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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는 범인 알고 있었다

양평 통나무집 살인사건 45일간의 수사기록 X파일

  • 황일도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hamora@donga.com

공중전화는 범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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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소씨는 종업원 20여 명 규모의 컴퓨터 자수회사를 운영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소씨와 부인 정씨는 1985년 무렵 친구의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두 사람 다 경남 하동이 고향이다. 한 다리만 건너면 지인들이 수두룩했던 것도 인연이 맺어진 배경이었다. 두 사람은 6개월 연애 끝에 결혼했다.

친척들과 함께 자수회사에 근무하던 소씨는 10년 전 독립해 지금의 사업체를 꾸렸다. 외환위기 무렵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서울 강남에 32평 아파트를 장만할 만큼 탄탄한 사업가도를 달렸다. 유족들에 따르면 6명의 딸을 낳은 뒤 얻은 아들인 소씨는 부모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랐다고 한다. 소씨는 본가와 처가로 매월 꼬박꼬박 용돈을 부칠 만큼 착실한 가장이었다.

부인 정씨에게서도 특별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장이 좋지 않은 남편을 위해 아침마다 손수 녹즙을 갈고 자녀들의 과외에 신경쓰던 평범한 주부였다는 것. 5년째 소씨 부부와 함께 테니스 모임을 갖곤 했던 조모씨는 “부부와 아이들 모두 온순하고 찬찬한 사람들이었다”고 전한다. 소씨 가족의 주인 잃은 아파트는 거실 한쪽에 피아노가 놓인, 전형적인 ‘단란한 가정’의 분위기였다.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좀체 나쁜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소씨네가 서울 강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하고 성실한 중산층 가정이었던 것은 사실인 듯했다. 유가족과 친구들은 한결같이 “가족이 함께 자살할 만큼 심각한 불화는 없었다”고 했다. 지난 3년간 부부가 매주 테니스클럽에 함께 다녔을 만큼 화목했다는 것.

그러나 참고인 조사가 거듭되면서 몇 가지 이상한 징후가 포착되기 시작했다. 소씨의 친구 진모씨는 경찰에서 “소사장이 최근 ‘1억원을 투자하면 90억원을 벌게 해주는 아이템을 찾았다’고 하더라”고 진술했다. 또한 소씨의 한 친척에 따르면 소씨가 “땅 1만3000평을 2억원에 사면 5억원에 되팔 수 있어 8000만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4월2일 양평경찰서 형사계의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유전자 감식결과를 알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전화였다. 부모자식간의 유전자를 확인하는 것은 형제간 유전자 확인에 걸리는 시간의 절반이면 충분하다. 소씨·정씨의 부모 유전자와 비교해 두 사람의 신원이, 그리고 부부의 유전자와 비교해 아이들의 신원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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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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