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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人공장’ 1000곳! 강남 성형외과 타운

  • 김문영 < 자유기고가 > noname01@freechal.com

‘美人공장’ 1000곳! 강남 성형외과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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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지역 전문의들은 최근 몇 년 새 성형수술이 급속히 보편화하면서 환자층도 매우 다양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압구정동 C성형외과의 최재원 원장은 1989년 초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국내 성형외과 전문의 1세대에 속한다. 10년 전 논현동에서 개원했다가 7년 전에 압구정역 부근으로 옮겼다. 최원장은 “10년 전에는 나이든 여성들이 몰래몰래 수술을 받았다. 최소한 20대 중반은 넘었다. 그러나 지금은 열 살도 안 된 아이의 손목을 끌고 오는 엄마들까지 생겼다. 남자 환자도 전체의 10%를 넘는다”며 “남녀노소의 구분이 점차 무의미해져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비 내리는 7월 중순의 어느날 오후, 중년 여성과 그보다 더 연상으로 보이는 부인 한 사람이 병원으로 들어섰다.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대기실 소파에 앉은 두 사람은 약간 긴장된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괜찮을까?”

나이가 더 지긋한 쪽이 불안한 기색을 드러냈다. 서울 반포동에 거주하는 시어머니 최희정(63·가명)씨와 며느리 김미성(40·가명)씨였다.

최씨는 최근 손녀의 권유로 주름살 제거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다 늙어서 몸에 칼을 대는 것이 우습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지만 수술 없이도 치료할 수 있다는 말에 구미가 당겼다. 걱정하던 아들 내외도 이내 “일단 상담을 받아보자”며 긍정적인 쪽으로 돌아섰다.



며느리 김씨의 친구 중 압구정동에서 주름살 제거 수술을 받은 이가 있었다. 그 친구는 주름살이 많은 편이라 수술을 해야 했지만 심하지 않은 사람은 약물치료나 방사선치료도 가능하다고 했다. 시어머니 최씨는 나이에 비해 고운 편이었다. 김씨는 친구가 권하는 병원을 찾아 상담 날짜를 받았다.

“친구들도 다 나더러 젊은 편이라고 해요. 그래도 젊어지고 싶은 욕심이야 끝이 있나. 손녀하고 아들, 며느리 다 해보라고 하니까 슬슬 욕심이 나데.”

최씨가 치료를 받고 싶어하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아들 며느리가 잘 해줘서 팔자 좋은 노인네라고 늘 친구들한테 부러움을 샀는데, 성형수술까지 했다고 하면 더 부러워할 것”이라는 셈속이다. 자매 같아 보이기까지 하는 두 부인의 모습은 분명 남들의 부러움을 살 만했다.

“에미는 뭐 자기도 수술하고 싶으니까 나한테 먼저 하라고 떠민 것 같은데….”

며느리를 슬쩍 흘기는 최씨의 표정에서 흐뭇함이 느껴졌다.

뼈를 깎는 고통을 참고

좁은 이마 때문에 고민하던 강미연(26·가명)씨. 강씨는 이마 수술을 받고도 한동안 ‘피통’을 달고 있어야 했다. 이마를 가르는 대수술을 하고 난 후라 출혈이 멈추지 않았다. 물론 말못할 고통이 뒤따랐다. 하지만 결과는 좋았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믿게 된 강씨는 친구에게도 성형수술을 권했다.

강씨의 친구인 박수진(가명)씨에게는 남모를 고민이 있었다. 두 눈의 크기가 달랐던 것. 그냥 봐서는 이상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인데 사진만 찍었다 하면 여지없이 표가 났다.

짝눈으로 고민하던 박씨는 성형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잠깐의 고통은 감내할 수 있겠다 싶었다. 수술 받는 김에 콧등도 높이기로 했다. 강씨가 수술을 받은 압구정동의 한 성형외과를 방문했다.

수술비는 한쪽 눈과 코를 합쳐 210만원이었다. 박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은 적금을 깨기로 결심했다. 돈 때문에 망설이다가는 수술 결심도 흐지부지될 것 같아서 서둘렀다.

박씨는 유아교육 전문업체에서 방문교사로 일하고 있었다. 4월 초순으로 수술 날짜가 정해졌는데 의사는 회복기간까지 2주 정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휴가철도 아니고 회사에서 2주씩이나 휴가를 내줄 리는 만무했다. 성형수술 때문이라면 더욱 어려울 터였다. 고민하던 박씨는 퇴사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방문교사 자리는 늘 있는 편이라 용단을 내릴 수 있었다.

“적금을 해약하고 회사를 그만두면서까지 수술을 받는 것이 남들 보기에는 이상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고민을 계속 안고 사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어요. 주위에서도 자신한테 투자하는 거니까 나쁠 것 없다고 격려해 줬고요.”

물론 만류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대로도 예쁜데 왜 수술을 하느냐”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부모님 반응이 어떨지 두려워 성형 수술 사실을 숨겼다. 일산에서 자취하는 처지라 일주일에 한 번 보는 부모님 눈을 속이기는 쉬웠다.

수술을 받기로 한 날, 의사가 박씨에게 한 가지 수술을 더 받으라고 권했다. 약간 튀어나온 광대뼈를 깎으라는 얘기였다. 처음에는 딱 부러지게 “싫다, 예정된 것만 하겠다”고 말했지만 의사의 말을 계속 듣다 보니 마음이 흔들렸다. 안면윤곽 교정도 원했던 친구를 “그럴 필요 없다”며 만류했던 의사라는 점 때문에 더욱 신뢰가 갔다. 눈, 코, 광대뼈 세 가지를 함께 하면 수술비도 싸진다고 했다. 의사가 제시한 금액은 600만원.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지만 욕심이 앞섰다. 일부는 현찰로, 일부는 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봤다. 현찰을 많이 내 수술비 중 30만원을 더 깎을 수 있었다.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찾아왔다. 박씨는 그때의 고통을 “죽다가 살아났다”, “뼈를 깎는 고통이었다”고 표현했다. 강씨와 마찬가지로 박씨도 수술 결과가 좋았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수술을 했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부모님도 눈치채지 못했다.

결과가 좋자 또 욕심이 생겼다. ‘뼈를 깎는 고통’도 희미해져 갔다.

“만족하기보다 욕심이 자꾸 생겨요. 겁도 없어졌고요. 돈 있으면 또 하고 싶어요. 일단은 턱을 깎고 싶어요.”

아픈데도 더 예뻐지고 싶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이러다 성형수술 중독이 되는구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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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 자유기고가 > noname01@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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