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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대격돌 노무현 對 이회창

이회창의 보수인가, 노무현의 진보적 중도인가

2002년 대선과 지역·세대·이념

  • 김호기 < 연세대 교수·사회학 > kimhoki@yonsei.ac.kr

이회창의 보수인가, 노무현의 진보적 중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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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지역에 따른 지지율의 변화 추이다. 먼저 주목할 것은 3월 조사와 4월 조사 사이에 나타난 노후보에 대한 지지율의 극적인 변화다. 노후보에 대한 지지가 급상승한 지역은 광주·전라(49.4% → 71.4%), 부산·울산·경남(25.0% → 40.1%), 서울(38.3% → 49.7%) 등이며, 이후보의 아성이라 여겨지던 대구·경북에서도 20.2%에서 31.2%로 높아졌다. 반면 대전·충청은 36.6%에서 40.0%로 소폭 상승했으며, 인천·경기는 42.6%에서 42.4%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노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5월1일 조사에서 다소 떨어졌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지지율이 40.1%에서 33.3%로 떨어졌는데, 이는 PK지역 주민들의 노후보에 대한 지지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한편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는 세 번의 조사에 걸쳐 전지역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기할 만한 것은 영남에서의 이후보에 대한 지지율의 변화인데, 대구·경북의 경우 68.2% → 49.5% → 43.2%로 감소한 반면, 부산·울산·경남의 경우에는 53.1% → 40.8% → 47.8%로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했다. 부산·울산·경남에서 1개월 사이의 이런 변화는 노후보와 이후보에 대한 이 지역 주민들의 생각이 수시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번 대선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 지역은 지난 1997년 대선에서 제3의 후보인 이인제 후보에 대한 지지가 비교적 높았던 곳으로, 과거의 그러한 경험이 현재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노후보와 이후보의 대결에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의원이 가세할 경우 그 지지율의 변화 또한 관심거리다. 이 글에서는 노후보와 이후보의 대결구도에 주목하고 있지만, 1987년 이후 치러진 대선결과가 보여주듯이 이번 대선 역시 3자대결 구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는 5월1일 현재 3자가 대결할 경우 지역에 따른 지지율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볼 때 박의원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이후보의 표보다는 노후보의 표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주목할 지역은 서울과 부산·울산·경남인데, 박의원이 출마할 경우 이 지역에서 이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2.9%, 1.4% 감소한 반면, 노후보의 지지율은 6.8%, 5.6%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박의원이 갖고 있는 정치적 이미지가 이후보보다는 노후보의 그것과 중첩되는 것에서 비롯한 결과라 풀이할 수 있다.

지역에 따른 이런 지지율의 변화가 함축하는 바는 세 가지다. 첫째, 노풍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그것을 주도한 지역은 호남, 부산·울산·경남, 그리고 서울이다. 둘째, 이 가운데 문제가 되는 지역은 부산·울산·경남으로, 두 후보에 대한 이 지역의 지지가 상당히 불안정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대선구도가 노후보와 이후보의 양자대결로 갈 경우에는 이 지역의 선택이 승패의 중요한 갈림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대선이 가까워지고 태도유보층이 점차 줄어들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율 하락은 라이벌 후보에 대한 지지율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현재 지지율의 차이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은 세대에 따른 지지율의 변화 추이다. 이 표에서 주목할 것은 3월과 4월 사이에 노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20대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386 세대’가 주축을 이루는 30대의 경우 47.5%에서 57.2%로 늘어났으며, 20대의 경우도 41.3%에서 52.9%로 증가했다. 노후보에 대한 전체 지지율이 다소 감소한 5월1일 조사에서는 30대와 40대의 지지율이 한풀 꺾였지만, 20대의 경우는 오히려 52.9%에서 58.1%로 늘어났다. 한편 이후보에 대한 지지는 점차 감소해 왔지만, 핵심 지지층인 50대 이상에서는 계속 노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에 따른 두 후보에 대한 이런 지지율의 차이는 우리 사회에서 세대적 균열이 갖는 중요성을 보여준다. 노후보와 이후보의 대립구도를 흔히 세대문제로 접근하려는 분석들이 있는데, 이제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는 그 분석들이 상당히 타당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러 사회학자들이 지적하듯이 우리나라 세대간 정치의식의 차이는 매우 큰 편이며,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개혁적인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세대에 따른 이런 차이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다. 1997년 대선에서도 세대별 차이는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덧붙여 여론조사 결과는 노풍을 바라보는 20대와 30대의 차이를 보여준다. 30대의 경우 노풍이 본격화하기 전인 3월 초부터 높은 지지를 보여주는 반면, 20대의 경우는 2개월 동안 극적인 상승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노풍의 진원지가 ‘386세대’이지만, 그 바람의 영향은 20대에서 강하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노후보에 대한 20대의 높은 지지율은 그것이 단기간에 이뤄진 것인 만큼 불안정한 요소가 없지 않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20대 보수론’은 적어도 정치의식의 경우 타당하다고 보기 어려울 듯하다.

는 직업에 따른 지지율의 변화다. 여기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노후보와 이후보의 지지계층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노후보의 경우, 화이트칼라와 학생을 주축으로 블루칼라와 자영업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은 반면, 이후보는 농·임·수산업과 블루칼라, 자영업, 주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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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기 < 연세대 교수·사회학 > kimhok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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