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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튀는 美 정계 保革 대결

진보세력 싱크탱크 결성… ‘꼴보수’ 헤리티지재단과 ‘맞짱’

  • 글: 이흥환 미국 KISON 연구원 hhlee0317@yahoo.co.kr

불꽃 튀는 美 정계 保革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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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튀는 美 정계 保革 대결

‘미 진보센터’의 인터넷 홈페이지.

민주당이 목말라했던 것이 바로 이 이념의 소통이다. 민주당은 진보적 이념의 싹을 틔우는 재간은 있지만 발육시켜 시장에 내다 파는 재주가 부족했다. 사정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우위를 지켜왔던 교육, 의료, 환경 현안에서도 민주당은 공화당에 주도권을 빼앗긴 채 뒷북만 치고 있는 형편이다. 현안을 이슈화하는 데에는 강하지만 메시지로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선거 때마다 나오고 있지만 별다른 대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2002년 대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당은 결국 공화당의 부시 후보에게 정권을 빼앗기면서 진보 이념의 전파력 부재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는 미 진보센터의 가장 직접적인 탄생 배경이다.

마라톤 선수였던 올해 54세의 포데스타에게 지휘권이 맡겨진 것은 그가 30년이라는 짧지 않은 정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적이 거의 없이 신망 있고 능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포데스타는 백악관 비서실장 시절부터 민주당 내에서 가장 날카롭고 추진력을 갖춘 작전통으로 통했던 인물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미 진보센터는 이념의 ‘판매 전략’ 분야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특히 미디어 전략에 초점을 맞춘다. 정책 설정 못지 않게 정책 홍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은 새 싱크탱크의 초기 인력구조에서도 드러난다. 학자나 전직 고위 관리 등 연구원보다는 홍보 담당 스태프의 수가 훨씬 더 많고 진용도 튼튼하게 갖추어졌다.

진보센터는 CNN의 간판급 토론 프로그램인 ‘십자포화(Crossfire)’의 선임 프로듀서 데비 버거를 영입했다. 미디어 전쟁터에 내보낼 ‘토론의 전사’를 훈련시키면서 동시에 텔레비전과 라디오 토론 프로그램 ‘부킹 작전’을 원활히 수행할 경험자가 필요해서다.



그러나 자칫 미 진보센터가 TV 부킹 에이전시 노릇만 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진보센터 출범에 잔뜩 기대를 갖고 있는 인사들은 진보센터가 헤리티지나 미 기업협회가 197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아이디어 공장이 되기를 원한다.

‘TV 토론의 달인’ 양성

텔레비전이든 라디오든 미국 방송매체는 전통적으로 보수진영의 텃밭이다. 라디오 토크쇼의 경우 보수진영은 전국적으로 무려 1500명에 달하는 보수 논객들을 가동시키고 있다. 진보적인 인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물에 콩 나는 정도다. 이러니 미디어 게임에서는 민주당과 진보진영이 맥을 못 출 수밖에 없다. 특히 토론 프로그램 비중이 큰 케이블 TV에서 진보진영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따라서 ‘토론의 달인(talking heads)’을 확보하는 것이 미 진보센터의 급선무다.

센터는 인터넷 기고가(blogger) 데이비드 시로타도 채용했다. 매일 새벽 인터넷을 뒤져 그날그날의 핵심 현안을 가려 뽑은 뒤 그에 대한 진보적 시각을 담아내는 것이 시로타의 임무다. 진보센터는 진보적 의제의 설정과 확산이라는 장기 전략을 세웠지만 매일매일의 ‘1일 전투’에도 큰관심을 쏟고 있다. 1일 전투 역시 보수진영이 늘 우세를 점하는 분야이다. 센터가 ‘신속한 대처’를 강조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체제가 작동된다 해도 효과적인 판매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이념 전파에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이런 사실은 포데스타도 잘 알고 있다. 그는 헤리티지의 활동을 유심히 관찰했다. 헤리티지는 워싱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연구재단도 아니다. 규모 면에선 브루킹스연구소를 따라갈 곳이 없다. 그러나 헤리티지는 생산물을 들고 나가 시장을 점유해 버리는 판매력이 월등하다. 포데스타는 헤리티지를 이렇게 분석한다.

“헤리티지는 1970년대 처음 설립됐을 때 급진적 아이디어들을 갖고 있었다. 당시 그 아이디어는 주류가 아닌 비주류였다. 헤리티지의 아이디어는 지금도 여전히 급진적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그들은 주류가 되었다. 개발해낸 아이디어를 시장에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미 보수진영의 급진적인 이념 성향은 부시 행정부의 출범으로 정점을 이루고 있다. 이 급진성은 외교의 일방주의로 나타난다. 공화당 내부를 들여다보면 중도 우파나 온건한 보수주의자들이 점점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강경 보수파의 급진성이 보수파 내부 갈등의 주 원인으로,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북한과의 대화 단절, 국제사법재판, 교토조약, 러시아와의 요격탄도미사일 조약(ABM Treaty) 파기 등 굵직굵직한 외교 현안에서 부시 행정부의 급진 보수성은 국제질서 재편을 가속화시켰고, 이라크전쟁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워싱턴은 현 국제질서의 바탕이 된 다자주의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섰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2002년 9월에 발표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은 군사력 우위에 바탕을 둔 선제공격 독트린을 탄생시켰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의 근간은 이 부시 독트린이라는 큰 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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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흥환 미국 KISON 연구원 hhlee031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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