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발론어학원의 수업시간. 각 반에는 외국인 담임(왼쪽)과 한국인 담임교사가 1명씩 배정된다.
그런데 경기도 성남시 분당 신도시와 용인시 일대에 동네학원으로 다섯 자리수 수강생을 기록 중인 곳이 있다. 영어전문이면서 특목고 진학 전문학원을 표방하는 ‘아발론어학원’이다. 2001년 3월 분당 수내동에서 학원 문을 연 이래 ‘넘쳐나는 학생’을 소화하기 위해 불과 6년 동안 분당, 용인에만 12개의 직영 캠퍼스를 신설했다.
개원 첫 해 400여 명이던 수강생은 지난 3월 현재 1만명을 넘겼다. 6년 만에 25배 성장한 것이다. 그 사이 10명 남짓하던 정직원은 450여 명이 됐고, 법인세와 지방세 등 학원이 납부하는 세금도 22억원에 육박했다.
지난달에 등록한 학생이 다음달에도 등록하는 비율을 ‘재등록률’이라 하는데, 이는 학원가에서 안정적인 운영 여부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한다. 이 학원의 재등록률은 평균 95%에 달한다. 누적등록률, 즉 지난 1년 동안 한 학생이 지속적으로 등록한 비율도 72% 수준이다. 분당·용인 지역 중학교 재학생 중 아발론어학원에 다니는 학생의 비율은 5~8%에 이른다는 게 학원측의 추산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가 수강 대상인데, 2007학년도 특목고 입시에서는 462명을 합격시켰다. 물론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학원 수강생 중 특목고 합격자가 462명’이라고 해야 한다. 특목고 입시에서 영어가 절대적인 변수이긴 하지만 내신성적이나 면접의 비중도 높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숫자는 분당·용인지역 중학교에서 배출한 특목고 합격생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렇듯 ‘표본’이 많다보니 꼭 등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력 점검 삼아 레벨 테스트를 하러오는 학생도 적지 않고, 신생 외고 진학 담당자들은 우수한 학생들을 지원시키기 위해 ‘로비’ 차원에서 이곳을 찾기도 한다.
아발론어학원의 ‘독식’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이 지역 학원장들 사이엔 “분당은 영어학원의 무덤”이라는 말도 나돈다. 일각에서는 “영어 공부의 목적을 지나치게 ‘레벨업’에 두다보니 오히려 학생들의 동기부여를 가로막는 측면이 있다” “학부모들은 좋아하는데 학생들은 지친다”는 푸념도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