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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의 삶

“곰이 살아야 사람도 삽니다”

지리산 자연환경생태보존회 회장 우두성씨

  • 이계홍 언론인 · 용인대 겸임교수

“곰이 살아야 사람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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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서 일하기 불편하지 않으세요.

그냥 해본 질문이 아니다. 며칠 눌러 앉아 있다가는 틀림없이 무슨 병이라도 얻을 것 같은 꺼림칙한 느낌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사무실을 트집잡기 위해 구례까지 내려온 것은 아니지만, 한마디 묻고 지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비가 억수처럼 쏟아지는 산속에서 며칠씩 자기도 하는데요.”

우씨가 퉁명스레 내뱉은 첫마디는 ‘별 대수롭지 않은 것까지 신경을 쓴다’는 말투다.

짧고 간결한 대답에서 깐깐한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래도 생태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사무실도 좀 안락하게 꾸미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요.

“시설이 좋은 사무실을 내주겠다고 제의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만, 이게 훨씬 편합니다. 사무실 따위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사냥꾼에서 동물 지킴이로

필자가 그를 방문하기로 마음먹은 결정적인 계기는, 우씨가 방사했던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행방불명된 지 약 10개월 만인 7월16일 죽은 채 발견된 사건이다. 지난해 9월 지리산 문수리 계곡에 방사한 네 마리 반달가슴곰 중 한 마리는 다시 농장으로 데려와 키우고 있고, 나머지는 여전히 지리산 숲속에서 야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그만 한 마리가 시체로 발견되었던 것. 무슨 사연이 숨어있는지 호기심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여기에는 우씨 개인에 대한 호기심도 포함돼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하찮게 느껴지는, 뾰족한 수입이라고는 도무지 있을 것 같지 않은 반달곰 보호를 위해 등산화깨나 닳아 없앴다는 그의 열정이 속도감을 강조하는 도시의 삶과는 정반대로 보였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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