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죽을 것처럼 연기에 몰입하고 싶어요. 연극 ‘클로져’에서 스트립댄서 역을 맡았는데, 목숨 바쳐 사랑하는 댄서도 되고 싶고요. 연기하고 싶은 역할이 너무 많아요. 나중에 수녀 역할도 해보죠, 뭐.”
둘째 컷을 촬영하기 위해 몸에 딱 달라붙는 은빛 원피스에 짙푸른 스타킹을 신고 나오자, 엉? 수녀 이미지는 간 곳이 없다. 영화 ‘클로져’의 나탈리 포트만보다 더 농염한 스트립댄서가 눈앞에 있다. 그런데도 그녀를 계속 보고 있자니 마흔 살쯤 되면 오지여행가 한비야씨 같은 삶을 살 것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끝까지 삐딱한 오빠 역을 해도 그의 얼굴엔 알 듯 말 듯한 보조개만 오목조목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