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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수’ 정수일 박사의 이슬람 문명 산책 · 12 · 끝

‘이슬람 근본주의’는 유령일 뿐

  • 정수일 박사

‘이슬람 근본주의’는 유령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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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세계의 약화와 더불어 나타난 후진성은 그 극복을 위한 사회운동을 유발시켰다. 특히 근·현대에 와서 경제와 문화를 비롯한 사회생활 전반에서 선진 유럽에 비한 낙후는 여러가지 사회적 갈등과 부조리를 야기시켰을 뿐만 아니라, 무슬림들로 하여금 상대적 소외감에 젖게 하고 그들의 분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리하여 일부 선각자들은 사회개혁을 통한 현대화의 혁신운동을 주도하기에 이르렀다. 일찍이 이슬람세계에 확산된 현대주의나 제2차 세계대전 후 한때 인기를 끌었던 이슬람 사회주의가 그 좋은 본보기다.

끝으로, 이슬람의 사회운동을 잉태한 역사적 배경은 서구문명의 영향과 그 대응이다. 1798년 프랑스 나폴레옹의 이집트 침공을 효시(嚆矢)로 19세기 중엽부터 이슬람세계에 대한 서구 열강들의 침략이 본격화한 이래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거의 모든 이슬람국가들은 서구의 식민지라는 멍에에 짓눌려 있었다. 서구 식민주의자들의 가혹한 정치적 박탈과 경제적 수탈 및 문화적 침투는 전통 이슬람사회를 뿌리째 뒤흔들어놓았다.

대전 후에는 이슬람세계의 심장부인 중동에, 아랍인들이 ‘심장에 꽂힌 비수’라고 개탄하는 이스라엘 국가를 세워놓음으로써, 급기야는 풀기 어려운 팔레스타인문제가 생겨났다. 이와 더불어 미·영의 7대 메이저(Majors, 국제적 대석유회사)들이 세계 석유 매장량의 60%를, 세계 석유 수출량의 70%를 차지함으로써, 이 지역은 항상 일촉즉발의 ‘경제전쟁’ 위험에 노출돼 있다. 오늘날 중동이라고 하면 으레 일촉즉발의 화약고(火藥庫)나 전쟁다발지역으로 연상하게 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러한 침탈과 불안의 역사는 서구문명에 대한 무슬림들의 불신과 저항을 조장해 왔다. 서구식 배금물신주의(拜金物神主義)가 무슬림들의 정신세계를 좀먹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할 수만 없으며, 지난날 서구 메이저들이 타작하고 난 뒤 떨어뜨리고 간 이삭이나 줍는 가냘픈 처지에 더 이상 안주할 수 없다는 것이 이슬람세계 주인들의 한결 같은 의지이고 분발이다. 이러한 의지와 분발은 지위나 직업, 사상이나 이념을 뛰어넘어 한 곳으로 모아져 왔다. 그리하여 이슬람의 사회운동에서 보수건 혁신이건 간에 다같이 유해한 서구문명의 침투를 방어하고 그 영향에 대해 경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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