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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高建 서울특별시장

“시장재출마? No! 대권도전? 노코멘트”

  • 황호택 < 동아일보 논설위원 > hthwang@donga.com

“시장재출마? No! 대권도전?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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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에 박정희 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에 반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시장은 기념 도서관 형태가 좋겠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상암 신도시에는 공공 도서관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기념관이 아닌 공공 도서관 성격을 가진 기념 도서관이라고 한다면 서울시가 그걸 수용하겠다는 것이지요. 기념사업회가 국고 보조를 받고 모금한 돈으로 지어 서울시에 기부체납을 하고 운영과 경영은 기념사업회 책임으로 하는 조건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순수한 기념관은 경북 구미에 하는 것이 더 좋겠지요.”

―이 문제로 박근혜 의원과도 한 번 만났다고 하던데요.

“이 문제만 가지고 만난 게 아닙니다. 상암동 기념 도서관이 결정되고 난 후 박의원을 만났을 때 얘기를 나눈 일은 있어요.”

고시장은 내무부 새마을 담당관으로 박대통령의 농촌근대화운동을 실무 집행하는 자리에서 일했고 정무 제2수석 비서관으로 청와대에서 직접 모시기도 했다. 그로부터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발전을 이룩한 긍정적인 평가와 민주주의와 인권을 후퇴시켰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혼재합니다. 박정희 기념관 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박대통령의 업적 중 경제발전을 평가하는 세력과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측면을 비판하는 세력이 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의 기본 설계를 했고 저는 실시 설계를 한 실무 계획 책임자였습니다. 새마을운동의 추진상황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박대통령은 가난에 한이 맺힌 사람입니다. 가난 극복, 농촌 근대화 그리고 치산녹화(治山綠化)에 집념이 강했어요.

1972년쯤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는 비행기로 한국에 들어오려면 영일만 상공을 통해 진입하는 노선이 유일한 국제선 항로였습니다. 당시 일본 국토는 푸르다 못해 검었습니다. 그리고 바다도 푸르고…. 그러나 비행기가 한국땅으로 들어오면 김동인의 소설제목 대로 ‘붉은 산’ 입니다. 물론 거기만 그런 게 아니고 국토 전체가 다 붉었습니다.

박대통령은 외국 사람들 보기에도 창피하니 그 지점에 나무를 심어 푸르게 하라고 산림청에 지시를 여러 번 했는데 매번 실패했습니다. 그러면 새마을운동본부가 한번 해보라고 지시해서 제가 거기서 십장 노릇을 하게 된 거죠.”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이 확정돼 6년만에 달성됐다. 무단으로 나무를 베면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산림법을 갖고 있는 나라는 아직도 한국밖에 없다. 그만큼 산림녹화에 대한 박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

박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더니 산림녹화와 관련한 일화로 대신해버렸다. 평가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은 딱 한 문장이었다.

“그런 것 저런 것을 통해서 박대통령은 가난의 한, 농촌 근대화와 치산녹화에 대한 집념이 대단히 강한 분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회적으로 첨예하게 대립되는 문제이고 직접 모시던 분이다 보니 이회창 총재 식으로 ‘경제 긍정, 민주주의 부정’의 모범답안도 말하기가 어려웠을까.

―상암동에 대해서 한 가지 더 여쭤보겠습니다. 환경단체들이 퍼블릭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데 거기에 골프장이 꼭 필요합니까. 참 골프는 칩니까.

“지금은 골프를 안 쳐요. 전남지사로 있을 때 골프 치는 ‘별’이 10명쯤 됐습니다. 장군들은 일요일에 임지를 못 떠나요. 공군 비행장 활주로 가운데에 들어선 나인 홀 골프장에서 비상 대기 겸 골프를 치는 거예요. 도지사가 아무리 바쁘더라도 가끔 골프 스폰서라도 해달라고 해서 기관장들과 함께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스폰서를 했습니다. 그때 배워 핸디캡이 18까지 내려갔습니다.

골프를 그만둔 것은 가뭄이 들었을 때였어요. 한해 비상 동원령을 내리면 공무원들은 비상근무에 들어가고 휴일에도 골프를 칠 수 없습니다. 내가 스폰서 하는 날이라 집에 가 옷 갈아입고 티오프 시간에 맞추느라 바삐 가는데 송정리 다리 근처에 사람들이 모여 있더군요. 양수기를 자전거에 싣고 가던 농민이 어떤 자동차에 부딪혀 넘어졌어요. 그 장면을 보고 ‘오늘 한해 비상동원령을 내렸어야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후 다시 골프를 치면 성을 바꾸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때부터 안쳤습니다. 지금은 테니스를 치는데 골프보다 훨씬 시간이 덜 듭니다. 1주일에 한 번은 테니스를 합니다.

그 때만 해도 골프장이 많지 않았어요. 지금은 골프장이 100개를 훨씬 넘잖아요. 그런데도 상류층의 전유물처럼 돼있단 말이에요. 사회적인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서도 서울에 퍼블릭 코스의 골프장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개인택시 기사가 쉬는 날에 1만5000원 내고 퍼블릭 코스에서 채를 휘둘러보고 ‘골프라는 게 이런 거로구나. 나도 한번 쳐봤다. 별거 아니구나’고 말할 수 있게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된다고 봅니다. 박세리를 꿈꾸는 꿈나무들이 연습하는 데도 필요합니다.

관선시장 때 경마장이 과천으로 옮겨가고 서울시가 경마장 터를 물려받았어요. 경마장 트랙 안이 퍼블릭 골프장입니다. 서민들이 이용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데 뚝섬 개발계획에 따라 퍼블릭 골프장이 없어집니다.

뚝섬 골프장을 상암동으로 이전하는 겁니다. 디지털 미디어시티에는 MIT 미디어랩을 비롯해 IT 기업들이 상당수 들어올 예정입니다. 거기 근무하는 외국인들을 생각한다면 퍼블릭 코스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이 골프장은 산을 깎고 나무를 베어내 만든 반환경적인 골프장과는 전혀 달라요. 쓰레기 매립장을 녹화하면서 자연 생태로 복원하는 골프장을 만듭니다. 쓰레기 매립지는 다른 것도 못해요. 앞으로도 20년 동안 불균등 침하되거든요.

쓰레기 동산 두 개 중에서 하나는 완전히 초지공원으로 만들고 다른 하나는 노을공원이라 이름 붙여 전망공원으로 만들면서 5만8000평만 골프코스로 만드는 거예요. 105만평 중에서 5만8000평입니다. 미국의 큰 공원에는 골프 코스가 한 두 개씩 있잖아요. 체육진흥공단은 퍼블릭코스와 같은 대중골프장에만 써야 하는 돈을 가지고 있어요. 그 돈을 쓰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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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 동아일보 논설위원 >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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