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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 기획│‘노무현 사단’의 ‘숨어있는 1인치’

경제 브레인, 분배 중시하는 ‘개혁파 연합군’

  • 글: 이나리동아일보 byeme@donga.com

경제 브레인, 분배 중시하는 ‘개혁파 연합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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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브레인, 분배 중시하는 ‘개혁파 연합군’

유시민[개혁국민정당 대표집행위원],유종일[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원로급으로는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를 들 수 있다. 그의 아호를 딴 ‘학현학파’는 균형성장론과 분배우선 정책을 주창하는 경제학자들의 산실이다. 각각 인수위 경제 1·2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이정우 교수와 김대환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도 변교수의 제자다. 변형윤 교수는 직접 노측에 당선자 정책을 제시하거나 선거운동에 도움을 준 바는 없지만 ‘마음으로부터의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도 노당선자의 적극적 지지자다. 노당선자 주변에 포진한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학자들이 가장 믿고 따르는 스승이자 선배이기도 하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빼놓을 수 없다. 김 전 수석은 경제정책 수립과 관련한 페이퍼 워크에까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일 서울대 국제지역원 교수의 역할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장하성 교수 또한 노당선자 주변 인사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사이다.

위에 언급한 인사 중 노당선자와 ‘심정적으로’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인물로는 정운찬 총장, 유시민 대표, 정태인 위원이 꼽힌다. 세 사람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이 중 정운찬 총장은 유시민 대표, 정태인 위원은 물론 김종인 전 수석, 박세일·이정우·김대환 교수, 이동걸 한국금융연구원 은행팀장(인수위 경제1분과위원) 등을 아우르는 노무현 경제사단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다. 유대표와 정위원은 노당선자에게서 특별한 희망을 발견하기 힘들던 시절부터 초지일관 그의 곁을 지키며 힘이 되어준 이들로, 노당선자의 남다른 신임을 받고 있다. 정위원은 정권 출범 후 청와대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윤원배 교수 등 ‘중경회’ 팀이나 민주당 경제3인방은 밖으로 알려진 만큼의 영향력은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기여도가 높지 않았던 데다, 노당선자와 정책적 지향이 일치하지도 않으며, 결정적으로 전 정권의 ‘실패한’ 관료 출신이기 때문이다. 새 정권에서 이들이 중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인수위 경제팀 인선 막전막후



대통령 선거 다음 날인 2002년 12월20일. 노당선자는 공약 개발, 선거 운동 등에 큰 기여를 한 핵심 참모 여섯 명을 불러 당선의 기쁨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노당선자는 “인수위에도 여러분 같은 이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참석자 중 경제 관련 인사는 정태인·유종일·장하원 씨 등 3명이었다. 유시민 대표도 자리를 함께했다.

그러나 이들 중, 그로부터 7일 뒤 발표된 인수위 경제분과 위원 명단에 포함된 이는 정태인 위원 한 명뿐이었다. 이를 두고 노 캠프 주변에선 “어떻게 된 일이냐” 혹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는 등의 엇갈린 관측이 쏟아져 나왔다.

12월20일 자리를 함께한 경제인사 중, 애초 인수위 불참이 확실시됐던 건 유대표와 정태인 위원이었다. 각각 정당 대표와 방송인이라는 ‘본업’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빠지려던 사람은 들어가고 들어가려던 이는 제외됐다. 이로 인해 당선자 측근인 이른바 ‘386 참모’, 민주당, 자문인사 등 3자 간에 불협화음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인수위의 한 인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유교수와 장연구위원이 많은 일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밖으로 알려진 것처럼 절대적인 역할은 아니었다. 오히려 의욕 과잉으로 당료와 386 참모들의 견제를 받았다. ‘방송 복귀’를 희망한 정태인 위원을 궂이 끼워 넣은 것도 유종일·장하원 두 사람이 인수위에 포함될 경우를 우려한 386 참모들의 견제책이었다.”

또 한 인사는 “현재 인수위 경제분과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순수하고 정치적 야망이 없다는 것”이라며 “유교수의 경우 YS정권의 밑그림을짰던 ‘동숭동팀’같은,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막강한 브레인팀 구성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혀 다른 의견도 있다. “달리 맡길 역할이 있기 때문 아니냐”는 것이다. “유·장의 강하고 원리원칙적인 캐릭터가 지금 당장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전에는 재계와의 정면 충돌을 피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노당선자의 상황이다. 진짜 개혁은 총선 후에나 시작될 것이다. 능력이 있는 만큼 때가 되면 중용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아울러 “정치색으로 말한다면 유교수나 장연구위원은 오히려 너무 시류를 탈 줄 몰라 걱정인 사람들이다. 정치적으로 능수능란하다면 지금과 같은 구설에 오르겠느냐”며 옹호하는 분위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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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나리동아일보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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