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는 수다쟁이 ‘람보’
- 부자처럼 ‘환상모험’ 즐기고파
-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 ‘환경보호’로 나를 보호하고 싶다
- 건강하고 젊게 살고픈 욕망
결국 현대인의 삶은 하루 24시간 중 일정 시간은 일하거나 공부를 하고 나머지는 열심히 놀거나 휴식을 즐기는 모습으로 양분이 됐다.
이렇게 본다면 사업의 방향도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사람들이 좀더 편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일(또는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과, 좀더 환상적이며 감동적으로 인간미 넘치게 놀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보화 사회 이후엔 어떤 세상이 올까. 많은 미래학자들은 기술 만능주의가 아닌 인간의 행복과 감성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세상이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공부할 때도, 일할 때도, 일상용품을 구입할 때도 사람들에게 더 이상 어려운 것을 참아내도록 강요하지 않고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사회, 바로 인간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사회 말이다.
1999년 12월31일, 전 세계 사람들은 새천년을 맞이하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다들 2000년이 되면 세상이 모두 바뀔 것 같은 기대와 두려움 속에서 새해를 맞았다. 그러나 2000년이 돼도, 2001년이 돼도 우리의 생활은 결절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하다’는 느낌은 어쩌면 우리가 세상의 변화를 자기 눈으로 종합해 조망하는 능력을 갖지 못한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상 세계는 지금 엄청난 변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핵심은 정보. 정보의 처리 속도와 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로 인해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바야흐로 ‘꿈의 사회’를 향한 막바지 레이스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바라보는 디지털 시대란 비교적 뚜렷하다. 디지털 방식의 정보처리가 보편화되고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컴퓨터의 영향력이 막대해진다. 예를 들어 난방이나 요리도 컴퓨터가 알아서 해주고 채소 살 시기도 알려주며(스마트 홈), 방송기술도 컴퓨터가 제어한다.
◇ 소비자의 마음을 어떻게 읽을까 ◇
만약 이런 변화 양상을 소비자가 어떤 방향으로 수용할지 예측할 수만 있다면 사업자는 그에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디지털 시대가 되면 당신은 무엇을 원하실 것입니까”라고 물어본들 그 답을 얻기란 힘들다. 왜냐하면 일반 소비자는 ‘디지털화·정보화’라는 변화 속에 이미 살고 있고 그 혜택과 문제점을 경험하고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논리적으로 설명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이나 새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앞다투어 출시하는 첨단 제품이나 서비스 중 과연 소비자가 어떤 것을,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수용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자신있게 예측할 수 없다. 만약 소비자가 이런 것들을 사업자에게 쉽고 명백하게 알려준다면 시장에서 실패하는 제품 혹은 서비스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사업자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생활이 어떤 트렌드로 흘러갈 것인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가 미처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점을 미리 파악해 생활에 도움을 주고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기업과 점포만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생활 속에 단서를 남긴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소비자란 종합적인 생활의 주체라는 점이다. 내가 비록 TV를 개발하고 제조하지만, 소비자는 TV만 보고 사는 것이 아니다. 영화도 보고 옷도 사 입고 맛있는 것도 즐기며 집도 구입한다. 따라서 소비자의 생활 전체를 이해하고 그 한 분야로서의 TV가 어떤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좋을 것인지를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당연히 패션과 화장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동시에 전자제품이나 자동차를 구입할 때도 예쁜 것을 찾는다.
자기 주장이 뚜렷한 소비자는 기업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로 복잡한 요구를 많이 한다. 개성을 중시하는 사람은 똑같이 만들어진 옷이나 집을 거부하며, 남들과 다른 액세서리를 활용하거나 아예 뜯어고치는 작업도 서슴지 않는다. 소비란 사회의 변화와 함께 움직인다.
이처럼 소비 트렌드는 의류, 금융 서비스, 전자업계를 막론하고 함께 힘을 합쳐 예의주시·추적해야 한다. 기업은 자기 업종의 제품과 서비스만 공급하지만, 소비자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함께 구매하고 사용하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앞으로 보여줄 욕구의 논리를 미리 알 수만 있다면 기업 활동과 기술 개발도 이에 맞출 수 있고, 성공은 그런 기업 혹은 점포의 것이 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고객이 찾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앞에서 보았듯 소비자는 이에 대해 의식적으로 답을 주지는 못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여러 측면에서 징후를 보인다. 따라서 우리가 조금만 민감하게 주변의 삶을 관찰하고 고민한다면 소비자의 미래 생활에 대해 많은 예측을 할 수 있다.
키워드 ② ‘합리적 선택’의 이면을 보라
-소비자는 이성과 감정의 종합체다
소비자에 대해 또 하나 명심해야 할 점은 그들이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몹시 합리적일 것 같지만 또 한편으로 몹시 비합리적이다. 콩나물을 살 때 100원을 가지고 씨름하는 주부라도 동창회에서 멋진 액세서리를 살 때는 1만~2만원을 아무렇지도 않게 쓴다. 또 좋고 저렴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지만 예쁜 것을 갖고 싶은 마음에 기능이 좀 떨어지는 물건을 사기도 한다.
즉 사업을 하는 대상은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사람임과 동시에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키워드 ③ 트렌드는 가까운 곳에 있다
-경험과 데이터를 종합하면 답이 보인다
잠깐 눈을 돌려 나와 가족의 생활, 친구와 친척 혹은 거리에 나다니는 사람들, TV나 영화 속 인물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자. 그들은 왜 저런 말을 할까. 왜 저런 음식을 먹을까. 왜 저런 모험을 즐길까. 전자레인지를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할까.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또 저런 행동을 할까.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숫자가 어느 정도나 될까.
만약 내 눈에 관찰된 무엇이 상당히 오래도록, 그리고 생활 각 부문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트렌드라 부를 수 있다. 트렌드란 유행과 달리 일시적 인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각 부문에 걸쳐 공통의 논리로 적용되며 적어도 10년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한 발 더 나아가 각종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추론해낼 수도 있다. 각종 통계자료, 언론사나 잡지에서 실시하는 작은 설문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재조립하면, 소비자의 ‘총체적 생활’이라는 코끼리를 정량적으로도 검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가족 단위 외식이 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음식을 집으로 배달하는 사람들이 많다’ ‘강력범죄 발생률·교통사고 사망률 등이 증가하고 있다’ ‘학습지 방문교사가 인기다’ 등의 현상을 종합해 보면 사람들이 집밖으로 돌아다니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소비자의 집을 적극 방문하는 식의 마케팅 기법을 수립하거나 그런 방향의 유통채널 마련을 검토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사람들이 집안에 있으면서 더 안락하고 안전하고 즐거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을 계발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가정 경비 서비스, 실내 인테리어, 홈 시어터, 홈쇼핑, 야간과 공휴일 배달 시스템 같은 것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