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호

브람스의 ‘헝가리안 댄스’

  • 글: 전원경 동아일보 주간동아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3-02-04 16: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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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2년은 클래식과 팝의 중간에 있는 ‘중간음악’들이 큰 인기를 얻은 한 해였다. 클래식 음반업계의 세계적 불황을 타개해 보려는 제작사 나름의 자구책인 셈이다. 이는 무언가 새로운 음악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와도 잘 맞아떨어진 것이었다. 올해 역시 제3세계 음악, 재즈, 뉴에이지, 팝페라 등 새 음악들이 음반시장을 점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클래식 연주자들 또한 이같은 경향을 눈치채고 있다. 이들 역시 ‘오래된 음악’인 클래식 음악의 품위와 수준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나름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네덜란드 기타 4중주단이 내놓은 브람스의 ‘헝가리안 댄스’ 음반도 ‘새로움’을 담고 있는 클래식 음반이다. 수록곡들은 브람스의 관현악 무곡인 헝가리안 무곡 10곡과 교향곡 3번을 비롯, 코다이의 오페라 ‘하리 야노슈’ 중 간주곡, 글린카의 ‘환상적 왈츠’ 등 기존 클래식 레퍼토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특징은 편곡. 원래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된 곡들을 모두 기타 4중주곡으로 편곡해 새롭게 해석했다.

    브람스의 ‘헝가리안 댄스’
    물론 음역에 한계가 있는 기타로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들을 표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에 네덜란드 기타 4중주단은 4번 현을 고음으로 개량한 ‘레퀸토 기타’와 베이스를 보강한 ‘7현 기타’ 등을 사용해 한층 다양한 음역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4대의 기타가 어우러져 내는 독특한 화음은 이 음반의 백미다. 수록곡 전체가 동유럽 민요 등을 차용한 민속적 서정이 강한 곡들이라 기타의 음색과도 잘 어울린다.

    이무래도 브람스 교향곡 3번처럼 웅장한 관현악적 구성이 필요한 곡보다는 헝가리안 무곡처럼 경쾌한 곡이 듣기 좋다. 그러나 브람스 교향곡 3번의 포코 알레그레토 부분을 기타의 트레몰로로 표현한 부분은 인상적이다. 브람스에 숨어 있는 감상을 살포시 이끌어낸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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