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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집게 공습’으로 바그다드부터 초토화!

미 국방부 기밀자료로 본 이라크전쟁 시나리오

  • 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족집게 공습’으로 바그다드부터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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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여름까지만 해도 부시행정부 안에서는 이라크전쟁을 벌여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후세인이 대량파괴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에 불리하다는 판단 아래 하루라도 빨리 이라크전쟁을 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는 달리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이라크전쟁이 금세 승리로 끝날 것이란 낙관론을 배격하면서 “허약한 탈레반정권과 후세인의 이라크는 다르다. 최악의 경우 참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걱정하는 편이었다.

공군과 해병대의 일부 장성들을 빼고는 대다수 고위 장성들도 대(對)이라크전쟁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이같은 분위기는 럼스펠드와 체니를 비롯한 부시행정부 내 강경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파월의 군경력(합동참모본부장, 1989∼93년)으로 미뤄 미 국무부와 펜타곤 안의 반(反)럼스펠드 장성들 사이에 어떤 묵계가 성립돼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기도 했다.

물론 이런 의심이 전혀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1990년대 미 군부는 전통적으로 외부 군사개입에 소극적이었다. 그것을 대표하는 것이 이른바 ‘파월 독트린’이다.

이에 따르면 첫째, 무력 개입은 최후 수단으로 써야 한다. 90년대 초 후세인정권과의 긴장이 높아갈 당시 파월 합동참모본부장과 노먼 슈와츠코프 미군사령관은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기보다 경제제재 쪽을 선호했다. 둘째, 무력 개입은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을 경우에 한정돼야 한다. 여기에는 베트남전 개입이란 쓰라린 역사적 체험이 바탕에 깔려 있다.

물론 파월이 후세인체제 전복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 후세인체제 전복은 2002년 초 부시가 ‘악의 축’의 으뜸으로 이라크를 꼽은 이래 일관된 부시행정부의 정치적 슬로건이다. 그러나 어떻게 그 목표를 실현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다. 일부 고위 장성들은 현재 이라크에 가해지고 있는 공격적 봉쇄정책(이를테면 이라크 남부에 비행금지구역 설정, 경제제재, 페르시아만 일대에서 미 해군의 군사적 시위, 2만명에 이르는 미군의 걸프지역 주둔)으로 후세인의 위협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체니, 럼스펠드, 월포위츠 등 강경파들은 “경제제재도 점차 실효성을 잃어가고 후세인이 생화학무기에 이어 미사일, 핵무기 등 대량파괴무기를 개발한다면 결국 미국에 위협적 존재가 될 것이므로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 참에 탈레반체제에 이어 후세인체제를 붕괴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무엇보다 미군 최고사령관인 부시의 후세인체제 전복 의지가 강하다. 이라크전쟁은 이제 파월을 비롯해 부시행정부 내 온건파도 거스르기 어려운 큰 흐름이 됐다. 큰 그림으로 보면 펜타곤 고위장성들과 파월이 부시행정부 매파들에게 기(氣) 싸움에서 밀린 양상이다. 이제 럼스펠드는 “각론 부분에서 펜타곤 내에 이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민간 관리들과 군장성들 사이에 틈이 벌어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미국 정치제도의 특성상 군부가 민간 정치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제3세계 군부가 가진 막강한 영향력에 비해선 아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부시행정부가 이라크전쟁을 벌인다면, 그것은 곧 후세인을 제거할 다른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뜻이다. 1973년의 칠레에서처럼 CIA 비밀공작에 따라 쿠데타를 배후조종할 수도 없고, 암살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보브 우드워드가 쓴 ‘부시의 전쟁’에 따르면, 조지 테닛 CIA 국장은 부시 대통령에게 “후세인은 이라크를 마치 경찰국가처럼 집안단속하고 있다. 군사작전이나 다른 압력수단을 동원하지 않는 한 CIA가 이라크에서 성공할 확률은 10∼20%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부시는 2002년 초 후세인 축출을 겨냥한 CIA의 이라크 비밀공작 문서에 서명했다. 공작예산은 최소 1억, 최대 2억달러. 아프간에서 CIA가 쓴 7000만달러보다 많다. 테닛은 아프간전쟁 때처럼 CIA 비밀공작팀을 이라크로 들여보내 달러를 앞세워 이라크 고위장성들을 전향시킬 채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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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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