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신당’의 태풍권에 진입했다. 태풍의 발원지는 6·13 지방선거와 8·8 재·보선에서 잇따라 참패한 민주당이다. 한나라당은 ‘신당 주의보’를 발령하고 향후 정치권의 이합집산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신당의 향후 진로는 아무도 모른다. 민주당과 자민련, 정몽준(鄭夢準) 박근혜(朴槿惠) 의원,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등이 ‘반창(反昌) 연대’의 깃발 아래 뭉치는 ‘A급 태풍’으로 성장할지, 아니면 논의만 무성하다 슬그머니 소멸하는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될지 신당을 추진하는 인사들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제3지대의 대선주자군이 신당참여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함으로써 각자의 길을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더 많다.
신당의 견인차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아들비리 등으로 인해 ‘돌아선 민심’이지만 그 주역은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였다. 한대표는 그동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와 함께 ‘노-한 체제’를 지탱해온 양대 축이었다.
그러나 그는 노후보가 염두에 둔 ‘개혁신당’ 또는 ‘개혁체질 강화를 통한 민주당 리모델링’을 거부하고 중도파와 비주류가 주장해온 ‘거대신당’쪽 손을 들어줬다. 한대표가 ‘노-한 체제’에서 이탈함으로써 민주당의 무게중심은 급속히 중도파와 비주류 쪽으로 쏠렸고, 노후보는 신당이라는 도도한 흐름을 거부하지 못한 채 엉거주춤한 상태에서 신당논의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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