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8월호

태극기 이렇게 바로 세우자

  • 전세룡 < 백산민족연구소장 >

    입력2005-04-11 15:41: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현행 태극기는 陰陽 두개의 반달이 횡으로 누워 있어 음양철학 원리에 맞지 않고 국토분단 및 민족분열을 상징하는 것 같아 보기에 좋지 않다.
    태극기는 우리 대한민국의 국기로 태극(太極)이란 말은 동양 음양(陰陽)철학의 근본원리를 뜻한다. 따라서 세계의 수많은 국가들의 국기 중에서도 그 뜻이 가장 깊고 넓은 ‘철학적인 기(旗)’라 할 수 있다.

    이런 태극기의 철학적 이치를 잘 응용한다면 마음의 수양과 가정의 화목, 도덕의 실천, 국가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의 태극기는 원래의 음양철학 원리와는 맞지 않는 형태여서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필자의 지론이다. 태극기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위해서는 우선 그 바탕이 되는 태극음양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태극은 천지가 개벽하기 전, 시간이 시작하기 전, 방향이 생기기 전이니 다시 말해 음과 양이 생기기 전으로 무상대(無相對)를 뜻한다. 그러므로 만유(萬有)의 모체며 극한대요, 시간과 수(數)의 근원으로 연월일이 시작하기 전이며, 하나(1)가 생기기 전이다.

    음양은 바로 이 태극에서 분리 생성하는 것으로, 움직여 생(生)하는 것을 양이라 하고, 정(靜)하여 이루는 것(成)을 음이라고 한다. 따라서 음양은 태극의 반분(半分)이며 상대적이고 쉬지 않고 상하좌우로 순환한다. 이 순환에 의해 생사 성쇠 흥망이 생긴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하늘의 큰 음양은 일월(日月)이고, 대지의 큰 음양은 수륙(水陸)이고 만물의 주요 음양은 초목(草木) 금수(禽獸)요, 인간의 음양은 남녀 선악 정부정(正不正) 등이다.

    음양은 다시 둘로 나누어져 사상(四象)이 되니 태양 소음 소양 태음이라 하고, 사상이 다시 각각 이등분돼 팔괘(八卦)가 되니, 건(乾) 태(兌) 이(離) 진(震) 손(巽) 감(坎) 간(艮) 곤(坤)이 그것이다. 이 팔괘는 다시 조합하면 64괘가 되고 64괘의 각 괘마다 6효(爻)가 있어 총 효수는 384가 된다.

    태극기의 오류

    이같은 태극음양 생성의 원리에 맞게 국기가 그려져야 하는데 현재의 태극기는 어떤 오류가 있는가.

    첫째, 태극기의 원 속에 반분돼 있는 적색과 청색부분을 반달이라고 부르는데, 적색은 양이고, 청색은 음이다. 그런데 이 음양의 반달이 누워 있는 것이 원리에 맞지 않는다.

    음양 반달의 작은 부분은 시작을, 둥글고 큰 부분은 완숙을 뜻한다. 음양은 작게 시작하여 점차 자라며, 커져서 완성되면 양에서 음이, 음에서 양이 생겨난다.

    하늘의 절기에 비유하면 적색의 작은 부분은 동지, 큰 부분은 하지요, 청색의 작은 부분은 하지, 큰 부분은 동지가 된다. 양은 아래서 위로 오르고, 음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낮에 하늘로 올라간 수증기는 밤이면 내려와 풀잎에 이슬이 맺히며, 이런 이치로 초목은 위로 자라고 다 자라면 윗부분의 잎부터 점차 말라 떨어진다.

    태극기보다는 음양기로 불러야

    그러므로 적색의 양(陽)반달은 원의 왼쪽(左)에서, 작은 부분은 아래 자방위(子方位)에 위치해야 하고 큰 부분은 위 오방위(午方位)에 위치해야 한다. 반면 청색의 음(陰)반달은 원의 오른쪽(右)에서, 작은 부분은 위 오방위에 위치해야 하고 큰 부분은 아래 자방위에 위치해야 맞는다(그림 2 참고).

    둘째, 앞에서 살펴본 사상팔괘는 음양철학 학술도표이므로 국기에는 그리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 만약 꼭 들어가야 한다면 문왕후천팔괘배열도를 쓰는 게 좋겠다(그림 3 참고).

    셋째, 기의 명칭도 태극기보다는 음양기(陰陽旗)라고 해야 더 정확할 것 같다. 기의 적·청색 부분은 음달 양달을 나타낸 것이니 음양기가 제대로 된 이름이다. 태극은 음양의 모체로 무형이다. 다시 말해 음양이 생기기 전의 이름으로 형태가 없다. 따라서 형태를 그릴 수가 없는 것이다. 음양달을 원형 속에 그려 태극이 원으로 된 것 뿐이지 태극의 형상이 아닌 것이다.

    넷째, 음양달의 색깔도 천의 바탕색깔에 따라 달라진다. 음양철학에서 낮과 밤의 색은 각각 백(白)과 흑(黑)이고, 불과 물의 색은 적(赤)과 청(靑)이다. 따라서 백색의 천에 그릴 때는 음양달은 적과 청이 좋고 푸른색 천에는 백과 흑이 좋다.

    현재의 태극기 가운데 가장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것은 위에서 첫번째로 지적한대로 횡으로 누워 있는 음양의 반달을 원리에 맞게 세우는 문제다. 현재의 음양 두 개의 반달은 누워 있어 남북 상하가 분리 분단된 모습이 마치 우리 국토의 분단 및 민족의 분열과 흡사하여 인상이 좋지 않다.

    우리 국가와 민족의 운명이 이 기에 기인한 게 아닌가 생각돼 마음이 불안해진다. 또 적색 반달이 위에서 아래의 청색 반달을 누르니 북의 적색이 연상돼 보기에도 좋지 않다.

    반면 음양철학의 이치에 맞게 바로잡으면 음양이 상승작용을 하니 남북이 교류하며 음양조화로 합일 또는 통일이 진행되는 상이어서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