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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선종 원불교 서울교구장

“종교가 왜 세력을 만들어 정치와 야합합니까”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이선종 원불교 서울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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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종 원불교 서울교구장
그는 원불교 방송국을 설립하는 데도 공을 세웠다. 방송국 추진위원회 사무총장으로서 장관을 직접 설득해 허락을 받아냈다. 원불교 방송은 다른 종교에도 문을 열어놓아 종종 스님과 목사, 신부가 출연해 설교한다.

원불교에 대한 흔한 질문 중 하나는 불교와 어떻게 다르냐는 것이다. 원불교 교당에는 불상 대신 동그란 원이 그려진 사진이 놓여 있다. 원불교에서 우주의 근본원리로 삼는 일원상(一圓相)이다. 원불교 신자는 이 일원상 앞에 절을 한다. 경전인 원불교 교전 정전(正典) 교의편(敎義編)은 일원의 뜻을 이렇게 설명한다.

‘일원은 우주 만유의 본원이며, 제불 제성의 심인이며, 일제 중생의 본성이며, 대소 유무에 분별이 없는 자리며, 생멸 거래에 변함이 없는 자리며….’

이 교구장은 “우주에는 형상이 있는 세계와 형상이 없는 세계, 두 개의 세계가 있다”고 했다.

“불교는 형상이 있는 부처를 상징적으로 모시지만 우리는 형상이 없는 마음, 진리를 표상으로 섬겨요. 형상이 없는 세계가 형상이 있는 세계를 지배합니다. 형상이 없는 마음이 형상이 있는 육신을 지배하잖아요. 형상이 없는 하늘이 형상이 있는 땅을 지배합니다. 이렇듯 형상이 없는 진리가 형상이 있는 세상을 지배합니다. 원불교는 그 진리, 성자들이 일찍이 깨달은 마음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기독교가 하나님, 불교가 부처님이라면 원불교는 법신불(法身佛)이 신앙의 대상입니다.”



가슴으로 느끼고 손발로 쓰는 교법

원불교 신앙의 특징은 한 마디로 ‘성속(聖俗) 일치’다. 신앙과 생활이 한몸이다. 일상에서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이다.

“원불교는 교법의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를 추구합니다. 일상생활에 활용될 수 있는 수도가 가치 있는 수도라고 봅니다. 경산 종법사(원불교의 최고 어른)께서 교법의 인격화를 말씀했습니다. 교법을 머리에 이고만 살면 안 된다는 것이죠. 가슴으로 느끼고 손발로 써야 한다는 거죠. 불교는 출가 본위의 생활을 합니다. 불공은 절에서만 드리지요. 하지만 원불교는 달라요. 원불교의 불공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진리에 대한 불공과 천하만유(天下萬有)에 대한 불공. 원불교는 자신의 신법이 생활에 묻어나는 종교입니다. 어찌 보면 윤리 같고 도덕 같은데, 세속사람과 함께 생활하면서 맑고 밝고 훈훈한 역할을 하는 종교죠.”

▼ 원불교의 깨달음은 불교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대종사께서 대원정각(大圓正覺)한 후 자신이 깨달은 진리가 이미 3000년 전에 석가모니께서 깨달은 진리와 같다는 걸 발견하셨어요. 그래서 ‘내가 스승의 지도 없이 도를 얻었으나 도를 깨달은 수양과정이나 경로로 볼 때 부처님의 불법과 같으니 나의 연원을 석가모니에게 정한다’고 말씀했습니다. 이처럼 깨달은 분은 다 부처입니다. 원불교의 ‘원’은 일원상을, ‘불’은 각(覺)을 뜻합니다. 따라서 원불교는 일원상 진리를 깨닫게 가르치는 종교입니다.”

▼ 예전(禮典)에 규정된 통례(通禮)와 가례(家禮)를 보니 일상생활에 대한 규율이 엄하더군요. 길 물을 때나 밥 먹을 때의 예법까지 정해놓는 등 규제와 통제가 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규제 속에서 자라면 자유로워집니다. 출가교도나 재가교도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도록 인도하고 권장하는 것으로, 불편하다거나 규제가 심하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제가 20대에 원불교에 들어왔는데, 그렇게 길들어왔기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예법이 일상생활이 된 거죠.”

▼ 원불교는 종교 다원주의를 인정하고 종교연합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다른 종교의 호응은 어떤가요.

“어느 종교든 공동선을 지향한다는 목적은 같잖아요. 종교 간 화해와 협력 면에서 원불교가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종교연합운동에 적극 나서 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어요. 고(故) 강원룡 목사의 경우 우리를 얼마나 칭찬했는지 말도 못해요. ‘내가 원불교 도움 없이 대화아카데미를 운영할 수 있었겠냐’고 말씀할 정도였죠. 원불교가 화목동이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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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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