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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 스타 열전①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

“미8군 무대에서도 ‘우리 것’ 고민했다”

  •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www.izm.co.kr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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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8군 무대에서도 ‘우리 것’ 고민했다” 한국 대중음악 100년, 어느새 아시아를 휩쓰는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한 가요의 저력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그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신동아’는 대중음악계의 거인들을 만나 그들의 음악세계를 조명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그 첫 순서는 데뷔 40년을 맞는 록 음악의 대부 신중현(64)씨. 그는 여전히 어두운 연습실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편집자)
1974년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던 TBC 텔레비전의 한 생방송 쇼 프로그램. 김세환, 송창식, 이장희 등등 포크 가수들의 아기자기한 무대가 끝나자 진행자는 출연 가수들과 함께 갑자기 숙연한 목소리로 다음 순서를 소개했다. “오늘 정말 중요한 한 분을 모셨습니다. 우리 음악에 새로운 획을 그은 분입니다. 신중현씨입니다.”

둘러메고 나온 일렉트릭 기타가 몸보다 더 커 보이는 37세의 주인공은 왜소한 체구에 얼굴 생김새도 볼품없었다. 이전까지 음악계에서는 꽤나 유명했지만 대중적으로 얼굴이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던 까닭에 시청자들은 그저 ‘저 사람이 신중현이구나’ 생각했을 따름이었다. 하지만 이날 그가 연주하고 노래한 곡 ‘미인’은 방송하는 순간 즉각 히트해 다음날에는 전국을 메아리치며 삽시간에 삼천만의 애창곡으로 울려퍼졌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그 여인이 누구인가 정말로 궁금하네…’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따라 불렀던 이 노래는 그러나 며칠이 지난 후 다시는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대마초 파동과 가요규제 조치로 금지곡의 철퇴를 맞은 것. 흔한 ‘애창가요 선집’ 노래책에도 이 곡은 물론, 그의 노래는 모두 쏙 빠져버렸다. 그는 졸지에 언론을 통해 ‘대마초 가수’로 낙인 찍혔고,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에게 서서히 잊혀져 갔다. 1980년 활동규제가 풀리면서 ‘아름다운 강산’을 불러 재기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이후 그가 지속적으로 펼친 음반활동 역시 대다수 팬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신중현이 모습을 드러낸 뒤 흐른 40년의 세월을 돌아볼 때 그를 오늘날 말하는 ‘스타’의 한 사람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에게는 팬들의 열띤 환호성도, 오빠부대도 없었다. 재미있는 사연과 스캔들로 신문 잡지에 오르내린 적도 없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다른 가수들이 세월과 함께 모두 사라진 지금, 그는 추억으로 묻히는 대신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재진행형’ 음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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