태가 아니라 고용계약을 맺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편의점이고 카페도 그런 경우가 있어요. 이런 계약을 하면 점포가 자기 것이 아니니 팔 수도 없고, 잘 안된다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없습니다.

권영산 | 프랜차이즈 사업을 누구나 할 수 있게 개방해놓았기 때문에 본부가 교묘하게 피해갈 수 있는 구멍이 많아요. 최근 공정위가 프랜차이즈 본부의 불공정행위를 적발하겠다고 하니까 프랜차이즈를 중단하고 대리점으로 변경하겠다는 곳도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대로 전개시키려면 장사 잘하는 독립 브랜드들을 발굴해서 가맹점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세금 혜택 등을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선경 | 지금은 그런 일을 가맹 컨설턴트라고 하는 사람들이 하는데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가맹 컨설턴트가 잘되는 가게를 찾아와 ‘내가 가맹점을 모집해줄게’라고 접근해서 가맹점을 개설한 뒤 수수료만 챙깁니다.



가맹점과 독립 창업 장단점 따져야

권영산 | 창업 후 생존율로 따지면 독립 창업이 프랜차이즈보다 더 낮습니다. 독립 창업은 홍보, 광고, 물류 등 모든 것을 창업자가 직접 해야 하므로, 프랜차이즈 본부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초기엔 프랜차이즈 본부의 힘을 빌려 창업하지만 3년 정도 지나면 가맹을 포기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원재료를 어디서 공급받는지, 본사가 물류비를 얼마나 챙기는지 점주들도 다 알게 되니까요.

김상문 | 그동안 프랜차이즈 사업이 각광받은 것은 창업자도 좋고 가맹본부도 좋고 소비자도 좋은 새로운 유통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본부를 무조건 매도할 이유도 없고 가맹점을 무조건 보호해줄 이유도 없습니다. 가맹 사업은 잘해야 B학점인데 독립창업은 잘하면 A+학점도 나오죠. 독립 창업이든 프랜차이즈 창업이든 창업자를 도와주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사기는 안 당하게 해야죠. 그 부분을 정부가 보호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가맹거래상담사라는 자격증이 있는데 유명무실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가맹사업거래 관련 정보공개서 제도를 만들었지만 가맹점이 5곳 미만일 때에는 안 해도 되는 허점이 있습니다. 이런 제도를 정비하고 내실화해야 합니다.

권영산 | 손익 분석과 상권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손익 분석만 제대로 해도 본사의 감언이설에 당하지 않습니다. 인테리어 비용부터 보증금까지 다 포함했을 때 일매출 얼마가 나와야 손익분기점을 넘는지만 알아도 절대 망하지 않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가맹점 개설이 목적이기 때문에 정확한 상권 분석이나 손익 분석을 해주지 않아요. 본사에 의존하지 말고 창업자 자신이 철저히 손익계산을 해야 해요.

배선경 | 창업박람회에 가면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수익률을 알려주는데 거기엔 함정이 있어요. 대부분 감가상각 빠지고, 부가세 빠지고, 비용 빠지고, 재료는 조금 덜 드는 것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보통 20%까지 차이가 납니다. 심지어 수익률 30%라고 광고하는 곳도 있어요. 

김상문 | 예비창업자가 업종을 정했으면 일단 가맹점 10군데 정도 찾아가 점주를 만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감이 옵니다. 창업 전에 최소한 6개월 정도 경험해봐야 합니다. 치킨집을 하려면 닭도 튀겨보고 배달도 해봐야죠. 그 과정에서 대박에 대한 환상도 깨집니다.  

권영산 |
예비창업자들은 충분히 준비했다가도 마지막 순간 악수를 두곤 합니다. 퇴사 후 1년쯤 지나면 모은 돈도 많이 까먹고 점점 초조해집니다. 이론적으로는 다 아는데 당장 생활에 압박을 받다 보면 ‘어 저 가게에 줄을 많이 섰네’ 하고 순식간에 현혹돼 덜컥 계약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선경 | 창업 컨설턴트들에게 속기도 하죠.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창업 카페를 찾고 다양한 전문가를 만나는데 이들은 본사 직원과 달리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정보를 제공해줄 것이라 믿는 경향이 있어요.

권영산 | 창업 컨설턴트가 부동산 중개업자인 경우가 많죠. 저는 문재인 정부가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5년으로 규정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을 10년으로 늘리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임대료를 연 9%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한 월세상한제를 5~6%로 묶는 것이 더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해결돼요. 





1/4
정 리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관련기사

목록 닫기

‘통행세’ 대신 ‘로열티’ ‘갑질’ 아닌 ‘공동운명체’ 돼야

댓글 창 닫기

2021/07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