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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사업 쟁점 인터뷰

“한국 정부는 최동진을 해임하라”

이브 로빈슨 닷소사 부사장

  • 이정훈 <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대우 > hoon@donga.com

“한국 정부는 최동진을 해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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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식 레이더가 좋다는 증거는 무엇인가. 국방부는 현재 기술로는 기계식이 더 뛰어나다고 하는데.

“일본이 F-2 전투기를 개발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은 현재 F-2 전투기에 탑재할 전자식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러시아도 전자식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수호이-27에 전자식 레이더를 탑재하기 위해, 러시아 회사에 개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미국도 그들의 차세대 전투기인 F-22와 JSF에 전자식 레이더를 달기 위해 현재 개발 중이다. 미국은 전자식 레이더가 개발되면 기존의 F-15에 달려 있는 기계식 레이더를 떼어내고 전자식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미·일·중·러 4강이 모두 전자식 레이더를 갖춘 전투기를 갖게 되고 한국만 기계식 레이더를 쓰는 나라가 된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의 안보가 보장되겠는가. 그런데 한국은 F-15K를 선택한 후 이 전투기에 탑재된 기계식 레이더를 전자식으로 교체하겠다고 한다. 비싸게 F-15K를 사서 또 레이더 교체 비용을 지불하겠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

라팔은 이미 전자식 레이더가 장착돼 있다. 왜 한국은 비싼 돈을 주고 구식 전투기를 사는가. 한국의 납세자와 언론이 조용히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다른 질문을 하겠다. 프랑스 정부는 한국이 고속철도 사업을 할 때 규장각 도서를 반환하겠다고 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는가.



“…규장각 도서 건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런데 프랑스 정부는 처음 약속한대로 하고 있지 않은가? 프랑스와 한국 정부는 등가(等價) 교환을 약속한 것으로 안다. 프랑스가 규장각 도서를 돌려주면 한국은 같은 가치의 도서를 프랑스에 제공하기로 했는데, 한국측의 반발로 교환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세상에 여러 나라가 있듯이, 세상 권력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정치권력도 있고, 산업 권력도 있고, 문화 권력도 있다. 규장각 도서의 등가 교환을 약속한 것은 정치 권력인 미테랑 대통령인데, 산업 권력이 닷소가 어떻게 간섭할 수 있겠는가. 그런 논리라면 거꾸로 이런 질문도 성립될 수 있겠다. ‘프랑스 정부가 규장각 도서를 반환했다면, 한국은 라팔을 FX 기종으로 선정하겠느냐?’ 이기자의 답변은 무엇인가.”

-하하하, 그게 아니고….

“(기자의 말을 자르면서)각 나라가 자기 국익만 최우선시 한다면 결국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 질문은 닷소는 프랑스 정부에 대해 규장각 도서 반납을 건의한 적이 있느냐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권력에는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닷소의 주장으로 규장각 도서를 반환하려면 아마 프랑스는 헌법을 바꿔야 할 것이다. 물론 닷소사 회장이 개인적으로 시라크 대통령께 규장각 도서를 반환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한 적은 있다. 하지만 문화 권력이 하는 일에 닷소사가 개입할 수는 없다.”

-프랑스가 미국에 비해 한국과의 교류가 적었던 것도 FX사업에서 패한 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반미주의자들이 맹렬히 비판하는 사항이지만, 미국은 한반도에 군대를 파견해 한국을 지켜주고 있다. 이러니 같은 값이면 미제를 사주자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한 관계를 우선시 하려면 무엇 하러 국제경쟁을 하는가, 그냥 미국제를 사고 말지. 한국의 FX사업에 참가하기 전 우리는 한국 정부에게 ‘공정하게 국제 경쟁을 시켜서 성능과 가격에서 가장 뛰어난 전투기를 사겠느냐’고 물어,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다. 우리는 그 대답을 믿고 한국의 FX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국은 주권을 가진 나라이므로 물건을 사는데도 주권을 지켜야 한다.”

-한국의 FX사업 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가.

“참 좋은 질문을 했다. 한국은 OECD 가입 국가인데, OECD 가입국은 지켜야 할 몇 가지 의무 사항이 있다. 국제 경쟁은 한국적인 룰이 아니라 국제적인 원칙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공정하게 결정하겠다고 해서 FX사업에 참여했는데, 결정은 가장 비공정하게 이루어졌다. 우리는 한국 정부에 그 책임을 물을 생각이다. 좋은 사례가 보잉이 절충교역 70%를 채우지 못했는데도 선정된 것이다. 들러리나 선다는 것을 알았으면 우리는 한국의 FX사업에 절대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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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대우 >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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