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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사례 연구

뒤지고 따지고 바꾸고… 삼성전기 사외이사의 막강파워

  • 글: 조주현 한국경제신문 기자 forest@hankyung.net

뒤지고 따지고 바꾸고… 삼성전기 사외이사의 막강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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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적극성은 회사에서 사외이사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사외이사가 회사의 안건에 대해 수정을 요구해 관철된 경우가 허다하다. 회사의 환율대책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하자 회사측에서 환율대책을 다시 만들었는가 하면, 스톡옵션 운영규정의 시정과 리스크 관리시스템 운영안 마련을 요구하자 회사측에서 이를 수용하기도 했다. 계열사간 금융거래 한도를 승인할 때는 금융회사의 지정이 적절한지 검토할 것을 지적한 사외이사들의 요청을 회사측에서 받아들인 적도 있었다. 사외이사가 회사의 등기이사와 똑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시외이사의 역할은 이것만이 아니다. 삼성전기의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 4명으로만 구성됐다. 회사의 경영전반에 대해 장부를 들춰보는 감사위원회 위원을 사외이사가 겸임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기 재무지원팀 이무열 상무는 “감사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한 것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문가로부터 경영진단을 받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투명한 경영을 담보할 제도적인 장치를 만드는 동시에 전문적 식견을 가진 전문가들로부터 회사의 경영상태를 진단받기 위한 기구로 감사위원회를 발전시켰다는 설명이다.

감사위원회는 분기·반기·연간 재무제표를 승인하는 역할을 한다. 회계의 투명성 여부가 분기마다 걸러지도록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록 회계처리가 제대로 됐더라도 부채비율의 적정성 등 회사측의 경영행위와 결과에 대한 비판과 감시도 서슴지 않는다. 수출중심의 부품업체라는 삼성전기의 특성을 감안해 해외현지법인도 감사대상에 포함돼 있다. 1년에 한 번씩 해외현지법인을 방문해 직접 감사작업을 벌이기도 한다.

김시형 회장은 “감사위원회의 중요한 역할은 잘못된 것을 발견해 시정하는 게 아니라 경영진이 내부 감독과 관리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계도하는 데 있다”며 “분기마다 회계 발주 등 분야별로 장부를 들춰보고 잘못될 소지가 있는 부문은 시정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나 삼성SDI 등 관계사와의 거래가 중점 감사대상이며 해외현지법인과의 거래 역시 중요한 감사대상이다.



신뢰 구축에 가교 역할

그렇다면 삼성전기 경영진은 사외이사의 역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비록 법률로 규정돼 있기는 하지만 일부 회사에서는 ‘어쩔 수 없어 운영하는 것’ 혹은 ‘매우 귀찮은 존재’로 여기는 경우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외이사를 두는 게 싫어서 아예 상장이나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CEO도 적지 않다.

사실 회사 외부의 사람이라 할 수 있는 사외이사가 장부를 들여다보고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해 일일이 간섭하는 것이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자사출신 전직임원이나 심지어 친구, 친지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오너의 친위부대로 만드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는 힘있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을 임명함으로써, 현직에 있는 권력자들에게 ‘우리는 확실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과시하기 위해 사외이사 자리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삼성전기 재무지원팀 이무열 상무는 “삼성전기에서는 이사회를 실질적인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만드는 데 있어서 사외이사가 필요한 요소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투명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이사회의 결정 또한 권위를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외이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바로 이사회를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만드는 절대적 요소가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조직 내부의 입장이 아니라 한 발 물러나서 회사의 정책을 평가할 경우 전혀 다른 시각으로 상황을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조직논리에 휘말려서 미처 보지 못한 점들을 곧바로 지적해내는 중요한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사회 멤버를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각 50%로 구성한 이유도 투명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조직논리에 함몰되기 쉬운 시각을 수정하고 보다 넓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상무는 설명했다.

이같은 인식은 인트라넷을 통해 사내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각종 중요한 경영정보를 사외이사들에게 즉각적으로 알려주고 있다는 데서 잘 나타난다. 특히 이사회가 열릴 때는 최소한 5일 전에 이사회 안건을 알려주고 충분한 준비와 검토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다음 이사회 일정을 미리 알려줘 혹시라도 스케줄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 또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한 방법이다. 또한 타법인 출자 등 중요한 안건에 대해서는 사외이사의 질문에 대해 해당기업의 임원 등이 직접 찾아가 경영현황 등을 설명하도록 한다. 삼성전기의 실무책임자가 직접 설명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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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주현 한국경제신문 기자 forest@hankyu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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