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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놀음, 탁상행정이 22조원 날렸다

이태복 전 복지부장관의 국민의 정부 고용실업정책 직격 고발

숫자놀음, 탁상행정이 22조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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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당국은 외국인 불법취업자 문제가 심각해지면 출입국 관리차원에서 접근하고 반대로 인력난에 대한 아우성이 나오면 인력공급 확대카드와 고용허가제를 내놓는데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국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일정 정도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이 불가피한 만큼 사전에 정확한 장·단기적 종합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는 인력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지금처럼 즉흥적인 대책을 계속 내놓는다면 오히려 중소기업의 붕괴를 촉진하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외국인 불법취업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외국인력은 초기에 연마나 피혁의 소킹(soaking) 공정 등 단순작업에 투입됐으나 외국인력은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이제는 핵심공정과정에까지 참여하고 있다. 만일 이들이 해외로 추방된다면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흔들리고 안정적인 기술인력 공급과 전수가 어려워져 공장 내부로부터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인권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이들에 대한 고용허가제와 의료·산재 보장 등 보다 가시적 조치를 더이상 미룰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렇게 되면 값싼 인건비의 메리트도 사라진다. 사실 최근에 외국인력을 이용하고 있는 대다수 기업주들은 벌써부터 “말썽을 덜 피운다는 점말고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제는 외국인력 공급확대냐 인권보호냐 하는 식의 접근으로는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 최근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단순노무직의 3D 분야에서 핵심기술인력에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어서 보다 종합적인 노동시장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의 기능인력 부족문제는 현행 학교 교육과정의 문제점과 맞물려 있다. 고학력 사회가 되면서 고졸자의 대학진학률이 85%를 넘어섰다. 뒤집어보면 그만큼 기능인력의 육성과 공급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곧 교육개혁과도 직결된다. 이 글에서는 실업계나 전문대, 대졸자들의 중소기업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작업환경과 근로조건, 복지문제 등 다각도의 대책이 효과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그치려 한다.



실업자는 도대체 얼마인가

중소기업에서는 인력이 전국적으로 20여 만명이 부족한데 다른 한편에서는 실업자가 그보다 몇 배 더 많은 게 우리의 실정이다.

정부가 발표한 공식 실업률이 2002년 11월말 현재 2.7%, 61만5000명으로 집계됐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국민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주변에서 피부로 느끼는 실업지수는 그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61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하더라도 구직활동을 아예 포기한 장기실업자를 포함한 실질실업자는 150만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통계청 통계의 허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장기실업자들은 특성상 취업관련기관에 구직등록은 물론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사실상 통계에서 제외돼 있다. 때문에 1년 이상 실업자가 1만7000명밖에 되지 않고 6개월 이상 실업자도 전국적으로 8만명에 불과하다. 이 통계에 근거해서 보면 고용실업정책의 대상은 서울시 18만7000명, 부산 5만1000명에 불과하다.

문제는 중앙정부나 각 지방자치체가 IMF사태 이후 급격하게 변동하고 있는 노동시장에 주목해 가구별 고용실태를 파악하면 훨씬 효율적인 정책수립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 기준을 가지고 표본조사를 해왔기 때문에 피부로 느끼는 실업자 실태와 통계 사이에 거리가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구인난을 겪는 기업과 대규모 실업자군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기업은 기업대로, 실업자는 실업자대로 하루하루를 피 말리는 고통 속에서 보내고 있는 기형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런 긴급한 현안이 해결되고 있지 않은가. 영등포구 문래동 인근의 양평동이나 신길동에는 특히 장기실업자가 많이 거주하고 있다. 안산·시흥지역에도 이런 남편을 제쳐두고 한푼이라고 벌어보려고 아이를 들쳐업고 나선 주부들이 적지 않다. 노래방의 부업전선에 뛰어든 여성 중엔 자식의 과외비를 충당하려는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다. 생활력을 상실한 실업자 남편을 대신해 돈을 벌려는 여성들도 생각보다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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