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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의 골프경영 ⑫

지속가능한 경영, 지속가능한 골프

  • 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지속가능한 경영, 지속가능한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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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 운전기사는 고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직업을 바꾼 경우라고 한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서비스하는 게 체질에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형편상 돈 들여서 서비스하는 게 어려우니까 이렇게 향기서비스라도 하겠다고 결심한 거죠.”

나는 다음날 아침방송을 진행하면서 이분을 도시를 향기롭게 하는 사람으로 소개했다. 새삼스레 주인의식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만드는 분이었다.

그동안 겨울철 휴장기에 몇몇 골프장에서 캐디교육을 해왔다. 이때 특별히 강조하는 것이 주인의식이다. ‘나는 서비스요원이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이곳의 주인이니까 손님을 잘 모시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주인의식이 있으면 물 한잔을 따라주든 사탕 한 알을 전해주든 마음에서 우러나는 정성이 실린다.

우리나라 골프장은 대부분 캐디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그러나 정규직이든 아니든 이들이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골프장 CEO의 책무라고 할 것이다. 언젠가 삼복더위에 마이다스밸리 ‘박카스홀’에서 진짜 시원한 박카스 드링크를 전해주던 캐디가 기억난다. 겨울철 핫팩 커버를 제거하고 미리 비벼 따뜻한 상태로 건네주던 블루헤런의 캐디, 여름휴가 기분 좋게 보내라며 롱티에 예쁜 리본을 매달아 선물하던 용평 버치힐CC의 캐디…. 이들이 주인의식을 지닌 사람들이 아닐까!



75홀 기네스 대회가 남긴 것

지속가능한 경영 그리고 지속가능한 골프, 사업도 잘되고 골프도 잘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인생일 것이다. 얼마 전 군산CC에서 골프 기네스 기록 대회가 있었다. 하루에 최다인원이 최다홀에 도전하는 행사인데, 이날 목표는 75홀이었고 372명이 완주해 영국 기네스협회에 정식으로 등재됐다.

필자도 골프칼럼니스트협회 회장 자격으로 초청받아 이 대회에 참가했다. 날이 밝자마자 샷건 방식으로 모든 선수가 힘차게 공을 날렸다. 점심시간도 없이 하루종일 공을 쳐야 하니 그야말로 체력전이었다. 주최 측에서 제공한 바나나와 오이로 배를 채웠고 생수를 열 병쯤 마셨다. 중간에 양말을 두 번 갈아 신었고, 몸은 땀으로 목욕을 하다시피 했다.

각자 몇 타를 쳤는지도 신경 쓰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점수가 아니라 완주하느냐 여부였다. 따라서 앞 팀과 간격이 벌어지면 뛰어야 했고 한꺼번에 두 명씩 티샷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50홀 이상 돌 때쯤 되니 특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동반자 중에는 기운이 떨어져서 비거리가 줄고 방향이 왔다갔다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면 오히려 비거리가 느는 사람도 생겼다. 연습 스윙도 생략한 채 골프채를 떨어뜨리면서 가볍게 치니까 오히려 거리와 방향이 좋아지는 경우였다. 무리한 샷은 하고 싶어도 힘이 없어 못하다 보니 그야말로 ‘힘 빼고 치는’ 샷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다.

해가 어둑어둑 질 무렵에 75홀을 완주했다. 서해바다로 넘어가는 태양을 보면서 완주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일부 탈락자들도 나왔다. 무릎이나 발에 물집이 잡힌 사람, 갑자기 배가 아픈 사람들이 중도에 탈락했다고 했다.

지속가능한 경영, 지속가능한 골프
윤은기

약력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경영학 박사, 한국골프칼럼 니스트협회 회장

저서: ‘時테크’ ‘스마트 경영’ ‘윤은기의 골프마인드, 경영마인드’ 외


모든 행사를 마치고 한밤중에 집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묻는다.

“이팔청춘도 아니고 왜 이렇게 무리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나이가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기록에 도전한 거라고.”

“여보, 한번에 끝장내려고 하지 말고 지속가능한 골프를 하세요!”

다음날부터 며칠간 몸살을 앓으면서, 나는 마음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그래, 지속가능한 골프가 최고다.’

신동아 200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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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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