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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없다? 과외효과

  • 서영아·최영재기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있다? 없다? 과외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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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는 책을 낸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의 말은 좀 다르다. “정말 괜찮은 과외선생을 만나게 되면 학생이 공부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얘기다.

“강남의 한 학부모가 고교에 막 진학한 자녀에게 고액과외를 시켰다. 영어 교사는 책 선정부터 특이하게 했는데, 갓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에게 처음부터 고난도 참고서를 선택해준 것이다.” 이 참고서 저 참고서를 조금씩 보는 둥 마는 둥 하다가 핵심참고서 하나 이해 못하고 고2, 고3이 되는 친구들에 비해 처음부터 고난도의 참고서를 선택한 과외교사는 학생이 대학입시를 볼 때까지 기본 참고서는 한 권만 보도록 간접적으로 유도했다는 것이다.

수학 선생도 특이했다. 한번은 자기 집에서 숙식까지 제공하며 2박3일을 꼬박 수학공부만 시켰다. 그 오랜 시간 강의만 하는 게 아니고 문제를 내주고 스스로 풀어보게 하거나 두세 시간 자습도 하게 했다. 오랫동안 집중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에게 수학에 재미를 붙여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친 것이다. 집중력만 유지된다면 한 과목을 오랫동안 공부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공부는 없다.

네 명의 자녀 중 세 명을 서울대에 진학시킨 한두현씨는 “학원이고 과외고 습관이 되면 공부에 나쁜 영향을 주지만, 꼭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일정기간만 하는 과외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가령 일정기간 뚜렷한 목적을 정해놓고 하는 과외나 학습부진아의 부진과목 보충과외, 학습방법을 모르거나 학업에 관심이 없거나 혼자 공부하는 습관을 갖추지 못한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작 공교육 정상화를 주장하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김대유 정책연구국장은 다른 이유로 과외의 효과를 인정한다. 지금의 열악한 공교육 현실을 볼 때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학력관리에 더 낫다는 역설적 얘기다. “50~60명을 한 교실에 몰아넣고 가르치는 학교보다 비슷한 수준의 학생 10여 명을 놓고 공부하는 학원 쪽이 더 능률적인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김효성(강남·서초 교육시민 모임 부회장. 43)씨는 절충안을 선택한 경우. 부모가 집에서 중2학년생 아들을 직접 가르치는 방식이다. 교육방송으로 자습하게 하고 엄마가 수학 사회 과학 미술을, 아빠가 영어 국어 논술을 가르친다. “공교육 정상화가 궁극의 과제지만 당장 아이들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행히 그의 아들은 상위 3% 안에 드는 성적을 유지한다고 한다.

과외효과는 ‘환상효과’

과외 효과는 어디까지 연구돼 있을까. 지금까지 과외에 대한 연구는 비용에 초점을 맞춘 것이 대부분. 과외 효과에 대한 연구는 흔치 않았다. 그런 가운데 몇몇 조사연구 결과는 일반의 통념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내용을 시사해준다.

1992년 현대사회연구소가 서울시내 인문계 고교생을 대상으로 과외 효과에 대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성적에 별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60.7%, ‘더 떨어졌다’는 응답이 5.4%로 66.1%가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당시 연구를 주도한 서원대 교육학과 손경애 교수는 “과외 비용이나 형태보다는 동기가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과외에 얼마의 돈을 쏟아붓건, 일 대 일 과외를 하건 집단과외를 하건 과외 효과는 미미하게 나타났지만, 스스로 원해 과외를 시작한 학생의 경우는 효과가 상당히 나타났다는 것.

서울 구정고 김진성 교장도 98년 비슷한 조사를 했는데, 과외에 대한 기대치와 실제 과외를 하고 난 뒤 성적향상도는 아무 관계가 없었다고 한다. 당시 그가 과외를 하는 학생들에게 ‘과외가 학업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가’를 묻자 재학생 66.6%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정작 과외를 마친 학생들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성적에 변화 없다’는 응답이 55.7%, 더 떨어졌다는 응답이 4.4%로 60.1%가 부정적으로 답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서울대 교육연구소 조사결과는 신입생 중 과외수업이 학력향상에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이 25.8%에 불과했다고 한다.

교육부 99년 조사결과도 입시 및 보습학원 과외와 개인 및 그룹과외 비율이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서울지역의 대학진학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과외 효과를 부정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들이 말해주는 것은 과외는 학부모가 기대하는 만큼 성적향상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손경애 교수는 이를 ‘과외의 환상효과’라 요약한다.

단국대 사범대 이해명 학장이 94년부터 96년까지 전국 중고생 3354여 명을 대상으로 행한 학업성적의 결정구조에 대한 연구는 좀더 정교하게 ‘과외 무용론’을 펼치고 있다.

이 교수의 연구방법에서 특이한 점은 막연하게 학생들에게 효과를 묻지 않고, 실제 3년 동안 나타난 학업성적을 토대로 학생의 지능·노력·과외·가정환경·학교환경·사회환경 등 6개 변인 가운데 학업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계량적으로 조사했다는 점이다. 중학생의 경우 3년간의 모의 연합고사 성적, 고등학생의 경우 3년간의 모의 수능시험 성적을 추적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학생과 고등학생 모두 학업성적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타고난 지능이다. 중학생의 경우 성적의 41.8%, 고등학생의 경우 46.9%가 지능에 의해 결정된다. 이중 중학생의 경우 지능과 노력이, 고등학생은 지능과 학교환경이 성적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지능 차이는 학습방법의 차이로 나타난다.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지능이 높은 학생들은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무조건 달달 외운다거나 하는 방법을 택한다는 것이다.

중학생은 가정환경, 고교생은 학교환경이 성적 좌우

세간의 관심을 끈 과외효과 면에서 그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과외는 성적과 거의 관계가 없으며 중학생에게는 일정한 효과가 있지만 고교생에게는 거의 없다. 중학생의 경우도 약 3% 미만에서만 과외 효과가 있었다. 이 경우도 지능이 평균보다 높거나 낮은 경우는 과외의 효과가 없고, 평균 지능(아이큐 90~109)의 학생들에서만 일정한 효과를 보였다. 그나마 부모의 학력이 대졸 이상인 경우에만 효과가 있었다. 그냥 과외 수업만 받는 게 아니라, 부모나 가족의 자극이나 지도가 따라줘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그가 강조하는 것은 가정환경인데, 부모가 가정에서 토론하고 공부하는 습관, 대화에서 논리적 언어를 사용하는 등의 환경을 말한다. 이러한 가정환경이 10대 청소년의 지능과 학업능력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반면 과외는 학원과외건 개인교습이건 효과 면에서 다를 바 없었다. 고액과외나 족집게 과외도 마찬가지다.

고등학생들의 성적향상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학습 분위기였다. 다시 말해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열성과 좋은 교사가 고등학생들의 성적에 관건이었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동급생간 경쟁분위기가 높아 학습여건이 잘 조성된 편인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의 경우가 돋보였다. 강남의 일반고와 학생들의 평균 지능지수가 비슷하더라도 수능 평균점수는 30여 점이나 차이가 난 것.

“잠시 정신 안 차리면 1등이 꼴등돼 버리는 분위기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게 되는 거죠.”

특수목적고 학생들은 대개 과외에 의존하지 않고, 혹 과외를 하더라도 생활리듬 조절을 위해 하는 정도로, 과외의 효과를 기대하지는 않는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손경애 교수는 “과외 효과에 대한 논의는 제각각일 수밖에 없는데, 교육 효과는 한 사람의 평생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이라 말한다. 설사 반짝 효과가 있더라도 장기적인 효과가 있는지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대 전자학과 교수에게 들은 이야긴데, 그 과 입학생 중 40% 이상이 서울 강남 출신 학생이었다고 한다. 이 학생들은 과외를 많이 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은 처음에는 성적이 좋고 지적으로도 세련된 듯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한계를 드러냈고, 창의성이 중요해지는 대학원 과정에서는 혼자 공부해 진학한 학생들보다 한참 떨어지더라고 했다.” 그는 이런 경우도 과외 효과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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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아·최영재기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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