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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밸리 장악한 삼성맨의 괴력

  • 김소연 sky6592@mk.co.kr

테헤란밸리 장악한 삼성맨의 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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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은 77년 삼성그룹 공채 17기로 입사해 99년까지 삼성물산에서만 22년간 근무한 삼성물산맨. 수출사업부·조사팀·비서실·특수지역 담당 등의 부서에서 일하다 98년 인터넷사업부장(이사)을 맡으면서 인터넷과 인연을 맺었다. 이때 물산 내 무역포털사이트 파인트코리아닷컴과 종합쇼핑몰 삼성몰을 출범시켰다.

이사장이 옥션으로 온 배경에는 옥션 최대주주(31%)인 KTB 권성문 사장과의 인연이 있다. 85년 이사장이 삼성물산 전자완구과 과장일 당시 권사장이 같은 과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것. 먼저 삼성물산을 나가 ‘미래와사람’을 차린 권사장이 지난해 9월 이사장에게 스카우트를 제의했고 이사장이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끈이 다시 이어졌다.

이사장 스카우트와 관련해서 두 가지 배경이 있다. 우선 옥션에 권사장 사람 심기라는 포석. 창업자 오혁 사장 대신 자기 사람을 핵심세력으로 앉히려는 권사장이 당시 삼성물산에서 인터넷사업을 하고 있던 이사장을 데려왔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삼성그룹 3대 이빨’로 꼽히는 이사장의 뛰어난 화술과 넓은 인맥을 높이 샀기 때문. 미래와사람 역시 새로운 벤처 지주회사로 거듭나려는 시점에 이사장 같은 인물이 절실히 필요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사장을 ‘화려한 화술과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데 천재적인 인물’로 평가한다. 사람을 사로잡는 이사장의 뛰어난 화술과 관련해서는 재미있는 얘기가 많다.

지난 4월 옥션 홍보이사로 자리를 옮긴 배동철 전 삼성물산 홍보팀 과장. 배이사에게 어떻게 회사를 옮기게 됐는지 물어봤다. “사실 옥션이라는 회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런데도 자리를 옮긴 이유는 이사장을 믿기 때문이다. 이사장이 하는 일이라면 믿고 따를 만하다고 생각했다.” 이사장은 또 이런 화술을 바탕으로 짧은 기간에 인터넷업계에서 신망을 얻으면서 최근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초대 회장이란 감투까지 쓰게 됐다. 삼성물산 임원에서 벤처 사장으로 명함을 바꾼 지 불과 6개월여 만에 한국 인터넷업계를 대표하게 된 것이다.



인터넷기업협회장 배출

이사장은 인터넷기업협회장을 맡으면서 삼성물산 출신 네트워크 관리를 시큐아이닷컴 오경수 사장에게 넘겼다. 그동안 삼성물산 출신들이 자신을 중심으로 모였고 자신도 그 일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왔지만 인터넷기업협회장을 맡은 이상 삼성이라는 울타리에만 연연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변. 전체 인터넷기업을 대표해야 하는 위치에서 자칫 한쪽에 치우친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을 게 없다는 설명이다.

이사장 뒤를 이어 네트워크 관리를 맡은 오사장은 최근 삼성물산뿐 아니라 삼성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모임을 결성했다. 4월 초 첫 회동을 한 이 모임은 5월부터 정례화될 예정이다. SDS, 물산, 전자 출신 40여 명의 대표이사가 회원.

오사장이 삼성그룹 전체 모임의 중심으로 떠오른 데는 오사장의 다양한 경력과 40대라는 나이가 배경이 되고 있다. 8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경리, 관리, 전략기획팀을 거쳐 회장비서실 근무, 삼성물산 정보전략팀장, 삼성SDS 뉴욕주재원, 에스원 정보사업과 인터넷비즈니스 총괄업무 등을 아우르는 동안 다양한 계열사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된 것. 또 40대라는 나이도 삼성 출신 벤처기업가의 70%를 아우르는 30대와 그 나머지를 차지하는 50대의 가교가 되기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런 이유로 자연스럽게 삼성그룹 네트워크 책임자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을 얻었고 모임을 좋아하는 오사장 또한 마다 않고 중심에 섰다.

이 모임이 삼성그룹 벤처네트워크를 만들려는 그룹측의 계획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시큐아이닷컴이 삼성그룹 여러 계열사 보안 관련 부서들이 모여 설립한 삼성그룹의 42번째 계열사라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벤처기업이긴 하지만 그룹에서 독립된 벤처기업은 아닌 셈. 또 오사장이 오랫동안 비서실에 근무했다는 것도 구설에 오르는 빌미가 되고 있다.

삼성물산 출신 벤처기업가들은 뛰어난 화술을 자랑하는 사람이 유난히 많다. 이는 영업 중심의 회사 특성 때문으로 보이는데 ‘영업의 반은 말이 해준다’란 얘기가 있을 정도로 ‘말’은 영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상황에 따라 달래고 어르고 허풍도 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성장하다 보니 뛰어난 화술을 자랑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해석이다.

화술 면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인물은 인터벤처 류효상 사장과 ‘자유와도전’ 전제완 사장이다.

벤처컨설팅업체인 인터벤처 류효상 사장은 이름이 높다. 벤처업계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데다 컨설팅을 하면서 쌓은 인맥 덕분에 ‘류사장을 통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때문에 벤처업계에 새로 발을 들여놓는 삼성 출신들이 한 번은 류사장을 찾아와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와도전 전제완 사장은 80년대 컴퓨터업계 최대 히트서적 중 하나였던 ‘PC는 내 친구’를 쓴 5명 중 한 사람. 삼성물산에서 5년간 그룹 인사시스템 기획과 전산작업 실무를 맡은 공로를 인정받아 94년 ‘제1회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받기도 했다. 비서실과 기획실에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기획통으로 자리잡은 전사장은 현재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프리챌을 한국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이트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또 오랫동안 비서실에서 근무한 경력을 밑천 삼아 아직도 삼성그룹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 출신들이 그룹에 관해 궁금한 것이 생기면 가장 먼저 찾아가는 사람이 바로 전사장이다.

이외에 김홍식 한솔CSN 사장, 정원규 클라우드나인 사장, 김용진 드림챌 사장, 한동수 씨앤텔 사장, 이동한 씨티아이테크놀로지 사장, 이시형 드림씨앤에스 사장, 이임호 원스탑코리아 사장, 최규철 퓨처웍스 사장, 박상현 한컴리눅스 사장, 김귀남 아르파넷 사장, 박성기 로지컴 사장, 최인섭 하우스라인 사장, 안남섭 스쿨피아 사장, 박순임 편리한세상 사장, 김용진 샐랩코리아 사장, 오동진 오즈인터미디어 사장, 서범석 호서캐피탈 사장 등이 대표적인 삼성물산 출신 벤처기업가다.

물산 출신 벤처업계 사람들은 또 프리챌에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사장부터 평사원까지 30여 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중. 변준석 KTB 경영기획팀장이 커뮤니티 마스터(운영자)를 맡고 있다. 옥션 이금룡 사장과 더불어 김용진 샐랩코리아 사장, 김익환 에스넷시스템 전무, 심종헌 시큐아이닷컴 이사, 조일상 인터넷매트릭스 이사 등이 중심 인물이다.

삼성전자 출신들은 수적으로는 타 계열사에 전혀 뒤질 것이 없으면서도 크게 알려진 인물이 없어 이채롭다. 이에 대해 오경수 시큐아이닷컴 사장은 “SDS와 물산 출신들이 전형적인 인터넷기업에 진출해 홍보와 마케팅에 열을 올린 대신, 전자 출신들은 대부분 엔지니어인데다 경력을 살려 기술 중심 벤처기업에 진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전자’출신, 기술중심 벤처로

삼성전자 출신을 아우르는 핵심인물은 클릭TV 정용빈 사장과 예쓰월드 김동필 사장. 78년에 입사해 99년 상품전략팀장을 끝으로 21년간의 삼성전자 생활을 마친 정사장은 줄곧 국내영업·마케팅·기획 등의 파트에 있으면서 확실한 삼성전자 인맥을 다졌다. 한 해 뒤인 79년에 입사한 김사장은 미국·홍콩 등 주로 해외법인에서 생활한 해외통. 입사 이후 줄곧 해외팀에서 근무하다 97년 그룹 비서실 해외투자 담당으로 파견되면서 그룹 사람들과도 안면을 텄다. 가장 최근에 벤처업계로 나와 삼성전자 출신 벤처업계의 새로운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의류업체 한섬 계열사 한섬커뮤니케이션 구자익 대표이사 부사장도 전자 출신이다. 구부사장은 오랫동안 삼성전자 브랜드전략팀장을 맡으면서 애니콜, 지펠, 파브, 따로따로, 마이마이 등의 브랜드를 성공시킨 사람. 지난 3월 삼성전자를 떠나 벤처업계에 입성한 구부사장은 삼성전자 출신 벤처기업들에 마케팅 관련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물로 꼽히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권혁 웹플래닛 사장, 김병기 지오인터랙티브 사장, 송길섭 그래텍 사장, 신동훈 제이텔 사장, 심윤태 심스밸리 사장, 신민구 한별인터넷 사장, 윤봉수 하이테크미디어 사장, 한상기 벤처포트 사장, 정혜영 아이콤피아 사장, 김지윤 트러스콤 사장, 박효대 에스넷시스템 사장, 장효림 서울통신 사장, 최승열 사파미디어 사장, 이지형 IMM창투 사장 등도 삼성전자 출신이다.

지난 5월 4일 디지털밸리 원종호 사장은 사이버패트롤 박병일 이사와 만나 에스원 출신 벤처기업가 모임 창립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다. 보안업체라는 특성상 에스원 출신들은 인터넷 보안업계에 많이 포진해 있다. 월드시큐리티 김수창 사장, 쉴드넷 박인호 이사 등이 대표적 인물. 회사를 그만두고 나가려는 걸 최대한 막으려는 에스원 분위기상 아직까지 수적으로는 그다지 많지 않다.

MP3업계는 그야말로 삼성 출신 ‘판’이다. 삼성SDI(구 삼성전관) 출신과 삼성그룹연구소 출신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시원테크는 김상국 사장을 비롯한 20여 명의 직원이 대부분 삼성SDI 출신이다. 디지털스퀘어 손국일 사장은 삼성전기연구소, 바롬테크 이영준 사장은 삼성중앙연구소, 아이앤씨 김천국 사장은 삼성전자 VTR연구소 엔지니어 경력을 자랑한다. 이외에 삼성카드 출신의 ALLAT 박홍규 사장, 삼성증권 출신의 미래랩 최성민 최고재무담당자(CFO) 등이 소수 계열사 출신 명맥을 지키고 있다.

삼성그룹은 그룹 벤처투자를 통해서도 다양한 벤처 인맥을 쌓아왔다. 삼성그룹의 벤처투자는 타 그룹의 추종을 불허한다. 시작도 빨랐지만 액수 면에서도 따라올 곳이 없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삼성 벤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

삼성그룹 벤처투자의 두 중심은 삼성벤처투자와 삼성물산 벤처투자팀 골든게이트. 다른 계열사들도 저마다 벤처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설립된 삼성벤처투자는 설립 반 년도 채 안 돼 업계 중심으로 떠올랐다. 셀피아에 40억원을 비롯해 그래텍, MMC테크놀로지, 트러스텍, 씨그마테크 등 총 26개 기업에 투자했다. 골든게이트를 중심으로 삼성 네트워크에 편입된 벤처기업들은 시원테크, 오즈인터미디어, 미래랩, 오마이러브, 지인텍, 아미티에, 컴트루테크놀로지, 이원이디에스, 세라캠, 파아란테크, 보고테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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