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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요리솜씨

성악가 최현수의 토마토 스파게티

식탁에 펼쳐지는 지중해의 香

  • 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성악가 최현수의 토마토 스파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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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최현수의 토마토 스파게티

지독히 가난했다. 의지할 사람도 없었다. 믿을 건 오직 실력뿐. 최현수의 지나온 음악인생은 외로움 속의 몸부림이었다. 그는 그 고독한 길을 계속 걸어갈 작정이다. 가슴으로 노래를 부르며.

경제적 여건이 받쳐주진 않았지만 그는 자신의 미래를 하나씩 조립해나갔다. 고교시절, 종이건반을 교복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피아노를 익혔고, 점심시간이면 음악실로 달려가 피아노 반주에 노래를 부르며 즉석 콘서트를 열었다. 그의 콘서트는 고교 1학년 때부터 졸업 때까지 계속됐다. 처음에는 청중이 한두 사람뿐이었으나 졸업공연에는 수십 명이 몰렸다. 결국 그는 개인레슨 한 번 받지 않고 연세대 음대 실기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그의 대학생활은 오로지 음악공부와 피나는 연습뿐이었다. 매일 오전 7시에 등교해 통금 직전까지 연습에만 매달렸다. 세계적 성악가의 음반 5000여장을 섭렵하며 그들의 호흡법과 발성법을 익혔다. 졸업할 무렵 그의 레퍼토리는 1000여곡이 넘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비행기 티켓은 편도 한 장. ‘꿈’을 이루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때가 1984년. 유학 기간에 그는 한국 유학생들과 담을 쌓고 살았다. 이탈리아 교회에서 만난 목수, 청소부, 시인, 법률가 등 다양한 직종의 이탈리아인들이 그의 친구였고, 음악이 그의 유일한 생활이었다. 그 시절 그가 자주 즐기던 음식이 바로 스파게티다. 특히 토마토 스파게티는 그에게 이탈리아에서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물에 (천연)소금을 넣고 끓인다. 약간 짭짤한 맛이 날 정도가 적당하다. 물이 끓으면 올리브유를 조금 부은 후 스파게티를 넣어 삶는다. 면은 1인분에 150g 정도가 적당하다. 올리브유를 넣는 이유는 면을 익힌 후 꺼낼 때 서로 엉겨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면에 따라 다르지만 8~9분 정도 익히면 충분하다(면 포장지에 끓이는 적정시간이 표시돼 있음). 면이 다 익으면 꺼내 찬물에 넣어 식힌다.

소스는 더없이 간단하다. 잘 익은 생토마토를 믹서에 간 다음 올리브유와 바실리코(바질)를 잘게 잘라서 섞으면 된다. 바실리코는 이탈리아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야채다. 산뜻한 향과 맛으로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다.



삶아낸 스파게티를 접시에 담아 준비된 소스를 뿌려 먹으면 생토마토의 상큼한 맛과 바실리코의 향이 어우러져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혀에 감돈다. 여기에 얇게 썬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를 겹쳐서 먹는 것도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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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기자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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