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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Votekorea.net공동조사

호감 가는 정치인 이회창 고건 정몽준 노무현 순

대학교수 3644명의 라이프 스타일과 사회의식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호감 가는 정치인 이회창 고건 정몽준 노무현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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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부금 입학은 찬성·기부액은 15억원 미만이 대세
  • 서울대 학부 폐지해야, 교육정책 최대실패작은 BK21
‘신동아’는 인터넷국민제안센터 보트코리아(www.votekorea.net)와 함께 ‘한국 대학교수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주요 현안에 대한 의식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7월7일부터 전국의 교수 1만3314명에게 이메일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답변을 보내온 교수는 3644명(답변율 27.7%)이었다.

응답자의 분포는 인문·문화 620명(17%), 정치·사회 514명(14%), 경상·산업 546명(14.9%), 이공 1459명(40%), 의학 505명(13.8%)이었다(여기서는 인문·문화를 인문, 정치·사회를 정치, 경상·산업은 경상으로 표기한다). 성별로는 남성이 91.8%, 여성은 8.2%였으며, 연령별로는 40세 미만 21.4%, 40세 이상 50세 미만 56.7%, 50세 이상 22%였다. 또한 교수들의 출신지는 수도권 33.9%, 영남 33%, 호남 13.6%, 충청 12.6%, 강원 4.1%, 제주 1.5%, 기타 1.4% 순이었다.

‘신동아’가 다양한 지식인 집단 가운데 대학교수만 뽑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은 단순히 대학교수가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지식인 집단이어서는 아니다. 최근 대학교수 사회는 때이른 ‘정치바람’에 술렁이고 있다. 벌써부터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세를 결집하고 있는가 하면, 정치현안에 공개적으로 의사를 밝히는 교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1997년 대선과 비교할 때 두드러진 현상이다. 또한 대학 자체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으며, 각종 교육정책은 곳곳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따라서 ‘신동아’ 설문조사는 대학교수 사회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동안 수백명 단위의 지식인 설문조사는 무수히 많았지만, 3000명이 넘는 대학교수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인제 최고위원의 부진



▶설문 1

교수님께서는 아래에 나열한 정치인 가운데 어떤 사람에게 가장 호감을 갖고 있습니까.

이 문항은 중복선택이기 때문에 순위보다는 빈도 개념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응답자들은 1인당 평균 1.9명을 선택했다. 빈도순위 1위는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로 1200명(17.6%)이었으며, 고건 서울시장 766명(11.2%), 정몽준 의원 699명(10.2%),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 615명(9%),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 564명(8.3%), 김근태 민주당 최고위원 543명(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의 부진이다. 이최고위원은 최근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총재와 오차범위 안팎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대학교수들 가운데 그에게 호감을 표한 사람은 불과 240명(3.5%). 빈도 순위로는 10위에 그쳤다. 이런 결과는 지식인들 사이에서 이최고위원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정치권의 분석을 간접적으로 설명해준다.

이회창 총재에게 호감을 나타낸 교수들을 지역별로 분석하면 영남이 43.1%로 가장 많고, 수도권 33.2%, 충청 14.1%, 강원 4%, 호남 2.5% 순이었다. 정몽준 의원 역시 수도권과 영남에서 각각 36.4%와 33.2%를 차지했다. 또한 고건 시장은 수도권에서 32.7%를 기록했으며, 호남(27.9%)과 영남(20.9%)에서도 비교적 고른 지지를 받았다. 한편 민주당 대권주자 가운데는 노무현 고문과 김근태 최고위원이 수도권에서, 이인제 최고위원은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호감도가 높았다.

전공별로 보면 이회창 총재가 이공 의학 경상 계열에서 평균치 이상의 호감도를 보인 반면, 정치와 인문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정몽준, 홍사덕 의원도 같은 경우. 반대로 노무현 고문과 김근태 최고위원은 인문과 정치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고, 이공 의학 경상 분야에서는 부진했다. 한편 고건 시장의 호감도는 전공에 관계없이 골고루 분포됐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호감도와 지지도가 상당한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호감도가 낮다고 반드시 최종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선택 범위가 2∼3명으로 좁아질 경우, 유권자는 평소 호감을 갖고 있지 않던 정치인이라도 ‘전략적’ 지지를 보낸다는 것이다. 여기에 작용하는 변수는 정당, 지역, 인물, 정책, 개인적 경험 등이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나타나는 호감도는 지지율이라기보다 특정 정치인의 결집력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설문 2

역대 대통령 가운데 어떤 사람이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응답자의 58.4%가 박정희 전대통령을 선택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22.9%를 기록해 2위에 올랐으며, 김영삼 전대통령도 7.2%로 3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이승만 전대통령(3.5%), 전두환 전대통령(3.3%), 윤보선 전대통령(2.4%), 최규하 전대통령(1.8%), 노태우 전대통령(0.4%) 순이었다.

박 전대통령은 모든 연령대에서 부동의 1위에 올랐다. 상대적 비율을 따지면 50세 미만에서는 김대통령의 비율이 높은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박 전대통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호남에서 김대통령이 박 전대통령을 앞질렀으며, 영남에서는 박 전대통령, 김 전대통령, 김대통령 순으로 나타났다.

전공별로는 박 전대통령이 이공 의학 경상 분야에서 몰표를 얻었다. 세 분야 모두 60% 이상이 박 전대통령을 선택했다. 이것은 ‘박정희식’ 경제개발이 대학교수 사회에서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음을 시사해준다. 하지만 정치와 인문 분야에서는 김대통령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설문 3

향후 10년간 한국의 정치 지도자가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목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체 응답자의 35.2%가 경제발전을 최대 목표로 꼽았다. 이런 결과는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온다. 다음으로는 정치안정 29.1%, 사회복지 확충 12.1%, 지역갈등 해소 8.8%, 남북관계 7.3%, 문화발전 4.3%, 기타 3.2%였다. 김대중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지역갈등 해소와 남북관계가 사회복지 확충에 밀린 것이 눈길을 끈다.

전공별로 보면 경상 분야 교수들이 상대적으로 경제발전을 많이 선택했다. 비율로는 43.2%. 한편 지난해 의료대란 파동을 현장에서 겪었던 의학 분야는 정치안정과 사회복지 확충에, 인문과 정치 분야는 남북관계와 지역갈등해소라고 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번엔 정치인 호감도와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 그리고 향후 한국정치 지도자의 역점사업을 변수로 놓고 교차분석을 시도했다. 먼저 정치인 호감도와 정치 지도자의 역점사업에 대한 결합도를 따져보자. 이회창 총재, 정몽준 홍사덕 의원 등 세 사람에게 호감을 보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경제발전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반면 고건 시장과 노무현 고문은 경제발전과 정치안정이 팽팽했으며, 김근태 최고위원은 정치안정이 약간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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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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