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호

“더 이상 2등국민을 만들지 말라”

탈북자 교육기관 하나원을 고발한다

  • 김진호 < 가명·탈북자 >

    입력2004-09-09 1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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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을 안고 사선을 넘어온 탈북자들이 자본주의의 냉혹함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꿈에 그리던’ 남한사회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느끼며 ‘2등 국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탈북자를 포용하지 못하는 남한 사회를 과연 통일을 준비하는 사회라 할 수 있는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북한의 경제난과 북한체제에 염증을 느낀 북한인들이 늘어나면서 남한으로 입국하는 탈북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00년에는 312명이던 탈북자 수가 작년에는 두 배 가까운 583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4월 중순 현재 238명이 남한에 입국했다.



    통일 후 북한인들이 겪을 혼란의 축소판


    탈북자가 늘어남에 따라 남한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자가 되는 사람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금융피라미드 사기에 걸려 재산 전부를 잃은 탈북자들의 이야기가 일간지에 실리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탈북자들이 경제적·심리적으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탈북자들이 겪고 있는 부적응 현상은 언젠가 이뤄질 통일 이후, 북한사람들이 거쳐야 할 혼란의 축소판일지도 모른다.



    외부 세계와 단절된 가운데 편파적인 정보만 제공받고 살아온 북한인들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 지극히 단편적이고 주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평생을 ‘피동적(被動的)’으로 살아온 이들이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개인주의의 사회’에 융합해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희망’을 찾아 윤택한 남한으로 왔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이해 부족과 북한체제에 대한 타성 때문에, ‘좌절’의 고배를 마시는 탈북자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통일부는 탈북자들에게 한국사회에 대한 교육을 시키기 위해 1999년 탈북자 적응 교육기관인 ‘하나원’을 설립했다. 문제는 이 하나원을 수료한 탈북자들조차도 남한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하나원의 교육체제에 문제는 없을까. 필자는 하나원 교육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하여 50여 명의 탈북자들로부터 하나원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흥미로운 것은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은 많은 탈북자들이 그 교육과정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교육 내용이 부적절하다” “자유롭지 못한 환경에서 제대로 된 학습이 이루어질 수 없다” “교육이 현실적이지 못하다” 등 상당한 불만을 쏟아냈다. 물론 이들의 개인적인 의견을 곧이곧대로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러나 이들과 같은 북한인 출신으로 유사한 과정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온 필자로서는, 이들의 의견에 동감하는 측면이 많다.

    하나원 교육의 문제점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탈북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하나원에 들어오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중국이나 제3국에서 체포와 강제송환의 공포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중국이나 북한에 가족을 남겨둔 채 먼저 한국으로 온 경우도 많다. 북한에 이들의 부모나 형제자매가 남아있음은 물론이다. 이들의 과제는 북한에 남아있는 부모형제를 찾아 탈북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사유로 인해 탈북자들의 심리상태는 무언가에 쫓기듯 항상 초조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 도착한 탈북자들이 처음 수용되는 곳은, 유태준씨 재탈북 소동에서 드러났던 탈북자 심의기관인 ‘대성공사’다. 탈북자들은 한두 달 정도 대성공사에서 심의를 받으며 격리된 생활을 하게 된다. 심신은 지쳤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까닭 모를 두려움까지 가진 탈북자들이 대성공사 생활을 마치고 가는 곳이 바로 통일부 산하의 하나원이다.



    중국에 남은 가족 때문에 고민


    탈북자 K씨는 하나원 교육에 대해서 강한 거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당시 나의 가족은 불가피하게 중국에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가족의 생사에 애타는 나에게 하나원교육은 지겨움 그 자체였다. 나와 같은 처지라면 누구라도 같은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K씨만이 아니라 적지 않은 탈북자들이 중국이나 북한에 두고 온 가족 걱정에 하나원 생활 과정에 심리적인 고통을 겪는다.

    탈북자들이 가족과 함께 한국에 입국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중국에서 탈북자의 한국행을 돕는 브로커들이 요구하는 금액이 엄청나기 때문에 특별한 인맥이 없는 경우, 대부분 가족 중 한 사람이 먼저 한국에 와 돈을 마련한 후 남은 가족을 데려와야 한다. 중국에 남은 가족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지 않은 탈북자들에게 군대식으로 행해지는 하나원 교육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탈북자들이 하나원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는 대성공사에서 얻은 심리적 위축감과 불안감도 한몫한다. 3년 전 어느 월간지에 탈북자 심의과정에서 일어난 인권유린 행위를 까발리는 기사가 실렸다. 물론 그때와 지금의 ‘대성공사’를 비교하면 많은 긍정적 변화가 있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탈북자 심의과정에서 담당관들이 보여주는 고압적인 태도와 행동은 사라지지 않은 듯싶다.

    탈북자 G씨의 기억이다. 그는 대성공사 심문과정에서 심의관들로부터 위협적인 말을 듣고 심한 수치심과 압박감을 느껴 “북한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탈북하였다”고 거짓 증언까지 했다. G씨는 대성공사에 있는 동안 가장 두려웠던 것은 미처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위기가 닥쳐올 경우,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는 절망감이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절망감 때문에 수치심을 무릅쓰며 심의관이 원하는 거짓 진술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위장 탈북자를 가려내야 하는 담당관들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성공사 예심과정에서 탈북자들이 겪는 정신적 압박감과 불안감이, 그들이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대성공사는 탈북자들에게 좋든 싫든 한국의 이미지를 처음으로 심어주는 곳이다. 그런 만큼 심의 못지않게 탈북자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성공사를 거친 탈북자들은 하나원에 들어와 다시 두 달간 외부와 격리된 채 생활한다(하나원 초창기에는 3개월간 교육을 받았다). 격리 교육을 받는 동안 탈북자들은 중국 등의 제3국이나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근심에 싸여있다. 이러한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이들은 자그마한 일에도 화를 내고 다투거나, 하나원 교육에 대해 냉소적이게 된다.

    탈북자들에 대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오랫동안 공포와 긴장에 시달려 지친 탈북자들을 하나원이라는 장소에 격리시켜 적응교육을 시키는 것은, 아무리 교과내용이 잘 짜여져 있다고 하더라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탈북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하나원에 들어오는 탈북자들의 탈북 동기와 학력과 계층이 다양해지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많이 알고 있는 고학력자가 있는가 하면 초등학교 수준의 학력만 가진 사람도 있다. 하나원에 들어오는 탈북자들은 그야말로 천차만별(千差萬別)인 것이다.

    탈북자 L씨는 북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국가기관에서 일한, 북한에서는 나름대로 지식계층에 속하는 사람이다. 그는 지금의 하나원 교육과정은 개혁되어야 한다며 이렇게 주장한다.

    “70세가 넘은 노인에서부터 초등학교 연령의 아이들까지 같은 교육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 교육은 어떤 사람에게는 필요한 것이겠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시간낭비일 뿐이다. 언젠가 강사가 김소월의 시를 하나하나 풀어가며 뜻을 설명해줄 때 나는 헛웃음만 흘렸다.”

    그에 반해 북한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H씨는 선생님들이 외래어나 한자 등 어려운 말을 너무 많이 써 강의를 들어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같은 탈북자로 하나원 학생이지만, 그들의 적성과 인지능력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물론 탈북자들에 대한 적응교육이 모든 탈북자 개개의 수준에 맞춰 다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또 남한과는 전혀 다른 체제에서 살다온 사람들인 만큼, 그들에게 대한민국의 법률과 ‘자본주의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시장경제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가’ 등을 일반화해 가르쳐줄 부문이 필요가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탈북자들의 수준을 구분해 난이도를 달리해 교육해야 한다. 또 외부와 철저히 격리시킨 채 행해지는 지금의 교육방법보다는 어느 정도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토록 유연한 형태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2∼3개월의 집중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한순간에 탈북자들이 남한사회에 무난히 적응할 수는 없다. 남북한간 체제와 가치관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외부와 격리한 채 이루어지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면 기능 위주의 교육보다는 한국사회를 이해하고 어떤 자세로 남한에서 살아갈 것인가를 가르쳐주는 정신교육 위주의 교과 과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나원에서 컴퓨터교육이나 외국어 교육, 요리 실습, 자동차 운전면허증 취득 같은 기능 위주의 교육은 정말로 꼭 필요한 과목일까?

    탈북자 H씨는 “하나원에서 컴퓨터나 외국어 등을 배우지만 완전한 것이 못되기에 결국은 사회에 나와서 다시 배울 수밖에 없었다. 사회에 나와서 다시 배워야 할 것을 왜 하나원에서 격리시킨 채 가르치는지 모르겠다”며 탈북자들이 하나원에서 취득한 것 중에서 사회에 나와서도 써먹을 수 있는 것은 자동차 운전면허증뿐이라고 말했다.

    얼마전 조선일보는 금융피라미드 사기에 걸려 돈을 잃은 탈북자들에 대해 보도했다.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하나원 수료생들이다. 남한사회 실정에 어두운 탈북자들을 속인 사람들은 마땅히 질타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쉽게 돈을 벌려고 한 탈북자들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 이번 사기사건 에서도 보듯이 한국에 올 때까지 죽음의 위협과 고통을 이겨낸 정신력으로 스스로 자기 앞길을 개척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남한사회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정신교육이 하나원의 중요한 교육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탈북 때의 정신력으로 자립해야


    성공 사례로 매스컴에 많이 알려진 김용씨나 전철우씨 외에도 탈북할 때의 정신력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탈북인들이 적지 않다. 그중에는 느릅냉면 특허를 받아 서울의 유명 백화점에 제품을 공급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례를 좀더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탈북자들이 정신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탈주민후원회에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사회 적응실태를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탈북자들이 남한생활에서 겪는 가장 어려운 점은, 경제적인 문제(18.4%)이며 그 다음으로 취업과 외로움, 남한사람들의 편견과 언어문제, 문화적 차이, 남한사회의 이해 부족, 두고 온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대인관계, 건강문제, 아이들의 장래문제, 결혼문제 등을 들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전까지만 해도 탈북자들은 극히 적었으며, 이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대기업과 공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공식적인 통계에 의하면 탈북자들의 취업률은 63%에 불과하다. 탈북자들이 남한사회에서 처음 대하는 사람은 담당 경찰관일 정도로 대인관계가 협소하다.

    지방으로 가게 된 탈북자들의 경우 담당 경찰관들이 한두 번 정도 직업을 알아봐 주지만, 서울에 남은 탈북자들은 대부분 스스로 직업을 찾아야 한다. 물론 탈북자들끼리도 직업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현실에 어두운 탈북자들인지라 정보가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벼룩시장’ 같은 광고지에 의존하게 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보조식품 판매 같은 다단계판매에 빠져들어 결국 돈을 잃고 만다.

    탈북자 P씨는 ‘벼룩시장’ 광고를 보고 “월급을 괜찮게 주겠다”는 여러 회사를 찾아다녀 보았지만, 그가 들어간 곳은 인맥이 있어야 팔 수 있는 정수기나 화장품 판매 등 판매직종뿐이었다고 한다. 탈북자 L씨가 3년 동안 갈아치운 직업은 10여 개가 넘는다. 별다른 기술이 없던 그가 선택할 수 있었던 직업은 대부분 3D 업종의 단순직이었다.

    직업에 대한 기대치는 높은데 능력은 따라주지 않으니 6개월 이상 한 직장에서 버틸 수 없었던 것이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어본 탈북자들은 대개 직업 구하기를 포기하고 식당을 차리는 등 요식업 계통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공보다는 실패하여 낙담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나이 많은 탈북자들은 북한 사람들하고만 어울리려는 경향이 농후하다. 외로움은 서로 나눌 때 덜어질 수 있다. 하지만 남한사회 진입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탈북인들끼리의 만남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필자도 처음 남한에 정착할 당시 옆집 사는 사람들과도 내왕이 없는 남한의 문화 속에서, 무인도에 혼자 떨어진 것 같은 외로움을 느낀 바 있다. 남한사회에 대한 이해와 남한문화에 대한 이해는 결국 남한사람들과의 적극적인 만남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대인관계 능력이 미숙한 탈북자들의 경우 남한 정착과정에서 심한 고독감을 호소한다. 탈북자 H씨는 취업 면접과정에서 탈북자라는 이유로 탈락한 경우가 많았다며 그후로는 탈북자라는 신분을 숨기고 살아간다고 한다. 그는 학원에서나 직장에서 “당신은 탈북자이니까 이런 것은 모를 것이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며, 남한사회의 배타성을 꼬집었다.

    적지 않은 탈북자들의 경우 중국에서의 인맥을 살려 장사로 생계를 이어가려 하지만, 여권을 만드는 데 보통 2∼3개월이 걸린다. 그나마 취득한 여권도 단수여권이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탈북자가 남한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언제나 2등 국민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얼마전 호주에 망명을 신청한 한 탈북자의 경우가 그러한 피해의식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다.

    탈북자들에게 직업 선택은 참으로 중요하다. 정착금이 남아있다 하더라도 안정된 직장이 없으면 미래가 불투명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필자는 하나원을 나온 탈북자가 바로 직업을 구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3D업종이 아니고서는 하나원을 갓 나온 탈북자들이 택할 수 있는 직업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탈북자 중에는 북한에서 각종 기능을 익힌 사람이 적지 않다. 탈북자들의 조기 정착을 위해 이들이 북한에서 취득한 자격증을 인정해 주어야 할 것이다.

    탈북자들은 수많은 죽음의 고비와 역경을 이겨낸 경험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수용소에서 최악의 조건을 이겨내고 살아난 유태인들은 그렇지 않은 유태인들에 비해 미국 주류사회로 진입하는 확률이 높았다는 통계가 있다. 탈북자들이 자유를 찾아 죽음의 고비를 넘길 때의 정신으로 모든 일에 임한다면 그들의 성공은 결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굿피플대학의 모범 사례


    ‘굿피플대학’의 탈북자 적응교육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NGO ‘선한 사람들’은 탈북자들에 대한 생계비 지원활동에서 탈피해 탈북자들이 남한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교육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것이 바로 1년 과정의 ‘굿피플대학(Good people college)’이다.

    굿피플대학은 취업과 관련한 정보 제공은 물론이고, 창업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노하우를 익히도록 각계의 수준 높은 강사들을 초청해 강의를 맡긴다. 굿피플대학에 다니는 C씨는 교과과정을 거치면서 나날이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굿피플대학 학장 임경호씨는 “사회에 진출한 졸업생들이 1, 2년 안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나면 다른 탈북자들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고 장담한다. 그의 이야기는 결코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탈북자들에 대한 교육은 지력 위주보다는 심력(心力)·지력(知力)·체력(體力)·자기 관리능력·대인관계 능력을 함께 계발시키는 인간의 5차원 능력 개발식으로 변해야 한다.

    최근 10여 명의 탈북자들이 주중 스페인대사관과 독일대사관으로 진입한 데서 볼 수 있듯이, 남한으로 귀순해 오는 탈북자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탈북자들을 교육시켜 남한사회에 적응시키는 것은 남한사회가 맡아야 할 몫이다.

    탈북자의 급증은 하나원을 중심으로 한 탈북자 교육이 더욱 정교하고 다양하고 치밀해질 것을 요구한다. 또 그 못지않게 탈북자들을 동포로 대하는 남한사람들의 따뜻한 마음도 필요하다. ‘2등 국민’을 양산하는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탈북자들을 진정으로 귀순시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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