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예측불허 대격돌 노무현 對 이회창

감성정치 vs 엘리트 정치

강점과 약점

  • 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기자 > hades@donga.com 공영운 < 문화일보 정치부기자 > rabbit@munhwa.co.kr

감성정치 vs 엘리트 정치

2/5
젊은 시절 노후보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의 괄괄하고 도전적인 스타일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 시국변호사시절 노후보가 법정에서 상대편 검사와 멱살잡이 직전까지 갈 정도로 흥분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청년시절의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지금도 가끔 거칠고 투박한 언행을 언뜻언뜻 엿볼 수 있고, 이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령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후보는 자신의 견해와 다른 질문에 대해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며 정면으로 문제제기를 하는데, 이런 노후보의 행동을 참신하게 보는 기자들도 있겠지만 그 반대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술자리이기는 하지만 언론관을 두고 기자들과 자주 언쟁을 벌이는 것도 이런 언어습관 탓이다.

대중정치인으로 성공하려면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할 줄 알아야 한다. 노후보는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몇 안되는 대중정치인인데, 이는 그만의 소중한 자산이다. 노후보보다 학벌이 좋고 달변인 경쟁자들이 그에게 밀린 결정적 이유는 바로 이 ‘감동’일 것이다.

노무현 후보는 두세 차례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정치인이다. 첫번째는 1988년 5공 청문회였는데 노후보는 이해찬 이인제 의원과 함께 청문회가 배출한 정치스타였다. 30~40대 연령층의 노후보 지지자들은 당시 그의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은 사람들이다.

20대 유권자들은 노무현 후보를 2000년 4·13총선 당시 민주당 불모지인 부산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정치인으로 기억한다.

지역감정 극복을 위해 무모한 도전장을 내민 노후보의 용기에 감동한 사람들이 ‘노사모’라는 자발적 팬클럽을 만들었는데 당초 수백명 수준이던 노사모는 민주당 국민경선을 거치면서 회원수 4만이 넘는 거대 정치세력으로 성장했다.



노사모의 출현과 성장은 정치인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면 국민들은 어떻게 답하는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대통령후보 경선에 뛰어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한결같이 노사모를 벤치마킹한 네티즌 팬클럽을 조직했지만 노사모의 조직력을 뛰어넘지 못한 것은 ‘감동’과 ‘자발성’이 빠져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노사모는 분명 노무현만이 누리는 장점이다. 이들과 비슷한 정서를 가진 젊은층의 지지가 노풍 확산의 배경이라는 점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함정이 숨어있다. 노후보는 감동을 준 정치인이지만 뜻밖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이다. 노후보가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도 벌써 15년, 하지만 그가 현역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시기는 불과 6년 남짓하다. 나머지 9년 동안 그는 출마와 낙선을 반복했고 정치권 주변부를 맴돌며 세월을 보냈다. 이 때문에 그는 정치이력에 비해 알려진 바가 적은 정치인이다.

이미 약점이 드러난 이회창 후보의 경우 지지도가 급격히 오르지도 않지만 웬만해서는 떨어지지도 않는 특징이 있다. 아직까지는 일반국민들 사이에 정치신인과 다름없는 노후보의 경우, 치명적 약점이 공개된다면 한순간에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당내 계보의원이 없다는 점 역시 노후보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계보의원이 없으니 국민을 상대로 직접 바람몰이를 할 수 있었다. 신속하게 결정하고 가볍게 움직일 수도 있었다.

2/5
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기자 > hades@donga.com 공영운 < 문화일보 정치부기자 > rabbit@munhwa.co.kr
목록 닫기

감성정치 vs 엘리트 정치

댓글 창 닫기

2021/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