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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 인터뷰- ‘反昌 후보’ 유력 4인의 전략과 계산

“권력 분산세력 한데 모여야”

대권도전 나서는 이한동 전 국무총리

  • 김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ades@donga.com

“권력 분산세력 한데 모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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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재임 기간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IMF 외환위기를 극복해 내고 경제회생을 이뤘다는 점이겠지요. 또 한국이 IT강국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들었을 때도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최근에는 지난 6월 온 국민이 하나가 됐던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도 빼놓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안타까웠던 일도 적지 않았을 텐데요.

“그렇습니다. 준비가 미흡한 채 출발해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쳤던 의약분업을 들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두 아들과 권력 주변의 비리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던 점도 두고두고 가슴 아픈 대목입니다.”

-1988년 내무부장관으로 행정부 경험을 했습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 행정부의 달라진 점은 무엇이고, 부족한 점은 무엇입니까.



“내가 내무부장관에 취임했던 1988년은 사회 전반을 강타한 민주화와 자율화 물결로 열병을 앓던 시기였습니다. 반면 공권력은 숨을 죽여 무정부상태에 가까웠죠. 당시 정부의 당면과제는 사회질서 회복이었습니다. 불가피하게 경찰력과 최루탄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던 대결의 시대였죠. 하지만 2000년은 IMF 외환위기라는 최악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구조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던 때였습니다. 또 6 ·15공동선언으로 대표되는 남북화해협력 정책이 꽃을 피웠고, 전자정부 실현, IT강국 건설, 국민기초생활 보장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민주인권 국가실현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정책을 위해 힘을 쏟은 시기죠. 한마디로 두 시대의 정부간에는 역할과 추진과제의 내용에서, 또 행정역량에서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지금 정부는 선진국 정부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전총리는 “안에서 느끼는 것과 달리 외부에서는 한국을 대단한 나라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교역량이 3500억달러인데 조만간 4000억달러를 돌파하게 되면 세계 10대 교역국에 들고 국민소득도 1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라며 “현재와 비교하면 과거 군부정권 시절 한국의 규모는 1개 도(道)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나라의 경제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직설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나라를 이끌려면 자신처럼 국정경험이 많은 인물이 나서야 하지 않겠냐는 뜻을 전하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의약분업과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국무총리로서 이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까.

“먼저 의약분업은 국가 선진화의 필수과제입니다. 뿐만 아니라 약물의 오남용으로부터 국민건강을 지킨다는 본래의 목표에 부응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실제 의약분업이 실시된 뒤 항생제 주사제 사용률이 낮아졌다는 통계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초기단계에서 시행준비가 미흡했던 점은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서는 국세기본법에 의한 통상적인 법인세무조사라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미 답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전총리에게 최근 정치적 위기가 있었다면 지난해 9월 임동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자민련이 심각한 대립에 빠졌을 때다. 결국 자민련이 임장관 해임건의안에 표를 던지면서 DJP연대도 깨졌는데, 당시 자민련 총재 자격으로 국무총리에 있던 이 전총리의 거취가 정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전총리는 장고 끝에 자민련을 탈당하고 DJ정부의 일원으로 남는 다소 뜻밖의 결정을 내렸다.

-총리직 유임을 두고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당시 현정부의 총리에 남기로 결정하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스스로의 결정에 만족합니까.

“정부와 국정의 안정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종필 총재께는 그때나 지금이나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자민련을 탈당하고 총리직을 유지한 내 결정에 만족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정기국회 기간이었고 총리직 유임을 결정한 직후 9·11테러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아무튼 우리 정부가 안정적으로 국내외 문제에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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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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