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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외교인력 ‘異種 교배’로 체질 바꿔라

외교통상부 개혁을 위한 제언

  • 글: 박원홍 국회의원·한나라당 walt3296@unitel.co.kr

외교인력 ‘異種 교배’로 체질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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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오 사건은 총리관저의 관방 보상비와 외무성의 외무성 보상비라는 이른바 ‘기밀비(機密費)’ 감독 체계의 허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 사건이 ‘개인 차원’의 범죄이며, 유용 사례가 밝혀질 경우 엄정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마쓰오 사건’ 이후 재발 방지와 외무성 개혁을 위해 사이토 아키라(齊藤 明) 마이니치신문사 사장을 단장으로 7인의 민간인이 참여하는 ‘외무성기능개혁회의’가 구성됐다.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은 이들에게 외무성의 신뢰회복 대책, 효율적인 외교체계 구축, 강력한 외교를 위한 인사개혁, 부정과 비리 방지대책 등을 주문했다.

‘개혁회의’는 마쓰오 사건의 배경으로 3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첫째, 외무성 직원들의 전근대적 의식구조이다. 외무성에는 자금 관리나 숙박 업무 등 ‘저급한 일’보다는 정책 수립 등 고상한 외교활동에 전념해야 제대로 된 외교관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즉 조약이나 공동성명 등의 대외정책 형성이나 교섭 활동은 ‘서브(Substance,본질)’로 불리는 반면, 교통수단, 숙소, 통신수단 등의 준비 활동은 ‘로지(Logistics)’로 통칭되면서 차별받아 왔던 것이다. 마쓰오 실장은 외무성 내의 ‘3종 직원’ 중 가장 출세한 사람이었지만 그는 오랫동안 로지업무 외에 다른 업무는 맡지 못했다. 

둘째, 제도의 문제이다. 총리대신의 외국 방문 과정에 내각관방과 외무성 사이의 업무분담이 극히 불명확했다. 또 여비의 예산편성이나 집행이 국제적 기준과 관행에 일치하지 않는 면이 있었다. 일례로 숙박시설의 예약 및 취소 비용 등은 국제 관례상 당연히 지불되어야 하지만, 실제 예산에는 이런 항목이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외무성은 일정액의 내각보상비를 받아 해결했지만, 수년 동안 그 집행을 마쓰오 실장에게만 맡겨 이런 비리가 싹튼 것이다.

셋째, 현대외교의 변화추세이다. 과거 외교는 당사국 중심이었다. 또 주재국 대사나 외무장관끼리 교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자간 외교, 국제회의, 총리급 정상외교 등의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 게다가 통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정상외교에는 이상하리만치 대규모 방문단이 구성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불필요한 ‘로지’업무의 비중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개혁회의의 제언을 수용한 ‘외무성 개혁요강’이 발표됐다. 일정 금액 이상의 보상비를 사용할 경우 부외상 이상의 결재를 받도록 하고 외무성에 감찰실을 두며 재외공관에 대한 사찰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마쓰오 사건에 이어 또 다른 비리 사건이 터졌다. 2001년 7월 규슈 오키나와서미트 준비사무국의 자동차 렌털 계약 부정사건, 9월에는 1995년도 아시아태평양정상회담(APEC)회의와 관련된 비리가 드러났다.

규슈 오키나와서미트 준비사무국 부정사건이란 외무성 경제국 소속 사무관 2명이 리무진 렌털회사와 공모해 전세 자동차 사용요금을 과다 청구하는 수법으로 총 2150만엔을 횡령한 사건이다. 이들은 사취한 돈의 일부로 고속도로 통행 쿠폰 등을 구입, 최소 2명 이상의 상사에게 각각 125만엔, 90만엔씩을 상납했다. 이 사건으로 당시 사무차관, 관방장이 감봉 조치되었고 경제국과 사무국 간부들이 각각 징계를 받았다.

마침내 드러난 ‘풀금’의 정체

그런데, 이 두 사건의 조사과정에서 외무성에 만연해 있는 이른바 ‘풀금(プ-ル金)’의 실체가 드러났다. 외무성이 2001년 7월 특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외무성과 거래해온 관계회사 31곳을 조사한 결과 이중 12개사에서, 그리고 외무성 119개 실과(室課) 중 60%에 이르는 71곳에서 풀금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풀금이란 국제회의·리셉션 등 각종 행사를 진행하면서 외무성 각 실과들이 업무와 관련된 특정 업체에 경비를 초과 지불한 뒤 이 돈을 업체가 관리하게 하면서 업무추진·친목비용 등에 써온 것을 말한다. 외무성이 관계해왔던 회사들은 뉴오오타니 호텔 등 호텔 5곳, 여행업체 1곳, 자동차 렌털회사 4곳, 사무기기 업체 1곳, 회의 운영회사 1곳 등이었다. 조사결과 1995년 4월부터 2001년 7월까지 6년 반 동안 무려 1억6000만엔의 풀금이 조성됐고, 2001년 11월 기준 잔고만 4240만엔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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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원홍 국회의원·한나라당 walt3296@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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