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호

‘인생2막’ 준비하는 30대들

“인생열차 중간쯤 한번 갈아타면 어때요?”

  • 글: 신주현 자유기고가 asinamu7@hanmail.net

    입력2003-12-29 1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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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답이 있는 인생은 싫다. 30대들은 다시 새로운 해법을 찾아 나선다. ‘삼팔선 시대’의 30대들은 위기는 곧 기회요, 길은 끝나는 곳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 평범한 일상, 안정된 월급도 싫다. 불안과 두려움을 과감히 떨치고 인생 2막을 열어젖히는 30대들의 ‘쿨 라이프(cool life).’
    ‘인생2막’ 준비하는 30대들

    직장인들에게 MBA과정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인생2막’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해 11월29일 광주 신세계백화점 9층 세미나실. 참가자 대부분이 30대로 보이는 1백여명의 사람들이 이곳에 몰려들었다. 실내는 이들이 뿜어내는 긴장감과 열기로 가득했다. “이제 투잡스(two jobs)는 필수입니다” 사회자의 짧은 구호가 개회를 알렸다. ‘아이 해브 투잡스(I have two jobs)’ 동우회에서 주최한 투잡스 설명회장. ‘투잡스’는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부업이나 공부를 하면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투잡스족’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다. 이들의 설레는 눈빛과 열기가 우리 사회 30대들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30대는 왜 투잡스족으로 변신을 꿈꾸는가?

    “30대에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게 저도 낯설어요. 하지만 부업이라도 해야죠. 살려면 어쩔 수 없어요. 이게 현실입니다.” 한 참석자가 짧게 소감을 밝혔다.

    “사오정이나 오륙도는 흘러간 말이에요. 삼팔선을 넘어 35세 정년 이야기도 나오고 있잖아요. 뭐라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왔어요.”

    신세계백화점에 근무하는 김모씨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시간은 없는데 직장에서는 능력을 발휘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요. 눈치만 보게 되고요. 요즘 투잡스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잖아요. 여기서 내 능력을 조금 더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좋지 않을까.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왔어요.”



    이번 설명회를 주최한 ‘아이 해브 투잡스’ 동우회의 조원현 팀장. 그는 30대 투잡스 열풍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 2003년 1월초에 뜻을 같이하는 주위 사람들과 함께 투잡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카페를 개설, 벌써 회원이 2만3000명에 이르고 실제 창업을 준비하는 동우회도 다섯 개나 된다. 지난해 12월에는 투잡스 프로젝트 팀에서 기획하고 실무준비까지 마친 노점 프랜차이즈 1호가 탄생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조 팀장이 생각하는 투잡스는 무엇일까.

    “투잡스는 단순히 본업에 부업을 하나 더하는 것이 아니에요. 당장 수익이 있든 없든 언제 직장에서 나와야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대안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봐야 합니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사회에서 평생직업에 대한 보험을 들어두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D증권사와 E신문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조원현 팀장은 지금은 어엿한 사업체를 가진 ‘사장님’이다. 직장에 다니며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한 투잡스족이었던 조 팀장은 사업을 확장하면서 2003년 9월부터는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남들과 마찬가지로 불안한 직장 때문에 시작했는데, 다행이 아이디어를 쉽게 얻은 편”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하는 데 2개월, 쇼핑몰 만드는 데 2주가 걸렸으니까 창업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석달에 불과했다. 조원현 사장은 지금 러시아에서 킹크랩을 수입하고 국산 대게를 살아 있는 대로 캐나다까지 수출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 30대는 직장에서 한창 일할 나이가 아니다. 초보의 때를 벗고 본격적으로 일해볼 만한 나이라고 생각했던 30대들이 흔들리고 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98년부터 2002년까지 실업급여 신청자 중에 3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실업급여 신청자 중에서도 30대는 30%에 육박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신용불량자 수가 36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30대의 증가율이 3.2%로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의 30대는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대, 세대의 경계인

    직장에 다니며 학원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한모(38·KT 근무)씨는 “30대는 이 사회에서 팔과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데 팔과 다리를 잘라내고 어떻게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기를 바라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나 같은 기술직도 자리를 보전하기 힘든 걸 보면 평생직장은 아니더라도 평생직업만큼은 보장해준다는 정부 말은 다 사기” 라는 것이 한씨의 주장이다.

    외국인 투자회사에 근무하다 MBA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34)씨는 이런 30대를 ‘진정한 세대의 경계인’이라고 표현했다.

    “지금의 30대 초중반은 웃기는 세대입니다. 지나는 관문마다 경쟁이 치열했어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사회에 나오려니까 산업구조가 급변하고 고용환경도 급격히 바뀌고 있어요.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예요. 그래서 30대들은몸은 사무실에 있어도 늘 딴생각을 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30대 위기는 이제 현실이 되었다. 오히려 위기를 강조하는 것은 식상하기까지 하다. 전문가들은 이제 30대 퇴직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 30대의 위기를 극복할 자신만의 ‘무기’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여태까지 자신이 걸어온 길이라도 좋고, 아니라도 좋다. 무조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 30대들은 그것을 ‘인생 2막’이라고 부른다. 위기는 곧 기회이고 길은 끝난 곳에서 다시 시작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바로 그들이 인생 2막의 주인공들이다.

    “너무 늦으면 새로운 길을 갈 수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더 늦었다면 꿈도 이상도 없이 현실에만 안주하지 않았을까요?”

    자원봉사자 교육훈련 단체 ‘볼런티어 21’ 오영수 홍보팀장. 그는 나이 서른에 접어들자 자신이 평소 꿈꾸던 삶을 살기로 했다. 여성의 힘으로 전쟁을 치르다시피 하며 이르렀던 대리 직함도 버리고 안정된 봉급도 포기했다.

    “저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어요. 졸업 후에는 전공에 맞춰 동물 의약품 제조회사에 입사했죠. 경력이 쌓이면서 월급봉투는 두꺼워졌지만, 그럼 뭐해요? 항상 구조조정 때문에 불안한데. 대리에 이르는 데도 전쟁을 치렀는데 과장, 부장을 생각하니까 너무 아득하잖아요. 언제 나가떨어질지도 모르는데 아등바등 살아야 하나(웃음).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J약품에 7년 동안 근무했던 오씨가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며 사표를 던질 때 어떤 심정이었을까. 소녀 같은 미소를 지닌 오씨는 정말 소녀처럼 ‘철없이’ 사표를 던진 것일까?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있었고 월급봉투를 생각해봐도 쉽게 결정하기가 힘들더라고요. 더구나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 내가 꿈꾸던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도 더는 내 꿈과 상관없는 일에 연연하면서 살아가는 현실을 인정하기 힘들었어요. 서른이라는 나이, 더 늦으면 안되는 나이더라고요.”

    잘나가던 영어강사를 그만두고 음식점 창업을 앞두고 있는 한모(37·여)씨. 한국프랜차이즈협회 교육을 이수하고 창업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한씨가 인생열차를 갈아타기까지 겪었던 어려움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주위에서 많이 만류했죠. 그 나이에 아줌마가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훌륭한데 뭘 더 바라느냐, 경기도 안 좋은데 무슨 창업이냐며 다들 성화였죠. 직접 나와 보니까 사실 그런 말들이 틀린 말은 아니에요. 창업 소양, 마인드, 경영, 인테리어, 직업예절까지 준비할 것만도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요.”

    이쯤 되면 잘나가던 학원강사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레 창업을 서두르는 이유가 선뜻 납득이 가지 않을 법도 하다.

    “그래도 저는 올해 꼭 창업을 할 겁니다. 장사의 ABC도 모르는 제가 주위에서 극구 말려도 사업을 하려는 이유는 딱 한가지뿐이에요. 정말 은퇴할 때까지 남에게 구애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나만의 일을 찾고 싶은 마음뿐이죠”.

    ‘3억원 짜리’ MBA

    외국인 투자회사에 7년 정도 근무하다 MBA에 도전하고 있는 이모씨(34·ㅈ투자회사 휴직). 그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의 삶에 안주하면 당장은 편할 수 있지만 미래에는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

    “지금은 MBA가 특별한 커리어로 대우받지만 미래에는 필수적인 항목으로 요구받지 않을까요? 현재의 직장에서 계속 일한다면 당장은 나을 수 있겠지만 10∼15년 후에 새로운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MBA를 수료하고 나면 인생 2막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아질 것입니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MBA는 준비기간까지 모두 포함해 적어도 3년의 시간과 억 단위의 비용이 필요하다. 기회비용까지 포함하면 최소 3년과 3억원이라는 투자비용이 드는 셈이다. 30대 중반이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그만큼 심리적 압박감이 크지 않을까.

    “MBA는 최소 2억원을 투자해야 합니다. 기회비용까지 합치면 3억원이죠. 굉장한 돈을 쓰는 겁니다. 그동안 회사에 6년 동안 근무하면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어요. 퇴직이 아니라 휴직의 기회를 준 것도 회사죠. 저는 상당히 많은 기회를 포기하면서 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 나이가 서른넷인데 더 미루면 영영 기회가 없지 않을까요?”

    이씨는 MBA 이후에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MBA를 하고 와서 ‘연봉 뻥튀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MBA 출신으로 대접받을 생각도 없어요. 모든 것은 능력을 통해 검증될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솔직히 어떤 때는 잠이 오질 않아요.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면 어떻게 할까, 실패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현실적으로 이런 불안이 클 수밖에 없죠. 하지만 리스크 없이 안전한 도전이 어디 있겠습니까?”

    30대를 세대의 경계인이라고 말한 이씨는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강조했다. 또 미래를 위한 도전은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이제 샐러리맨 정년은 갈수록 짧아지고 평균수명은 계속 길어지고 있다. 정년 이후를 인생의 여백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길다.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일찍 시작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아닐까? 프랜차이즈 교육을 이수하고 소규모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을 준비하고 있는 지모(34·전직 텔레마케터)씨는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30대는 무엇보다도 선점의 효과를 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30대 초반에 유명 의류회사에서 퇴직하고 보험업에 뛰어들어 H해상 전주영업소 대리점을 낸 남우진 대표(32). 남 대표는 보험대리점을 창업한지 1년이 지났다. 1년 만에 절반의 성공을 이룬 그에게서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직장생활의 한계를 느꼈죠. 월급 받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취도와 만족감이 없다면 삶의 의미를 찾기 힘들어요. 보수적인 기업 분위기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주변 사람에게 짐만 안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솔직히 전 직장에서 제 능력의 30%만 발휘할 수 있었어요. 열성을 다해 일하고 나의 잠재능력을 발휘해야 제가 성장할 수 있는데 그게 안 되는 거예요.”

    조기 퇴직과 창업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남우진 대표는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30대에 큰돈을 벌 수도 없지만 돈보다는 자신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처음 입사할 때 사무직과 영업직 중에서 내심 영업직을 택하고 싶었지만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사무직을 택했어요.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고 그 관계 속에서 나의 가치를 높이고 싶었는데 사무직에만 있다 보니 그럴 수가 없었어요. 이제 제가 가지고 있는 휴먼 네트워크를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즉 나의 강점을 살리는 조용한 혁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남우진 대표는 직장에서 고용 위기가 올 때 무척 두려웠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본인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주춤거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대감을 갖고 세상을 보면 시야가 넓어지고 자신감도 커진다고 조언한다.

    의학대학원에도 30대 열풍

    최근 30대 사이에서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의학대학원은 아예 이과계열의 사법고시라 불리고 있다. 1회 시험을 앞두고 곳곳에서 이들을 노리는 학원이 문을 열고 있고, 사람들의 문의 역시 쇄도하고 있다. 이러한 열풍을 일으키는 주인공 역시 30대다. 강남에 있는 서울메디컬스쿨에서 의학계열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는 고모(33·IT업체 근무)씨. 고씨는 IT분야에서만 8년차 직장인이다.

    “그동안 IT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왔어요. 이제는 개발 책임자의 위치까지 올랐죠. 그러나 IT업계는 사실상 40세가 정년입니다. IT분야의 특성상 젊은 사람들을 선호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해야죠.”

    그러나 언뜻 생각해도 IT분야에서 창업을 하거나 기술영업을 하는 편이 나을 텐데 왜 그는 굳이 의사가 되겠다고 할까.

    “지금 이쪽이 전반적으로 침체하고 있어서 이미 창업하신 분들도 애를 먹고 있어요. 그래서 어릴 적부터 마음 한 구석에 담아놓았던 의사의 꿈을 다시 펼쳐 들었습니다. 기회가 주어지니까 욕심도 생기더군요. 오히려 이런 현실이 다시 나의 꿈을 키워준다는 생각을 하니 스스로 묘한 생각이 들 때가 많죠.”

    같은 학원에서 약학대학원 시험을 준비중인 한모(38·KT 근무)씨는 학원 책상에 앉아 있는 자신이 슬프다고 했다. 나이가 많아서 몇 번 망설였지만 부인이 큰 힘을 주었다고 했다. 최근 실시됐던 KT의 대규모 명예퇴직 이후 회사 분위기가 궁금했다.

    “한마디로 어수선합니다. 다들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 분위기죠. 회사도 그런 걸 의식했는지 사기진작이다 뭐다 하면서 여러가지 방안을 내놓고는 있지만 되겠습니까? 명예퇴직 대상이 아예 15년 근속에서 10년 근속으로 내려갈 거라는 소문도 있어요. 하지만 젊은 친구들이 하나같이 기회만 주어지면 나가서 새로 시작하고 싶어하는 마당에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요? 회사도 겁이 날 만 하겠죠.”

    30대 후반의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창업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20대의 젊은 학생들과 경쟁하자면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 주름진 눈가에 만학의 열정이 뜨겁다.

    “정년이 짧아지고 있잖아요. 50대는 무조건, 40대는 알아서, 30대는 기회가 된다면 퇴직의 대상입니다. 이제 스스로 찾는 길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약대에 편입해서 약사가 되는 것이 가족과 나를 지키는 최선의 길인 듯합니다.”

    하지만 낮에 근무하고 밤에 공부하는 한씨는 시간이 조금 흐르자 이내 피곤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인생열차에서 잠시 내리더라도

    고용환경의 급격한 변화. 30대는 그 격변의 회오리에 희생양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당당히 새로운 희망을 잉태하는 ‘쿨한’ 세대가 될 것인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30대의 도전자들은 현실을 인정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려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현실을 부정하려고 해서는 답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인생 2막을 열기 위해서는 무수한 고통이 따른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번역판 2막(Second Act)’의 저자 스테판 M. 폴란은 2막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2막을 여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지 모른다. 어쩌면 눈물겨운 희생과 타협이 필요할 수도 있다. 꿈을 이루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의미 있는 인생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약간의 고통과 두려움이 있어야 옳다. 우리가 꿈꾸는 2막에 고통도 두려움도 없다면 그것은 우리가 저 마음 깊은 곳에서 바라는 삶이 아닐 것이다.”

    30대의 꿈은 낡고 진부한가? 그렇지 않다. 경험을 통해 현실에서 잘 조련된 꿈이다. 30대를 통과하는 인생열차에서 내려 잠시 쉬었다 가도, 갈아타도, 되돌아가도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의학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는 고모씨는 현실에 연연해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과감하게 나서라고 충고한다.

    “도전도 해보지 않고 불안하지만 이 상태에서 버텨나 보자 하는 생각으로 직장을 계속 다녀서 몇 년을 보장받겠어요? 차라리 과감한 도전으로 자신의 꿈을 펼치는 것이 최선입니다. 실패해도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이 힘이 되어줄 겁니다. 믿고 도전하십시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30대. 그들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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