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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학원’ 수강생이 다섯 자리수? 분당 아발론어학원 급성장 비결

“영어만은 계급장 떼고 한판 붙자” 무한경쟁 유도해 인기몰이

  •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동네학원’ 수강생이 다섯 자리수? 분당 아발론어학원 급성장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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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레벨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아발론’을 치면 ‘아발론 레벨 테스트’에 대한 학생들의 문답글 수십여 개가 뜬다. “XX동에 사는 중 3학생인데요, 이번에 테스트를 받았더니 HB등급으로 나왔습니다. 학교 내신 영어는 최상위권인데 이걸 어떡하면 좋죠?”라는 질문이 뜨면 “특목고 가려면 좀 모자라겠네요. 일단 녹지원 등급을 받아야 가능성이 있다고 보거든요” 같은 답글이 금세 달라붙는다.

중3 학생들이 이 학원에서 받는 레벨은 HB HI HA MB MI MA PB PI 녹지원 등 9개로 분류된다. H등급은 일반적 수준의 중학교 3학년 과정, M등급은 고교생 정도의 과정, P등급과 녹지원 등급에서는 그 이상 과정의 영어를 배운다. ‘녹지원’ 등급을 받으면 전용 강의실과 자습실을 쓰게 된다. 학원측은 “중등 최고 레벨에 이르면 대학입시는 물론 그 이상 수준의학습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지도한다”고 주장한다.

아발론어학원 김명기 대표는 “중2, 3 녹지원 레벨 학생들에게 대입 수능시험지를 주고 테스트해보면 80% 정도가 만점을 받는다. 게다가 특목고 입학에 필요한 토플 점수는 미리부터 고득점으로 받아놓는 사례가 많아 적어도 이들의 ‘시험 영어’ 수준만큼은 ‘성인 우등생’을 넘어선다”고 자신한다.

중1, 2 학생들에겐 녹지원 과정에서 다시 레벨 1, 2, 3, 4로 세분되면서 총 13개의 레벨이 부여된다. 또 초등 3~6학년생들도 테스트 결과에 따라 11개의 레벨을 받게 된다. 특목고 진학을 앞둔 중3생은 여름방학부터 2주 단위로 레벨 테스트를 보며 계속 반을 바꾸는 ‘서바이벌 게임’에 들어간다. 영어실력에 따라 초등 3학년생이 6학년생과, 중1생이 중3생과 한 반에 들어가 수업을 받기도 한다. 적어도 영어 실력만큼은 ‘계급장 떼고 한 판 붙는’ 무한경쟁을 독려하는 셈이다.



레벨 테스트에 의한 분반은 일종의 수준별 학습으로, 미국식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다만 미국의 많은 영어교육기관에서는 레벨 테스트 결과에 대해 본인이 이의신청을 하거나 ‘낮은 레벨로 들어가면 성취 동기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이유를 대면 한두 레벨쯤 올려주는 데 인색하지 않다. “레벨 테스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영어 실력 향상이 목적이다”라는 게 이런 기관들의 의례적인 답변이다.

반면 아발론어학원은 ‘한국적 특수성’을 이용해 레벨 테스트 자체를 부가가치 창출원으로 삼았다. 초창기부터 레벨 테스트 결과에 따른 분반에서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물관리’를 해온 것. 이런 관행은 레벨 테스트의 공신력을 알게 모르게 올려놨다.

시간이 흐르며 수강 인원이 늘어나자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진 것도 학원측으로서는 고무적인 부분. 현재 개설된 수십여 레벨의 개별 반 중 정원이 특별히 많거나 적은 반은 없다고 한다. 다른 어학원 중에도 ‘레벨 테스트에 의한 수준별 학습’을 표방하는 곳이 있긴 하지만 학생 수가 적은 반이 생기면 몇 개 레벨의 반을 통합할 수밖에 없고, 이러다 보면 당초의 수준별 학습 취지는 구호로 끝나게 마련이다.

학생들의 경쟁의식은 갈수록 고취되고 있다. 등록과 상관없이 매월 개강 시즌이 되면 레벨 테스트만 보러 오는 학생도 적지 않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에만 4700명이 레벨 테스트를 봤다. 이 가운데 등록 학생, 혹은 재등록 학생은 70% 정도. 나머지는 ‘실력 점검’ 차원에서 테스트를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아이가 아주 잘하면 좋지만, 조금만 못해도 자괴심이 든다”며 아발론의 ‘비평준화 교육법’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학부모 박모씨는 “아들이 친한 친구보다 학교 성적은 앞섰는데 아발론 레벨이 그 친구보다 낮게 나와 더 낮은 반에 들어갈 뻔한 적이 있다. 아들이 속이 상해서 등록하려다 단념했다”고 말했다.

이 학원 레벨 테스트 담당자는 “사교육기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조치라고 생각한다. ‘레벨’을 따기 위해 동기부여가 되어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다면 좋은 일 아니냐”고 했다. 다만 학원에서도 최근에는 예민한 사춘기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해 중학교 3학년 학생반에는 저학년 학생들이 섞이지 않도록 레벨 체계를 이원화했다고 한다.

‘도깨비 방망이’는 없다

아발론어학원에서만 사용하는 특수한 교습방법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러나 수업 내용과 교재들을 살펴본 결과 특수한 방법은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방법에 충실했고, 가르치는 것 자체보다는 학생들이 가르침을 잘 흡수하도록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는 식이었다. 물론 몇 가지 실험적인 학습방법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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