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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상락의 이 사람의 삶

5차원 전면교육학습법 창안한 공학박사 원동연

“공부 잘하는 비결? 공부하는 방법부터 가르쳐야죠”

5차원 전면교육학습법 창안한 공학박사 원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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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즐겁고, 교사와 교육 공무원은 보람을 느끼고, 학부모의 다양한 기대에 부응하는 교육을 만들어가겠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송자 교육부 장관이 취임에 즈음하여 내놓은 포부다. 교육정책 담당 부처의 수장인 그로서는 아주 당연히 지향해야 할 바를 피력한 셈이다. 하지만 신장개업한 음식점 주인이 ‘값싸고 맛있고 깔끔하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을 제공하겠다’고 얘기하는 것만큼이나 지당하면서도 공허하게 들린다. 그러나 송자 장관의 말은 교육부 장관으로서의 본연(本然)을 언급한 것일 게다.

공학도 출신의 교육 운동가

장관이 아니라도 그런 교육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21세기 초의 대한민국에서, 학생과 교사와 교육 공무원과 학부모들에게 즐거움과 보람과 충족감을 동시에 줄 수 있는, 그런 요술 방망이 같은 교육(정책)이 있을 수 있을까.

공급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 대상(수요자)의 수용능력과 개성과 환경이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교육방식이 있다면 그 방식이야말로 가장 반(反) 교육적’이라는 역설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국민 모두는 교육과 관련 있는 당사자들이면서, 동시에 이 나라의 교육정책, 혹은 각급 교육기관의 교육방식에 대한 불평분자들일 수밖에 없다. 불평이 만연한 곳엔 으레 해결책도 백가쟁명식으로 분분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 인식을 전제로 하여, 조금은 색다른 사람에 의해서 주창되고 있는, 또 조금은 색다른 교육방법론 하나를 탐색해 보려고 한다.

‘색다른 사람’은 최근 ‘5차원 전면교육학습법’(김영사 刊)이라는 저서를 낸 원동연(46)이라는 사람이고, ‘색다른 교육방법론’이란 그의 저서 제목인 바로 그 5차원 전면교육학습법이다.

사람이 색다르다고 표현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공과대학(서울대)을 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과에서 석사도 하고 박사도 했다. 이후 한국원자력연구소에 10여 년 간 근무하면서 초전도체연구실장과 한국과학기술원 겸직교수를 역임했다.

원자력연구소 시절 우라늄 합금 및 신소재 개발에 공헌한 바가 컸고, 초전도체 합성의 권위자로 인정받아 과학기술처 연구개발상을 받기도 했다. 92년에는 한국일보에서 뽑은 ‘21세기 한국을 대표할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외에 100여 편의 논문과 10여 개의 특허를 발표한 바도 있다. 그러니까 그는 그렇고 그런 공학자가 아니라 재료공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실적을 남겨 일가를 이룬 과학자다.

그런 그가 갑자기 교육운동가로 변신했다. 들고 나온 이론도 ‘5차원 전면교육학습법’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달고 있다. 이 땅에는 교육 이론가도 많고 학자도 많다. 원동연이 들고 나온 그 교육법이라는 게 다분히 공학자로서의 현학(衒學) 취미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누군가 그를 ‘야단쳐서’ 재료공학 연구실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것이 국가를 위해서 도움되는 길일 텐데, 그의 방법론은 심상찮게도 그 체계가 복잡하고도 방대하다.

“5대 요소를 모두 갖춰야 한다”

또한 “우리 교육,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식의 거시적이고 추상적인 이론만 툭 던져놓고 마는 게 아니라, 학습현장에서의 실천 요령을 놀라울만치 꼼꼼하게 담고 있다. 실제로 그는 학교 하나를 맡아서(교장) 자신의 이론대로 학생들을 지도해오고 있고, 그의 주장과 이론에 공감한 국내외의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그의 5차원 전면교육학습법은 상당한 규모의 네트워크를 형성해가고 있다.

8월 초,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강연차 상경한 원씨를 만났다. 앉자마자, 그가 수도 없이 들어서 이미 머리 속에 정리돼 있을 법한 질문부터 툭 던졌다.

―5차원 전면교육학습법이 지향하는 근본 방향은 뭡니까?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목적은 간단합니다. ‘우리 아이 잘 가르쳐서 높은 곳에 올려놓겠다’는 거지요. 모두가 그 ‘높은 곳’에 가려고 하는데, 열심히 한다고 해서 모두가 그 목표점에 도달하기나 합니까? 또한 실제로 ‘높은 곳’에 올라갔다 하더라도 거기에 계속 머무는 사람은 없어요. 이게 현실인데도 누구나 높은 곳에만 가겠다는 겁니다. 거기 도달하지 못한 사람은 스스로 교육에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 대상 중 능력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 높은 곳에 도달하도록 가르쳐야 되지만,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여러 여건 때문에 낮은 곳으로 떨어진 사람들에게 그걸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심어줘야 합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갖는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야 인생에서 성공합니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올라갈 수 있는 힘을 주자는 것, 그것이 5차원 전면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입니다.”

―5차원 전면교육학습법의 도입 부분에 이 학습법의 바탕이론을 펼치면서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그리고 ‘골드칼라’를 거론하시고, 그것들의 상위개념으로 ‘다이아몬드 칼라’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또 아까 말씀하신 것에서도 교육 대상자 모두가 지향해야 할 궁극의 목표점이 ‘높은 곳’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다이아몬드 칼라’나 ‘높은 곳’은 사회 계급적인 의미에서 소위 엘리트계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중요한 점을 지적하셨는데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주어진 소질과 역량이 다릅니다. 5차원 전면교육이 지향하는 목표는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공부 잘 하는 것? 그건 다섯 가지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이쯤에서 원동연 박사가 주창하는 ‘5차원 전면교육학습법’이 무엇인지 그 개요를 알아보고 그와의 대화를 계속하는 편이 독자들에 대한 예의일 성싶다.

원씨는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근본적인 요소를 심력·체력·지력·자기관리 능력·인간관계의 다섯으로 분류한다.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 다섯 가지의 본질적 요소들을 골고루 길러줘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학습효율이 저조한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이 공부를 못하는 것은 단지 지력이 모자라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10시간 수업을 받는 고등학생의 경우 학생에 따라서 그중 8∼9 시간을 공부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2∼3 시간밖에 못하는 학생도 있다. 똑같이 10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학생에 비해 3분의 1 정도 효율밖에 거두지 못하는 학생은, 마음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목표가 분명치 않다거나, 학습의욕이나 동기가 부족하거나, 자기확신이 미약하다. 이런 학생에게는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가지고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자기 삶에 대한 목표의식을 확립하도록 해줘야 한다. 지력이 아니라 즉 심력(心力)부터 강화해야 한다.

둘째 원인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건강상태다. 공부하려는 의지는 있는데 책상 앞에 앉기만 하면 졸리고, 인내력이 따라주지 않는다. 운동부족과 나쁜 자세,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해 변비나 축농증 노이로제 등에 시달린다. 이런 경우는 자세를 교정하고, 몸 상태를 항상 부드럽게 유지하며, 원활한 배설과 숙면이 가능하도록 지도하는 (체육)교육이 필요하다.

학습방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이 경우는 원씨가 개발한 ‘지혜위주의 다섯 가지 학습방법’으로 교정하여 지력(知力)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과 재능들을 가치 있게 관리하고 사용하는 요령을 몰라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학생에게는 적정한 양의 시간을 우선순위에 따라 재배열하는 방법부터 가르쳐서 자기관리력을 키우게 해야 한다.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학습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 부모와의 관계, 교사·교우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어 특정과목(혹은 학업 전체)의 공부를 아예 포기해버리는 학생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확인케 하고 자존감을 갖게 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원활히 할 수 있는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학생이 ‘공부 못하는 이유’는 기실 공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 원씨의 분석이다. 심력·체력·지력·자기관리능력·인간관계능력 중 어느 하나가 약하면 그것만이 약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른 것들에 영향을 끼쳐서 전체의 능력을 약화시킨다. 모름지기 교육이란 인간이 지닌 이 다섯 가지 능력을 전면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런 분석 끝에 나온 것이 그의 5차원(여기서 ‘차원’은 단계나 등급이 아닌 5가지 ‘요소‘를 일컫는다) 전면교육 학습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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