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호

미네랄 음료 ‘다나수’ 개발한 (주)대한심층수 이봉상 회장

“심층수는 유전보다 값진 미래 자원”

  • 글: 조희숙 자유기고가 gina05@hanmail.net

    입력2004-08-27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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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웰빙붐이 일면서 한 병에 1만~2만원짜리 수입물이 잘 팔리는 요즘, 미네랄이 풍부한 해양성심층수를 개발해 수출하는 업체가 있어 화제다. 맨손으로 육지에서 심층수를 뽑아낸 이봉상 회장의 뚝심과 심층수의 무한한 개발 가능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미네랄 음료 ‘다나수’ 개발한 (주)대한심층수 이봉상 회장

    정직과 성실을 모토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이봉상 회장은 지난해 해양성심층수 개발에 대한 노고를 인정받아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산시 다대동에 위치한 (주)대한심층수(대표 이봉상/www.danasoo.com). 지난해 7월 해양성심층수를 개발해 미네랄 음료인 ‘다나수’를 출시한 이 회사는 국내 심층수업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온 대표주자다.

    지하 1050m 암반층에서 뽑아 올린 해양성심층수로 만든 다나수는 지난해 출시 6개월 만에 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다나수는 염도 0.9%로 체액의 염도와 같아 약간 짠맛이 나지만 우리 몸이 흡수하기에 가장 적합한 이온상태라는 것이 특징이다. 다량의 미네랄이 함유돼 있어 피부각질 제거와 피부 미용에 좋으며, 변비와 아토피성 피부염, 당뇨 등에도 개선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건강음료로 떠오르고 있다.

    세균 없는 청정수

    ‘신비의 물’로 알려진 해양심층수란 그린랜드에서 웨델해까지 거대한 띠를 이루며 순환하는 물로, 햇빛이 들어가지 않는 수심 200m 이하 바닷물을 일컫는다. 햇빛이 들어가지 않는 심해에서 천천히 대양을 순환하는 해양심층수는 세균이 없는 청정수로 알려져 있다. 또 미네랄 성분 함유량이 표층수에 비해 월등히 높아 세계적으로도 새로운 대체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태다.

    해양심층수 연구를 처음 시작한 곳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이다. 일본에서도 10여년 전에 고치현과 도야마현에서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건강식품을 개발한 이래 다양한 생활용품이 쏟아져나오고 있을 정도로 해양심층수 활용이 보편화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에야 비로소 해양심층수 연구가 시작되었다. 출발은 늦었지만 지난 2001년 12월 (주)대한심층수가 부산 다대동 지하 1050m 암반층에서 해양성심층수를 뽑아내는 데 성공함으로써 심층수 상용화의 포문을 열었다.

    (주)대한심층수의 이봉상 회장이 해양성심층수 개발에 나선 것은 아주 우연한 일이 계기가 되었다. 이 회장은 사업차 일본에 자주 왕래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심층수를 알게 되었다. 당시 건축회사를 운영하던 이 회장은 일본 바이어와 술자리를 함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번은 일본 바이어의 권유로 술자리 후 심층수를 마시게 됐다. 전날 몹시 과음을 했음에도 다음날 몸이 거뜬하자 심층수가 숙취해소에 효과가 좋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이 일 이후 이미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해양심층수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왔으며 다양한 심층수 제품이 개발돼 일반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일본에서는 공산품뿐 아니라 의약품에도 심층수를 이용해요. 다양한 질병에 효능이 있거든요. 저도 바이어를 접대한 다음날 심층수를 먹어봤는데 어떤 숙취제보다 효과가 크다는 것을 직접 느끼게 되었죠. 그러면서 한국에도 이런 심층수가 개발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당시 이봉상 회장은 대규모 건축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터라 심층수에 대한 관심만 있었을 뿐 직접 개발에 착수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운영하던 건축회사가 부도나 이 회장은 하루아침에 빈털터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밑바닥으로 내려앉은 이 회장에게 남은 것은 심층수 개발을 통한 재기뿐이었다.

    어렵게 자본을 끌어들인 이 회장은 우선 부산 다대동 일원에 해수온천탕 개발사업을 추진해 6000평 규모의 대규모 해수온천탕 ‘라브랜드’를 세웠다. ‘물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용객이 점점 늘어났고 변비, 악성피부염, 무좀, 습진에 효능을 보았다는 체험사례가 하나둘 접수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 회장은 이 특별한 물에 확신을 갖고 즉각 2000년 (주)대한심층수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심층수 개발에 착수했다.

    바다의 해양자원 중 천연가스나 석유, 광물질 등의 개발은 세계적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지만 육지의 해양성심층수 자원은 아직 미개척 분야다. 일본에서는 이미 해양심층수와 더불어 육지의 해양성심층수 개발 움직임이 활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해양심층수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한 상황이었다. (주)대한심층수가 지하에서 뽑아낸 물의 성분을 명확하게 분석해줄 만한 기관도 없었다.

    일본 제품보다 미네랄 함유량 월등

    이 회장은 일본 유수의 해양심층수 연구소인 미우라 환경과학연구소 혼다 가쓰하키 교수에게 다대동 지하 암반에서 뽑은 해양성심층수의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미우라 환경과학연구소측은 이 회장이 분석 의뢰한 심층수가 일본 해양심층수와 비교해 칼슘, 스트론튬 농도가 높으며 특히 미네랄 함유량이 높고 해양심층수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결과를 보내왔다. 그것은 (주)대한심층수가 국내 최초로 해양성심층수 개발에 성공했음을 뜻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심층수 개발 성공의 기쁨을 뒤로한 채 심층수 상품개발의 고삐를 당겼다.

    (주)대한심층수 관계자에 따르면 다대동 지하암반에서 뽑은 해양성심층수는 일본의 해양성심층수와 비교해 미네랄 함유량이 월등히 높다고 한다. 미우라 환경과학연구소 분석결과를 보면 (주)대한심층수의 해양성심층수는 일본의 해양성심층수에 비해 칼슘 함유량이 8배, 아연 함유량이 75배에 이르고 망간은 무려 170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대 필수영양소 중 하나인 미네랄은 체내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기능을 가지는데, 부족하면 대사와 배설에 장애가 오며 노화에도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대한심층수는 심층수의 효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부산 신라대학교 마린바이오센터와 공동으로 자사에서 나온 미네랄 음료 다나수의 생리활성화에 관해 연구했다. 항암, 항당뇨, 골다공증, 고지혈증, 숙취해소, 노화와 면역, 항산화 등 7개 분야로 나누어 6개월간 실험한 결과 다나수는 항암, 변비, 당뇨, 알코올 분해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층수를 이용한 식음료와 비누, 소금 개발에 성공한 (주)대한심층수는 지난해 7월 미네랄 음료 다나수를 시작으로 심층수 관련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대표상품인 다나수란 ‘이 물을 마시고 병이 다 나았다’는 뜻의 부산식 표현이라고 한다.

    전국 100여개 총판과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심층수 제품은 대략 10여가지. 미네랄 음료인 다나수를 비롯해 휴대용 미네랄인 ‘핫 미네랄’, 골프·운동·등산·찜질사우나를 하면서 마실 수 있는 스포츠 음료 ‘다나수 라이트’, 미백과 잇몸질환에 효과가 ‘덴티 다나수 치약’ 등이 있다. 특히 심층수 화장품 개발에 앞서 출시한 ‘다나수 미네랄 비누’는 피부 세정력이 뛰어나 폼클렌징을 따로 쓰지 않아도 화장이 깨끗이 지워지며 아토피와 여드름 피부에 좋다고 한다.

    여수시 한 수산업체에서 양식어장에 심층수를 쓰는 등 해양성심층수는 농산물 재배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 대형병원, 제약회사와 연계해 심층수를 이용한 의약품 개발도 추진중이라고 한다.

    (주)대한심층수 관계자는 “심층수를 의료용 제품 개발의 원료로 사용하면 그 속에 다량 함유돼 있는 미네랄 성분과 필수 미량원소가 활발히 작용해 각종 질병에 효과적이다. 일본에서도 해양심층수의 의약 제품화에 성공한 예가 있다”고 전한다.

    정부가 심층수 개발 주도해야

    이봉상 회장이 심층수를 개발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 회장의 사업가적 감각은 뛰어났지만 건축회사가 부도처리되면서 자본이 모자랐던 것.

    “돈을 빌리러 한 사람에게 3번쯤 찾아갔는데 매번 거절당했어요. 이유는 심층수 개발이 무모한 도전이라는 거였죠. 속된 말로 ‘쪽박’차기 딱 좋은 일에 투자할 순 없다는 거였어요. 돈을 빌려준 친구마저 제발 포기하라고 저를 쫓아다니면서 만류하더군요. 하지만 어렵게 시작한 사업인 만큼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할 수 없었죠.”

    그는 며칠씩 집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현장에서 숙식해가며 심층수 개발에 몰두했다. 지하 200m 밑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땅을 파고 내려갈수록 지구압이 높아지면서 밑에서 열기가 솟구치고 밀어내는 힘이 막강했다. 그 과정에서 1억원이 넘는 값비싼 컴프레서가 불에 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개발에 따른 고충보다 정부의 무관심이 더 큰 장벽이었다고 털어놓는다. 나아가 이 회장은 심층수 개발을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층수의 효능이나 미네랄 성분 함유량에 대해 아무리 얘기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런 풍토가 자금 압박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죠. 성분분석자료를 들이대도 일본의 해양심층수보다 뛰어난 국내의 해양성심층수를 알아주지 않아 답답했어요. 심층수는 민간 차원의 개발이나 연구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의 대체자원 개발과 연구가 무엇보다도 시급해요. 국내에서는 해양심층수를 해수나 지하수로 간주하기 때문에 이를 제품화하기에는 법률적 제한이 많습니다. 해수는 식수로 사용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일본은 달라요. 일본의 경우 한 개인이 해양심층수를 개발했어요. 그러자 그 경제성에 주목해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상품화를 추진했죠.”

    이 회장은 경상남도가 (주)대한심층수와 손잡고 대형 심층수타운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한다. 그는 “심층수타운은 심층수를 이용해 음료수, 간장, 된장 등 발효식품을 제조하고 더불어 고추, 토마토, 딸기 등 다양한 농작물 재배장도 함께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심층수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문 프랜차이즈를 도입하고 2005년 이후에는 해양수산부와 연계해 심층수를 이용한 상품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미네랄 음료 ‘다나수’ 개발한 (주)대한심층수 이봉상 회장

    (주)대한심층수가 개발한 각종 제품.

    (주)대한심층수가 출시한 심층수 음료의 값은 일본이나 하와이에서 수입된 심층수의 50~30%선에 불과하다. 이봉상 회장은 이에 대해 “수입물을 이용하는 수요층에서는 일본 심층수보다 효능이 뛰어난 데도 저가라는 이유로 인정해주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더 많은 사람이 심층수를 이용하도록 지금보다 더 저가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물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가 미흡해 자원가치가 높음에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요. 심층수 관련제품의 개발은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서양에는 미네랄 결핍환자가 상당히 많죠. 특별한 병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네랄이 부족하면 대사율이 떨어지면서 만성 피로가 쌓여 의욕상실로 이어져요. 근본적으로 인체의 세포는 물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마시는 물에 따라 세포와 혈액이 튼튼하고 건강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네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볼 수 있죠. 앞으로 미네랄 시대가 올 것이고 소비층도 급격히 늘어날 것입니다.”

    건강음료 부문 우수기업

    한때 심층수 붐이 일면서 국내에도 가짜 심층수 제조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일부 비양심적인 업자들이 소금에 물을 타거나 바닷물을 제조한 것을 심층수라고 속여 판매하면서 졸지에 (주)대한심층수도 심판대에 올랐다. 올 3월 (주)대한심층수 제품들에 대해 과대광고 시비가 일었던 것이다. 하지만 불량 심층수 제품들이 모두 ‘정리’됐고 지난 7월 검찰청으로부터 무혐의 판정을 받은 (주)대한심층수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이봉상 회장의 자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우리 회사의 기업철학은 정직과 성실입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확신을 가지고 도전하고 인내하면 반드시 정상에 오르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서 기쁩니다. 이렇게 논란을 거쳐 오리지널 심층수로 인정받았으니 우리나라에 심층수가 있다, 없다 하는 논쟁은 끝나겠죠.”

    심층수 개발에 대한 노고를 인정받은 이봉상 회장은 지난해 신지식인으로 선정되었으며 한국서비스경영진흥원이 주관하는 ‘2003 골든브랜드’ 건강음료 부문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직원 40명으로 시작한 (주)대한심층수는 현재 종업원이 70명으로 늘어났고 전국 130여개 총판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주)대한심층수의 총 매출은 30억 정도. 올해 300억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심층수는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유전(油田)보다 더 값진 미래자원이다. 2~3년 안에는 생수시장을 포함한 관련시장의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5년 이내 30대 그룹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국과 미국 수출에 이어 얼마 전 일본과도 수출 계약을 체결한 (주)대한심층수는 다양한 제품으로 우리나라 심층수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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